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기술자들이 악을 저지르는 방법은 법을 통해서이다. ⓒGetty Images

이 구절은 본문의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렇게 옮기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이렇게 물으시는 이유는 바로 그 질문형식에 있습니다. 앞의 질문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말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렇습니다’는 답을 기대하고 뒤의 질문은 이를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그렇습니다’라는 답을 당연한 것으로 이끌어내는 질문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님 상(像)을 자기들 편한대로 만들어내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시대라 해도 이스라엘에게 그러한 세태를 거슬러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의미 있음을 인정하게 하려는 의도가 이 질문에 숨어 있습니다.

과연 미가의 시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앞에서 미가는 악에 밝은 법기술 권력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저주를 선언합니다. 그들은 비판자들(!)을 향해 그렇게 예언하지 말라고 억누릅니다. 그러나 이들이 그들에게 예언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당할 치욕이 안 닥칠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인용하신 말들은 바로 저 법기술 권력자들의 말일 것입니다. ‘주님의 숨이 짧으냐? 이게 주님께서 하실 일이냐?’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참지 않고 심판을 내리실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숨이 짧다’는 것은 참다, 인내하다를 뜻하는 ‘코가 길다’는 것의 반대말입니다. 참으시는 하나님, 인내하시는 하나님, 용서하시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모습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한 면이지 전체가 아닙니다.

악행을 일삼으며 법의 이름으로 약자들을 등쳐먹는 자들이 악에 계속 머물고자 하나님의 그러한 모습을 들먹이고 이용하려 한다면, 하나님이 속아주어야 하는 걸까요? 하나님이 심판을 선언한다면, 이런걸 하나님이 하실 리가 없다고 하나님의 개입과 역사를 부정하며 하나님을 무력화시키려는 것들에게 하나님이 침묵하고 가만히 계심으로 그런 것들의 행태를 허용해야 할까요?

그런 것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올바로 살고 또 그렇게 살려하는 자들에게 무슨 유익이 있냐고 비웃습니다. 그렇게 살아봤자 남는 것은 고통과 수모 뿐 아니냐고 조롱합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이란 이름은 그들의 악을 감추는 휘장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자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완벽한 자라고 칭찬을 듣고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에게 그들은 거짓과 위선, 악과 불법 바로 그 자체입니다. 그의 말씀을 따라 바르게 사는 사람들은 그 말씀으로 열린 눈으로 보기에 그들은 탐욕과 보복과 야비함과 폭력이며 기름칠한 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그를 섬기는 이들에게 정체를 감출 수 없습니다. 그들은 심판의 미래를 피할 수 없음을 봅니다.

악의 세력을 고발하고 그들을 멀리하며 그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바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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