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이 먼저가 아니라, 그 기적을 왜 하나님께서 일으켜셨을지가 중요한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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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애굽기의 하이라이트에 다다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디어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집트의 압제 하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이 이제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열 가지 재앙으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이집트에 내리신 열 가지 재앙을 통해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도, 계절의 변화도, 불가능한 기적들도 혹은 당연한 듯 여겨지는 모든 일들도 실은 하나님의 손길 안에 있다는 것을 증거하십니다. 심지어 생명도 죽음도 모두 하나님의 주관하에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재앙들을 보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 되어 주셨기에 지금 편안하고 안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 내가 하나님께 등 돌리고 하나님의 원수가 되면 안 되는구나.’ 하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능력과 함께 우리에게 크신 사랑도 알려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지금 출애굽하고 구원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구원의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무슨 일을 했을까요? 얼마나 훌륭한 신앙의 행위를 보여줬나요? 하나님 앞에 내놓을 만한 공로가 뭐가 있냐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하십니다.

다만 한 가지 하나님 앞에 부르짖은 일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에게 구원이 닥치는데, 우리에게 구원이 오는데, 우리를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시는데, 그 구원에서 우리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하나님 앞에 부르짖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르짖기만 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것이 출애굽기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나님 앞에 아뢰고, 다 내어놓기만 하면 됩니다. 엉뚱한 데 가서 ‘내가 어떻게 살아볼까? 나를 어떻게 행복하게 해볼까? 내가 어떻게 구원받아볼까?’ 딴짓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와서 기도하는 것,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기는 것,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것, 주님을 주님으로 인정하고 하나님께 엎드리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공로입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사랑받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사실을 출애굽을 통해서 온 세상에 선포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기도했을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구원이 임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복을 주시는가? 하나님 나에게 뭐 주실라나? 하나님 이 일 해결해 주실까? 내가 기도한 만큼 하나님 들어주시나?’ 그런 것하고 상관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결과를 바라보는 기도가 아니라, 그저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했는데도 아무 일도 이루어지지 않고, 기도했는데도 계속 슬프고, 기도했는데도 어려운 일이 나아지지 않고, 그래서 ‘에이 때려 쳐야겠다. 하나님한테 기도하는 거 말짱 헛일이구나’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기도하고, 열 가지 재앙이 나에게 닥치더라도 기도하고, 기도하는 일이 내 맘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져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되고 하나님에 대한 투정이 될지라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있기를 하나님은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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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도해서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시고 출애굽 했습니다. 광야로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어야 합니까? 평탄대로가 열려야지요. 12차로 18차로 탄탄대로가 가나안까지 쫙 뚫려서 콧노래나 흥얼거리면서 걸어가야지요. 기쁜 일만 있고 좋은 일만 있고 감사할 일만 있어야지요. 우리는 구원받은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말씀을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자마자 더 큰 위험에 직면합니다. 이집트의 전차 부대가 쫓아오고 있습니다. 앞에는 홍해 바다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진퇴양난입니다. 황당합니다.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게 구원입니까? 구원해 주시려면 한 번 구원하셨으면, ‘이제 다 끝났다. 이제 우리에게 어떤 고난도 결코 없다. 이제 다행이다!’ 이렇게 구원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구원받았다!’ 하고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앞길이 바다로 가로막히고 뒤에서는 군대가 쫓아오다니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이런 게 구원입니까?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하나님이 구원 베풀어주십니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고 1주일이 지나고 한 달 지나 보니까, 야속하게도 금세 또 고난이 닥쳐옵니다. 힘든 일이 또 일어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점집 무당집 찾아가는 사람은 굿을 한 번 더 거하게 하면 되죠. ‘지난번에 했던 굿이 너무 싸구려 굿이라서 그랬나 보다’ 하고 더 큰 돈 들여서 더 큰 굿하면 되죠. 우리는 그렇지 않잖아요. 하나님의 구원은 한 번으로 완전한데, 하나님의 구원은 완벽한데, 구원받은 우리에게 왜 또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는 겁니다. 어디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요?

제일 먼저 기도해야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것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주님께 기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일 앞에서 삶의 모든 순간순간들에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져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뒤에 쫓아오는 전차 부대와 앞을 가로막는 홍해바다를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위협하는 고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기도의 자리에 가보면, 기도의 자리에 엎드려 보면, 그런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 혼자 괜히 걱정했어요. 아무 일도 아닌데, 나를 어쩌지 못하는 일인데, 나를 비켜가는 일이고, 나와 상관없는 일인데, 나에게 닥치더라도 하나님께서 다 막아주시는 일인데, 그렇게 우리는 털끝도 상하지 않는 일인데, 지레 겁먹고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왜 나를 버리셨나? 하나님 왜 나를 구원하지 않으시나? 하나님 나에게 왜 이렇게 고난 주시나?’ 이런 생각들은 기도의 자리를 떠나 있을 때 생겨나는 오해입니다. 우리가 기도의 자리를 떠나 있을 때, 우리는 잘못 생각하고, 잘못 판단합니다. 홍해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길이 진짜 막혔습니까? 아니잖아요. 마른 땅처럼 길이 열리고 무사히 지나갔잖아요? 홍해 바다가 이스라엘 백성을 죽음으로 몰아갔습니까?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왜 바다가 죽음처럼 보였습니까?

기도의 자리에서 떠나 있을 때 전차 부대가 나를 쫓아옵니다. 이집트 사람들이 우리를 다 죽일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 진짜 죽기라도 했습니까? 털끝 하나라도 상했나요? 아닙니다. 건드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무서웠습니까? 기도의 자리에서 벗어나 있으니 두려웠습니다. 무서웠습니다. 기도의 자리에서 떠나서 내 힘으로 내 생각으로 어떻게 해 보려고 하니까, 내 힘으로 내 생각으로 판단해 보려고 하니까, 내 능력으로 대응해 보려고 하니까, 모든 것이 고난이고 어려움인 것입니다. 구원은 나를 스쳐 지나가 버린 것만 같습니다. 어제의 구원이 오늘에는 쓸모없어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다시 기도의 자리로 돌아오면, 이집트 전차 부대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그냥 쓸려 내려가버리는 것들입니다.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합니다. 기도의 자리에서 보면 홍해바다는 지나쳐가는 휴게소 정도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기도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도의 자리로 돌아가서 묵상해야 됩니다. 그 묵상의 출발은 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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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의 하이라이트가 어디인가요? 십계, 모세 영화 다들 보셨잖아요?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어디죠? 모세가 바다를 향해서 팔을 펼치고 바다가 갈라지는 부분이잖아요? 그게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어느 부분을 읽었나요? 오늘 본문은 바다가 갈라지고 백성들이 마른땅을 건너가고 전차부대가 수장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이라이트를 안 읽고 그 앞과 뒤만 읽었습니다.

엄청난 기적의 현장이 하이라이트입니다. 내 삶에도 이런 기적이 일어나서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홍해바다가 쫙 갈라졌으면 좋겠고, 나를 뒤쫓아오는 전차 부대기 바다에 몰살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나는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잖아요? 그것이 나에게 일어났으면 하고 바라는 내 삶의 기적이잖아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면,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신다면, 내 삶에 과연 이런 기적이 일어나야만 하잖아요?

그런데 오늘 그 부분을 읽지 않았습니다. 진짜 기적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것은 기적이 아닙니다. 이집트 전차 부대가 몰살당하는 것은 진짜 기적이 아닙니다. 그럼 뭐가 기적입니까? 이것보다 더 큰 기적이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바다에서 일어난 일’은 기적이 아닙니다. 진짜 기적은 ‘나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 멀리 바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어난 기적의 현실은, 바다가 갈라지고 전차 부대가 몰살당하는 기적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존재 자체가 변화하는 일입니다.

10절과 11절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의 현재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두려워합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꼼짝없이 죽었구나. 망했구나. 이게 누구 탓인가? 모세의 탓이구나, 하나님 때문이구나! 괜히 하나님 믿는다고 나섰다가, 괜히 하나님 말씀대로 산다고 했다가, 내가 이 지경이 되었구나!’ 두려워하고 원망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훌쩍 이야기를 뛰어넘어서 31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치신 주님의 크신 권능을 보고 주님을 두려워하고, 주님과 주님의 종 모세를 믿었다.” 백성들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집트를 두려워하던 사람들, 전차 부대를 보고 떨던 사람들이 이제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모세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던 사람들이, 이제 주님과 주님의 종 모세를 믿게 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던 두려움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경외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내 신앙을 원망하고 나를 하나님 곁으로 인도한 사람을 원망하고 나에게 내 입맛에 맞는 것 안 주신다고 하나님을 원망하던 마음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뢰로 바뀌었습니다.

기적이 뭡니까? 바다가 갈라진 게 기적입니까? 아닙니다. 그런 일이 기적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의 존재가 바뀐 것이 기적입니다. 홍해바다가 백날 갈라지면 뭐 합니까? 전차 부대가 백날 몰살당하면 뭐 합니까? 백성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그런 일은 기적이 아닙니다. 진짜 기적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그 영이, 그 삶과 존재가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게 진짜 기적입니다.

나를 어쩌지 못하던 가짜 권세, 나를 죽이지 못하는 가짜 힘 앞에서 벌벌 떨면서 두려워하던 못난 내가, ‘이거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나님이 진짜 권세자구나!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구나! 내가 하나님께 엎드리니 나를 아무도 어떻게 할 수 없구나! ‘몸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이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 주님 말씀하셨는데, 과연 그렇게 살아야겠구나’ 이렇게 담대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적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세상 앞에서 두려워 벌벌 떨던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에 의지하는 소망 가지고 세상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세상이 나를 아무리 힘들게 해도, 그건 별거 아닌 것 알아! 경제적으로 힘들고 궁핍하고, 집안에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육신이 고달프고, 아프고, 일은 일대로 풀리지 않고, 그런 모든 일이 나를 쥐고 흔들고 있어도,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하나님이 지켜주시지! 오직 두려워해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이지! 하나님 앞에 엎드려져서 하나님의 사랑받는 내가 되어야지!’ 이렇게 변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진짜 기적입니다. 모세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던 신앙이, 하나님만이 내 주님이시지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야지 이렇게 바뀌는 게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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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삶에 어떤 기적이 임하기를 원하십니까? ‘나를 가로막고 있는 어려운 일, 홍해바다 같은 바로 저 일만 해결되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기적을 원하십니까? 세상의 위협 때문에, 세상의 위협을 하나님이 막아주지 않아서, 우리가 고난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위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고난당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신뢰하던 신앙이 흔들리기 때문에 고난당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세상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내가 바뀌기를, 하나님만 믿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기를, 그렇게 소망하고 그렇게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어려운 문제들 앞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가 변화하는 참된 기적을 바라는 사람이 되어 봅시다. “주님, 우리를 변하게 해주십시오. 못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참된 신앙 붙드는 사람들 되게 해주십시오. 내 삶이, 내 존재가 완전히 하나님 곁으로 변화하게 해 주십시오. 구원의 사람 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lewisci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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