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가 누군가를 억압하는 자유로 변질되어 버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사랑의 옷을 입은 자유를 실천해야 한다. ⓒGetty Images

이 말씀은 결코 복잡하거나 난해한 것이 아님에도 극우 권력자들이나 목사들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오해를 받습니다. 종의 멍에는 2-3절에서 알 수 있는 대로 율법 이행 의무입니다. 이것은 할례를 받음으로 지게 되는 멍에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유대인 기독교인이고, 그 다음에 비유대인 기독교인이 될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나면서부터 율법 이행 의무를 지고 태어나지만, 그들이 속한 유대 사회는 그들의 이 의무를 감당하기 버거운 멍에로 바꿔 놓았고 종이 되게 하였습니다. 예수께서 하신 일을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바로 유대인들을 그들에게 잘못 부과된 멍에로부터 해방시키고 그들을 자유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 기독교인들이 비유대인 기독교인들에게 할례를 강요함으로써 이들은 물론 자신들도 그 멍에를 다시 메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무효화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바울이 이러한 퇴행적 행태를 보이는 무리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를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치적 권력자들이나 종교적 권력자들은 이 자유를 너무나도 쉽게 자본주의적 자유와 동일시합니다. 이로써 그들은 이른바 반공의 노예가 되고, 이데올로기 교육과 법으로 그런 노예들을 양산하고 그 위에 군림하고 억압합니다. 그들에게 그 자유는 지배자의 자유로서 폭력‘의’ 자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법도 그들의 이익을 위해 자의적으로 해석할 뿐 아니라  만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본래 법이란 사람들의 삶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영위되도록 하기 위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법이 정의를 말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그 자유의 법을 왜곡해 사람들을 할례의 종이 되게 하고 반공의 노예가 되게 합니다. 그 발판 위에서 불의와 불법을 떳떳하고 당당하게 저지릅니다. 자기 류의 아닌 사람들에게서 존엄성을 빼앗고 개돼지 취급을 합니다. 바울의 말을 빌면 이것은 자유를 육신의 욕망을 위한 인센티브로 여기는 짓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본문은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는 ‘사랑으로 서로에게 종이 되라’고 합니다(13절). 그렇게 할 때 저들이 왜곡하고 폐기하려 했던 법을 이룹니다. 법은 구속 수단이 아닙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것이 법입니다. 그 법이 요구하는 것이 사랑이고, 따라서 법을 이루는 것이 사랑입니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래서 법조항을 지키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 일하는 믿음입니다(6절).

그 사랑이 자유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사랑으로 재해석되고 사랑의 옷을 입은 자유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는 사랑으로 서로에게 작은 자에게 종이 되는 자유입니다. 이로써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과 그의 사랑이 이 땅에서 실현됩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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