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삶은 서커스의 공중그네처럼 하나님 안에서 모험하는 인생이다. ⓒGetty Images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평안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하지만 한 문제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터지는 식으로 문제는 발생하고 반복될 뿐입니다.

그렇기에 평안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련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알고, 내 삶의 주인 되심을 아는 성도가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평안은 성도의 내면에서 누릴 수 있는 은혜이자 축복입니다.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늘 기억하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내 인생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기억하고 기념하고, 감사함으로 날마다 평안을 누리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난주 말씀을 통해 성도는 삶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성도다운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성도는 우리의 몸, 삶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게 될 때 성도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고난과 환난이 어떤 의미인지를 말했습니다. “3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4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 5:3-4)

고린도후서 12장 7절 이하의 말씀에서 바울은 자신 몸에 있는 ‘가시’를 자신을 쳐서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습니다. “9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10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병약함과 모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란을 겪는 것을 기뻐합니다. 내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약점, 약함, 고난, 환난이 은혜의 통로가 됨을 사도 바울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약함과 약점, 고난, 환난, 결핍, 삶의 문제가 은혜의 통로가 되는 이유는 이런 일들이 해결되리라는 믿음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과 깊이 만나고, 연합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르게 경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울 삶의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목적이 분명했습니다. ‘내 삶으로, 내 몸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목적이 분명한 성도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왜 하나님은 나를 도와주고 계시지 않는가?’ 이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지 않게 됩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나를 떠나신 적도, 나를 내버려 두신 적도 없으시고, 도와주지 않으신 적도 없음을 결국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삶의 과정이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 ‘하나님과 연합하기 위한 길’임을 성도는 알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성도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십니다. 이 고백을 들었을 때, 성도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 일이’ 내가 경험해야 할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그 관계가’ 내가 경험해야 할 가장 좋은 관계였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타인에게 함부로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에게 이런 믿음의 의미를 적용해서도 안 됩니다. 성도가 자신의 삶을 믿음으로 해석하고자 할 때 물을 수 있는 질문과 고백입니다.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시는 하나님’ 이 문장은 근래에 저에게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이 고백을 하게 된 이유는 ‘결국 이렇게 하실 거면 애초에 왜 그렇게 하셨어요?’라는 질문이 제 안에서 계속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되면서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백인,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신다.’를 말로 고백하자 참 신기하게도 삶이 재조정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욥은 자신의 모든 재산과 자녀를 잃은 후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이 때에 욥은 일어나 슬퍼하며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민 다음에,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경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모태에서 빈 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 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 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죄를 짓지 않았으며, 어리석게 하나님을 원망하지도 않았다.”(욥기 1:20-22)

자신에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질문하던 욥은, 욥기 마지막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욥이 주님께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못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는 것을,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주님의 계획은 어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저는 깨달았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주님의 뜻을 흐려 놓으려 한 자가 바로 저입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일들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들어라. 내가 말하겠다. 내가 물을 터이니, 내게 대답하여라" 하셨습니다. 주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욥기 42:1-7)

욥은 더 겸손해졌습니다. ‘이 모든 삶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더욱 분명히 알았습니다. 이제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믿음 없이 욥기를 읽게 되면, 하나님은 잔인하고 이해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신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믿음의 눈으로 욥기를 볼 때,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욥처럼 고백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의 야곱, 이스라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창세기에 야곱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이 야곱은 브니엘에서 천사와 씨름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야곱이 이 씨름에서 이겨,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창세기를 읽으면, 이 이스라엘이라는 인물의 삶이 ‘참 기구’ 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너무 긴 이야기여서 이 시간에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오늘 본문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짧게 말씀드리자면, 이스라엘이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형들이 시기한 나머지 노예로 팔아넘깁니다. 형들은 아버지 이스라엘에게 요셉이 죽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죽은 줄 알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시간이 흘러 이스라엘과 자녀들이 사는 지역에 흉년으로 먹을 양식이 모자라게 되자, 자녀들이 양식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떠납니다. 그런데 이집트로 떠난 아들 중 시므온이 붙잡히고 맙니다. 이 사건 자체도 힘이 들 텐데, 더 황당한 소식은 시므온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요셉을 잃었다고 생각한 뒤 가장 사랑하는 베냐민을 이집트로 보내야 한다는 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아들 중에서 요셉은 죽고, 이미 이집트에 잡혀 있는 시므온과 베냐민까지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오늘 본문의 고백을 자식들에게 들려줍니다. 창세기 43:14 “너희들이 그 사람 앞에 설 때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그 사람을 감동시키셔서,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게 해주시기를 빌 뿐이다. 그가 거기에 남아 있는 아이와 베냐민도 너희와 함께 돌려 보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자식들을 잃게 되면 잃는 것이지, 난들 어떻게 하겠느냐?”

‘자식들을 잃게 되면 잃는 것이지, 난들 어떻게 하겠느냐?’ 무책임한 말, 포기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이스라엘의 고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삶을 받아들이겠다는 표현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이 인생의 주인 되심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하나님이 나한테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라고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과 같은 고백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이런 고백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고뇌와 믿음 가운데서 흔들리고, 또 흔들리다가 고백한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삶의 결과를 하나님께 온전히 맡깁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신다.’

성도님들 서커스에서 볼 수 있는 공중곡예 보신 적 있으십니까? 헨리 나우웬의 ⟪날다, 떨어지다, 잡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감히 손을 놓으며 이렇게 고백할 수 있을까요? 내가 안전하게 하나님께 잡힐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는 성도 그래서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신다.’ 우리의 삶에서 이 고백이 흘러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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