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먹튀 투자 자본의 횡포, 금지 법안을 제정하라!”

▲ 감리교 시국대책 연석회의가 주최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과 함께하는 현장기도회를 마치고 고공농성 중인 두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겼다. ⓒ장성호

지난 7월 13일(토) 오후 2시 ‘감리교 시국대책 연석회의’가 주최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와 함께하는 현장기도회가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고공농성장에서 진행되었다. 지난 1월 7일에 시작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고공 농성은 7월 25일이면 200일을 맞이하게 된다. 공장 옥상에서 농성하고 있는 박정혜 노조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 2부장은 한겨울 가장 추운날에 농성을 시작해 폭우와 찌는 듯한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본 기자는 지난 6월 8일 이후 약 한달만에 다시 농성장을 찾게 되었다.

“우리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이은재 전도사의 인도로 시작된 기도회에서 연대의 기도를 맡은 조주용 목사(약속교회)는 “감사할 제목을 찾으며 이 기도회에 참석했지만 더이상 감사를 드리기 힘든 이유는 그 소중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이들이 여기 있기 때문”이라고 고백하며 “그러니 감사함이 없는 기도라 꾸중하지 마시고, 오히려 이러한 현실에 내몰린 우리의 현실을 우리의 상황을 헤아려 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조목사는 “그리고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가혹하고 위태롭기에 주님께 이렇게 외치지 않으면 우리의 그 불안함과 우리의 위급함과 우리의 연약함으로 사라질 것 같으니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알 수 있도록 기도를 이루어달라”며 기도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현장의 소리 순서에는 박정혜 지회장과 소현숙 부장의 목소리를 확성기로 들을 수 있었다. 박정혜 부지회장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이제 6개월이 넘었지만 그래도 참 힘든 시간을 지금 잘 버티고 있다.”며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많은 연대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많은 희망과 용기와 응원을 해 주시기 때문이고 그래서 계속해서 전진해서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자본에 맞서서 더 단단한 마음으로 승리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으로 소현숙 부장은 “솔직히 거대한 자본과의 싸움은 사실 무척 버겁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 힘겨운 와중에도 이 투쟁을 포기할 수 없는 건 이대로 포기하고 물러나면 자본은 앞으로도 자본이 가진 힘과 돈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지금보다 더 악랄하게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달 한 달을 사는 저희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되찾아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동지들께서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메세지를 마무리했다.

이어 하늘뜻 펴기를 맡은 전남병 목사(고난받는이들과 함께하는 모임)는 요한복음 5:2-9의 본문을 통해 “너희가 만든 상자는 필요없다”는 제목으로 메세지를 전했다. 전 목사는 “이런 투쟁은 참 무모한 싸움처럼 보이지만 한번도 져본적이 없다.”며 “그 이유는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기 때문이며 지금도 재능교육, 삼표, 동양시멘트, 파인텍, 아시아나KO, 지금은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씩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기하지 않고 승리의 그날까지 함께 손잡고 나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복한다.”는 말로 말씀을 끝맺었다.

홍보현 목사(감리교 여성지도력개발원장)의 집례로 진행된 성찬식은 성찬을 도르래를 통해 건물옥상으로 전달했다. 이를 통해 고공 농성자들과 함께 나눔으로 기도회 참석자들과 고공농성하는 두 사람과 하이테크의 노조원들이 예수 안에 한몸임을 확인하며 함께 연대를 공고히 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광수 목사(바나바 평화선교회)의 축도로 현장기도회는 마무리돠었다.

정말 노동자는 당해야만 하는가

▲ 현장기도회 성찬 순서에서 성찬을 도르래로 고공농성 중이 노동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방현섭 목사 제공

이후 노조사무실에서 이루어진 간담회에서 최현환 전국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을 통해 가슴이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 투쟁해오던 11명의 노조원들 중 개인사정으로 인해 4명이 더이상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고공농성자들까지 모두 7명의 노조원들이 투쟁을 이어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최 지회장은 “이제 싸움이 얼마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끝까지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최 지회장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중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업장 청산인으로 나선 사람이 바로 얼마 전까지 함께 일해왔던 대표이사라는 것이다. 대표이사는 구조조정으로 회사 인원이 50여명밖에 안 되던 시절에 가까이서 얼굴을 보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순간에 얼굴을 바꿔 지독하게 노조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측은 투쟁을 그만둔 노조원들에게 일본어로 된 반성문을 써내야 그나마 조금있는 희망퇴직금을 지급한다.”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것도 “반성문을 세 번이나 반려한 뒤에야 퇴직금을 지불했다.”고 했다. 또한 투쟁의 기간만큼 제외하고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을 통해 노조원들에게 지독한 패배감을 심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어 단지 7명의 사람들이 고용승계를 바라고 있을 뿐인데도 사측은 “고용승계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며 “7명의 고용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 지회장은 자신이 22년에 새롭게 노조지회장이 되었을 때 사측으로부터 받았던 협박성 메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사 관계가 악화되면 언제든지 물량을 빼버리고 폐업하겠다. 회사는 그로 인해서 회사는 손해 보는 거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가정이 파탄되고 일자리를 잃고 가정이 파탄될 것이다.”

최 지회장은 그 메일을 받은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고, 그 이후에 작금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화재 후 한 달의 시간은 구미공장의 물량을 다 평택으로 이전한 후 구미공장의 폐업준비를 위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구미지부 교육국장은 “오늘의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 이유가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규제 법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들이 우리 정부와 시로부터 많은 혜텍을 받고 한국 땅에서 기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인데, 이번 닛토덴코의 사태처럼 갑자기 기업체 청산을 해도 그것에 따른 규제법안이 없기 때문에 외국투자기업들이 이익만을 취하고 순식간에 철수해버리는 사태가 이미 30여년부터 아루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휴대폰계약만해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내야하는데 우리 정부는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음으로 이 모든 피해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가져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외국투자기업들의 횡포를 규제할 이른바 “‘닛토덴코 법’을 만들어서 더이상 선량한 노동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더불어 “2016년에 노조가 설립되기 전에는 800명에 달하던 기업이 노조설립 후에는 LCD 불황이라는 핑계로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50명까지 줄였고 그와중에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던 회사를 화재가 일어나자마자 한달만에 회사를 청산하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노조분쇄작업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닛토텐코가 구미법인은 청산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업종의 평택법인은 유지하고 있고 그 공장이 매우 건실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런데도 구미공장의 인원들의 고용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화재보험금만 챙기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고용창출에 대한 계약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을 통해 꼭 규제법안을 발의해 다시는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또한 지난해 11월 현 국회의장인 우원식 의원 주도로 있었던 “외국인투자기업 현황분석과 노동의 대응 정책연구 토론회”를 언급했다. 국회에서 이러한 법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으니 이번에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꼭 외국인투자기업의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닛토덴코 법’으로 이어질수 있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하나, 김 국장은 “이런 먹튀 현상이 주로 일본계 기업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와이퍼의 대량해고 사건도 일본계 기업 덴소에 의해 발생되었고 바로 얼마전 노동자들에게 승소판결이 난 아사히 글라스 재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장 시급한 일은 제도적으로 외국투자자본의 횡포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할 법안을 만드는 것이고 이것을 위해 시민사회와 종교계 특히 개신교계가 협력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닛토덴코 강남본사 앞에서 기도회 연다

그 부탁을 마음에 담고 그만큼의 무게를 가진 무거운 발걸음으로 또 고통의 현장에 사람들을 두고 돌아오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함께 힘을 모으기 위해 개신교계가 앞장서서 촛불교회와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를 위한 기도회’가 고공농성 200일이 되는 7월 25일 저녁 7시에 닛토덴코 강남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최측에선 이렇게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강도만난 사람이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그들을 도울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쟁의는 지난 2022년 10월 4일 공장 안에서 전기 스파크로 일어난 화재로 인해 공장이 전소되는 사건이 일어난 후 한달만에 회사 청산을 결정하고, 사원들에게 희망 퇴직을 권유하고 희망 퇴직에 응하지 않는 직원들은 이듬해 2월 1일부터 모두 정리해고를 결정한 것에 대해 노조원들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공장철거를 시도하는 사측에 저항하기 위해 지난 1월 7일 박정혜 노조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이 공장 옥상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의 닛토덴코그룹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국 투자기업으로 2003년 구미시로부터 50년 무상 임대로 토지를 임대받아 공장을 세웠고 법인세와 취득세를 감면받으며 화재 직전까지 1천 983억원의 순이익을 내던 건강한 회사였지만 화재라는 이유를 들어 회사의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회사가 화재보험을 들어 공장의 재건을 결정할 시 1300억이라는 보험금을 받게 되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회사는 더 적은 보험금을 선택하며 회사를 폐업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구미에서 생산하던 것을 평택의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늘어난 생산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20명을 추가로 채용하면서도 11명의 구미공장 직원들의 고용승계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구미공장과 평택공장은 모두 일본 닛토그룹이 운영하는 공장이지만 사측은 법인이 다르다는 핑계로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구미시와 정부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 마땅한 규제법안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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