“허세욱씨 분신 책임자는 참여정부”

시민단체들이 민주택시 조합원 허세욱씨를 분신으로 몰고 간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독단적 한미FTA 추진이라며 즉각적인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1일 오후 3시50분께 허씨는 “망국적 한미FTA 폐지”를 외치며 분신 했다.

참여연대는 1일 “성실한 직장인이자 시민으로서 사회정의를 조용히 실천해오던 허세욱 회원의 분신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그를 분신으로 몰고 간 것은 노무현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독단적인 한미FTA 추진”이라고 성토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국민적 합의 없이 균형도 불문한 채 타결을 위한 타결로 치닫고 있는 한미FTA 협상이 평소 조용하고 온화하던 허씨를 극단적 저항으로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허씨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노 대통령에게 졸속협상의 월권적 밀실거래를 위임한 적이 없다”며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이며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킬 한미FTA를 향한 맹목적 질주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아울러 “국민들의 절규를 무시하고 협상을 체결할 경우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후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도 이날 성명을 통해 “허세욱씨의 분신 책임은 국민의사를 배반하고 장밋빛 미래만을 국민들에게 세뇌하려 했던 노무현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범국본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미FTA 협상시기 동안 완전히 실종됐고,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의 ‘참여’는 오직 한미FTA 협상의 나팔수들에게 주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분신하기 전 남긴 민주택시 조합원 허세욱씨의 편지 전문.

망국적 한미FTA 폐지하라. 굴욕 졸속 반민주적 협상을 중지하라.

나는 이 나라의 민중을 구한다는 생각이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비열한 반통일적인 단체는 각성하고 우월주의적 생각을 버려라.

졸속 밀실적인 협상내용을 명백히 공개 홍보하기 전에 체결하지 마라. 우리나라 법에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은 곧 술책이다. 의정부 여중생을 우롱하듯 감투 쓰고 죽이고 두 번 죽이지 마라. 여중생의 한을 풀자.

토론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평택기지 이전, 한미FTA 토론한 적 없다. 숭고한 민중을 우롱하지 마라.

실제로 4대 선결조건, 투자자 정부 제소, 비위반 제소 등을 합의해주고 의제에도 없는 쌀을 연막전술 펴서 쇠고기 수입하지 마라.

언론을 오도하고 국민을 우롱하지 마라.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은 싫다. 나는 내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저 멀리 가서도 묵묵히 꾸준히 민주노총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2007. 4. 1. 민주택시 조합원

허세욱 드림.

박지훈 기자 punkyhide@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