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관계 ⓒGetty Images

주일예배에 참여하신 한성교회 모든 성도 여러분을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지금 여기 나 있는 곳에 함께 계신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하늘의 크신 은혜와 평화 가득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진리의 빛을 따르다’라는 주제로 말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깊은 사귐이 필요할 때’라는 제목으로 은혜 나누겠습니다.

우리는 본성적으로 관계지향적 존재입니다. 창세기 1장 27절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피조되었다고 선언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개념에는 마치 우리가 우리의 얼굴을 보려면 거울을 보아야 하듯이,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를 알려면, 하나님을 거울 삼아 자기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것은 우리가 본래 이렇게 하나님과 마주보는 관계 속에서 살도록 피조되었음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이 사실에 무지했고, 이 사실을 부정해왔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친히 사람의 몸으로, 그리스도 예수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하나님과의 그 본원적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예수님은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그 친밀한 관계 속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예수님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는 반드시 인격적 변화의 열매로 나타납니다.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자아는 미약하나마 그 첫 꼴을 갖추었습니다.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이제 우리의 자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베너는 우리에게 나타날 크게 세 가지 궁극적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위대한 사랑에 사로잡힌 사람’으로의 변화입니다. 우리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핵심이 사랑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우리의 처지와 노력과 상태와 무관하게 이미 우리가 하나님께 깊이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확인합니다. 그리고 이 선재적 사랑에 대한 체험과 확신에서부터 우리의 사랑도 자랍니다. 사랑은 궁극적으로 사랑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는 게 아닙니디. 사랑이신 하나님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그 사랑에 우리 자신을 노출시키는 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깊이만큼 사랑이 깊어집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사랑의 깊이가 믿음의 깊이를 가늠하는 제일 척도입니다.

데이비드 베너에 의하면,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에게 나타날 두 번째 변화는 온전해지고 거룩해지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온전해지길 원하십니다.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길 원하십니다. 우리에게는 사람됨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저 흙이 아니라 영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하나님과 소통하는 영적 기능을 그냥 땅에 뭍어두면서부터 사람됨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용서와 치유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죄라고 하는 치명적인 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죄의 본질은 하나님을 부정하고 자기 자신을 하나님 삼는 데 있습니다. 우리를 온전케 하시려고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예수님으로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문을 열어 그분을 영접하면 그분께서 우리 안에 성령으로 내주하셔서 우리를 온전케 하십니다.

데이비드 베너에 의하면,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에게 나타날 세 번째 변화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자기를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몸, 소유, 업적, 지식, 사회적 지위, 사회적 평가 등을 우리 자신과 동일시합니다. 그런 것들과 동일시된 자아는 사실 거짓자아입니다. 이 거짓자아는 그저 하나님을 거부할 때 우리가 일시적으로 취하게 되는 대체자아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이 없다고 가정하면, 우리 존재와 삶에서 하나님을 제외시킨다면, 무엇으로 우리를 정의내리고 어디에서 우리의 본질을 찾겠습니까? 하나님을 부정하면 거짓자아를 자기로 인식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예수를 사람됨의 원형으로 믿고 그분 안에 거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본질이 하나님의 영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참자기를 발견하고 참자기로 살아가게 됩니다.

한 번 돌아보십시오. 우리가 거짓자아로 사는지, 그리스도 안에서 참자기로 사는지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가진 게 없어 부끄럽고 비참하다면, 정반대로 가진 게 많아 우쭐한 마음이 들고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우리가 소유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우리가 인생에서 딱히 한 일이 없어 부끄럽고 비참하다면, 정반대로 업적과 경력이 많아 우쭐한 마음이 들고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업적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우리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고,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우리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정반대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일상적이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평가와 나를 동일시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거짓자아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거짓자아를 못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참자기로 살도록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관계 속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에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이런 변화의 열매를 맺기까지 우리는 그분과 부단히 만나고 교제해야 합니다. 친밀한 관계는 곧 친밀한 사귐을 뜻합니다.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핵심은 예수님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예수님과의 지속적인 사랑의 사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말씀하신 것입니다(요 15:9).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과의 사랑의 사귐 속으로 초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사랑의 교제를 원하시지 우리를 도구로 부리길 원하시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도움이나 우리의 일손이 필요하신 게 아닙니다. 사랑과 친교를 나눌 대상인 우리가 필요하실 뿐입니다. 요한계시록 3장 20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하나님의 본성이 곧 사랑의 사귐에 있습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을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창조주 하나님, 구원자 예수님, 보혜사 성령님으로 계시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교의적으로 표현하자면,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그 위격, 곧 우리에게 계시된 그 모습과 역할은 각각 다르시지만, 본질적으로 하나이십니다. 세 위격이 어떻게 하나일 수 있습니까? 서로 깊은 사귐 속에서 서로의 안에 내주하심으로써 하나가 되어 계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14장 10절에서 예수님께서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말씀하셨을 때, 이 말씀 속에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 사이의 상호 내주하심의 개념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본성은 사랑의 사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본성이 이럴진대 당연히 우리의 본성도 사랑의 사귐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령을 통해 우리와 사랑의 교제를 나누길 원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랑의 사귐 속으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물론 우리도 이 사랑의 사귐을 필요로 합니다. 사랑의 사귐 없이 우리는 온전해질 수 없고 충만한 삶을 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 11절에서 당신과의 사랑의 사귐을 통해서 당신 안에서 샘솟는 기쁨이 우리 안에 충만해지길 원하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에서 기쁨은 참되고 온전하고 풍요한 삶, 주의 영으로 충만한 삶을 가리킵니다. 참된 기쁨은 오직 주님과의 사랑의 사귐 속에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근원적 목마름도 주님과의 사랑의 사귐 속에서만 해갈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의 사랑의 사귐,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일까요? 우선 그분은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습니까? 성육신과 십자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성육신의 사랑에 대해 바울은 빌립보서 2장 6-8절에서 그 핵심을 자기비움으로 제시합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등됨을 비우시고 우리와 동등됨을 취하셨습니다. 기꺼이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동등한 삶의 자리에서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셨고, 우리의 동등한 내면의 자리에서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셨습니다. 이것이 성육신의 사랑입니다.

그분의 십자가의 사랑에 대해 바울은 로마서 5장 8절에서 그 핵심을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예수님의 사랑은 당신의 소유 중 일부를 우리에게 주시는 정도의 사랑이 아닙니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정도로 그친 것도 아닙니다. 그분에게 사랑은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통째로 내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염려하고 걱정하느라 자기 안위 같은 것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사람에게서 가장 깊은 위로와 소망을 경험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그런 분이 되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자기비움의 사랑과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을 종합해서 요한복음 15장 13-1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우정으로서의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 15절에서 우리를 종이 아니라 친구로 삼으셨다고 선언하십니다. 당신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친구 사이로, 당신과 우리 사이의 사랑을 우정으로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자기를 비워 우리의 친구가 되셨고, 친구인 우리를 위해 자기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에게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친구와의 깊은 사귐, 곧 우정어린 사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와 동등한 위치에서 우리를 진정으로 환대하고 우리와 내밀한 삶을 함께하며 우리와 진실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런 분으로 오셨고, 지금도 그런 분이 되어 주십니다. 하나님이신 분이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셨으니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있을까요?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을 비난할 때 자주 사용했던 표현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1장 19절에서 언급된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요? 누구도 친구 삼지 않은 내게 누군가 친구가 되어주었으니 말입니다.

신학대학 재학시절에 제 동기의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가 장애 어린이를 돌보는 단체에서 봉사하다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그곳에 중증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가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본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일테지만 그 아이는 유독 다른 사람들에게 곁을 주지 않았던 아이라고 합니다. 제 동기가 그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마침 그때 아이는 간식을 입 안에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 동기에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아이는 입 안에 씹고 있던 간식을 자기 손바닥에 뱉어서 제 동기에게 주었습니다. 제 동기는 웃는 낯으로 그걸 받아서 그대로 자기 입에 넣고 씹어 삼켰다고 합니다. 그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외부 사람한테 한 번도 곁을 내어준 적이 없던 그 아이가 제 동기의 품에 안겼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무지하고 연약하고 모순투성이이자 때로 사악하기까지 한 우리에게 친구로 오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분을 어떻게 사랑해야 합니까? 그 사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합니까? 그분의 놀라운 사랑 안에 거하여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 10절에서 우리에게 당신의 계명을 지켜 행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그 계명은 무엇입니까? 곧 “서로 사랑하라”입니다(요 15:12).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알았다면 그 사랑에 근거하여 이제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비로소 우리가 그분의 사랑에 온전히 응답한 것이요, 그분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친구로서의 사랑과 우정어린 사귐을 선물로 주셨으니 우리도 서로 영적 우정을 나눠야 예수님의 그 사랑 안에 온전히 거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예수님이 주인되시는 온전한 교회를 이룰 수 있다는 말로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서로 우정으로서의 사랑을 나누며 예수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공동체입니다. 친교 없이 교회는 존립이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꼭 교회 안에서 우리끼리 친교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교회 안이든 바깥이든 주변 사람을 벗 삼아 우정을 나눌 수 있어야 우리가 주님을 모신 주님의 교회로 바로 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늘 이 시대가 요청하는 교회가 바로 이렇게 우정을 나누는 교회가 아닐까요? 이 시대에 친구는 매우 제한적이고 협소한 개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시대의 친구 관계는 비슷한 계층, 비슷한 형편, 비슷한 학력, 비슷한 사회적 지위, 비슷한 취미와 관심사, 비슷한 이데올로기를 가진 몇 몇이 서로의 필요와 이익에 따라 적당히 관계를 맺는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친구에 목이 마릅니다. 깊은 사귐, 우정어린 사귐에 목이 마릅니다. 교회가 이제 이 세상의 친구가 되어 줄 때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영적 우정을 통해 서로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데이비드 베너는 영적 우정이 제공하는 세 가지 선물로 환대, 함께함, 대화를 꼽았습니다. 환대는 상대방이 안심하고 마음껏 자기를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는 공간,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한 친구 관계에서 우리는 흔히 이렇게 행동합니다.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떠듭니다. 부끄러운 일도 거리낌없이 털어놓습니다. 굳이 나를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말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배려와 사랑을 받은 것입니까?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제공할 수 있는 환대는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제공하는 환대의 공간은 그렇게 마음껏 자기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가운데 고요함과 안정감과 깊은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제공하는 환대의 공간은 우리가 억지로 노력해서 만들어낸 공간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 내면에 임재하셔서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공간은 주님과의 내밀한 만남에서 비롯된 고요하고 안정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공간은 주님의 임재와 사랑이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영적 우정 또는 우정어린 사귐이 제공하는 두 번째 선물은 함께함입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전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기 흥미와 관심사를 내려놓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평가와 판단을 보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동시에 내밀한 삶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식과 가면을 벗어야 가능합니다. 진실해야 가능합니다. 상대방에게 있는 불편하고 낯선 면을 견디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더 나아가 상대방이 내게 끼치는 영향을 기꺼이 수용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누군가와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영적으로 매우 성숙해야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충분히 함께함으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통해 내적으로 성숙해져야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적 우정 또는 우정어린 사귐이 제공하는 세 번째 선물은 대화입니다. 여기에서 대화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나 가벼운 삶의 이야기를 넘어서는 것을 말합니다. 진정한 대화는 서로를 존종하는 행위입니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하는 행위입니다. 서로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행위입니다. 더 나아가 진정한 대화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알짜를 알게 됩니다. 마음속 깊은 열망, 상처와 고통을 알게 됩니다.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서로의 삶에 가로놓인 신비와 은총을 보게 됩니다. 이런 대화의 힘 역시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과 충분히 대화해야 우리의 평소 대화가 거룩한 행위로 전활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과의 우정어린 사귐은 우리들의  인간관계의 영적 우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서로 깊은 사귐과 영적 우정을 나누려면 언제나 예수님과의 우정어린 사귐이 그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 깊은 사귐이 필요합니다. 이 사귐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사람이 됩니다. 거룩해지고 온전해집니다. 진정한 우리 자신이 됩니다. 이 깊은 사귐 속에 참 기쁨이 있습니다. 예수님과의 사귐이 우리 모두의 사귐으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김현주 목사(한성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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