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인은 그 믿음으로 살리라!

지난주에 우리는 러시아 이동파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타락상과 유다 민족의 악함과 그들의 목이 곧음을 보았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는 혁명이 일어났고, 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바로 유다의 멸망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유다를 그보다 더 악한 바벨론을 들어서 치십니다. 왜 그럴까요?

하박국의 질문이 생각납니다. 하박국은 유다왕국 여호야김왕이 통치하던 시대의 선지자였습니다. 유다왕국 말기의 쇠퇴와 몰락의 때에 하나님께 부르짖던 선지자였습니다. 대개 선지자들은 하나님께 말씀을 받아서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런데 하박국은 하나님께 질문을 하고 응답받습니다. 그럼, 그 질문은 무엇일까요? 중요한 것은 항상 질문은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당시 유다의 상황은 어떤가요? 유다왕국은 마지막 요시야왕의 번영이 지나간 이후 멸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종말이 가까울수록 하나님의 공의가 무너지고 사람들의 타락이 극에 달하였습니다. 선지자 하박국이 이런 극한 상황에서 하나님께 두 가지 질문을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왜 하나님께서는 불의한 이 현실을 방치하는가?(합 1:2-4)”, 두 번째 질문은 “왜 악한 사람들이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더 잘 되는가?(합 1:13)”입니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첫째 “악인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신다!”, 두 번째는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이르겠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박국은 ‘의인은 그 믿음으로 살 것(합 2:4)’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오늘 구약 본문 말씀에서 예레미야는 북방에서 오는 메대･바사 연합군이 바벨론을 무너뜨릴 것을 예언합니다. 예레미야는 비록 포로 생활을 할지라도 회복에 대한 소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말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복음서 말씀에 나오는 베드로의 경우처럼 흔들리지 말고, 하박국이 말한바, 늘 진실한 믿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구약 말씀처럼 환란이 닥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결국은 악인은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할 것을 믿어야 합니다. 또한 즐겁고 좋은 일이 있을지라도 서신서 말씀의 바울처럼 “자랑은 주 안에서 자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먼저 복음서 말씀부터 볼까요?

2.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예수와 제자들이 빌립보 가이사랴 여러 마을로 나가실새, 길에서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이 여짜와 이르되, 세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막 8:27-28)

제자들과 길을 가시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제자들은 세례 요한이나 엘리야, 선지자 중 하나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렇다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다시 묻습니다. 이때 베드로의 그 유명한 신앙고백이 나옵니다. 말씀을 볼까요?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이에 자기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경고하시고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 드러내 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매”(막 8:29-32)

교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난받고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으로 생각했던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죽어야 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 항변한 것입니다.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일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일을 말씀하시는데, 베드로는 사람의 일로 예수님을 가로막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꾸짖습니다.

▲ 제임스 티소트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1894)

“예수께서 돌이키사 제자들을 보시며 베드로를 꾸짖어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막 8:33-35)

영화 <넘버3>의 명장면, 명대사 가운데 송강호씨가 했던 “무뎃뽀(무대포)”을 아실 것입니다. 일본말이죠? ‘무철포’, 곧 ‘무조총’이라는 말로, ‘총 없이 덤빈다’라는 뜻입니다. 우리말로는 ‘막무가내’로 씁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일본의 조총 부대 때문에 큰 타격과 충격을 받았습니다. 활과 화살로는 조총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조총 부대를 육성할 정도였습니다.

▲ 영화 <넘버3>와 영화 <나가시노 전투>의 한 장면

이러한 조총이 일본에 전래한 것은 1543년이었습니다.​ 이미 원나라에서 만든 총이 있었지만, 그것은 대포를 소형화한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서양으로 수출되고 개조되어 다시 일본에 올 때는 엄청난 변화를 거쳤습니다. 당시 일본은 난파한 포르투갈 선원에게서 조총을 지금 돈으로 무려 10억 원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조총을 새를 잡는 총이라 하여 ‘조총(鳥銃)’이라고 불렀지만, 일본에서는 철로 만든 포라 하여 ‘철포(鐵砲)’라고 불렀습니다. 이 철포가 일본어로 ‘뎃뽀’입니다.​

일본의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아실 것입니다. 막부(바쿠후, 쇼군을 지도자로 하는 무사정권)들의 전쟁이 100년도 넘게 지속된 시대입니다. 1579년 최고의 기마병을 가진 다케다 가쓰요리군과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연합군이 전쟁을 벌입니다. 나가시노 성을 빼앗기 위한 전쟁인데, 이때 오다와 도쿠가와 연합군은 최대의 철포 부대를 동원하였습니다. 최강의 기마대를 가진 다케다가 공격해오자, 오다와 도쿠가와 군은 지능적으로 철포를 이용하여 기마대를 완전히 격파했습니다.

이 나가시노 전투에서 ‘철포도 없이 무작정 싸운 것’을 보고 사람들이 무철포, 즉 무뎃뽀라고 하면서 지금의 무대포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무대포 근성’, ‘무대포 정신’은 그저 죽음을 뻔히 보면서도 발악했던 역사였습니다. 이후 전국시대는 여러 곡절을 거쳐서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통일합니다. 바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전범입니다. 이 당시 조선을 침략할 때 사용한 조총은 실제 성능보다 더 공포를 주는 무기였습니다. 조총 앞에 우리 조상들은 무수히 죽어갔습니다. 다만, 바다에서는 조총보다 큰 대포를 쏘는 이순신의 거북선과 우리 함선의 활약으로 일본을 물리칩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무대포 정신을 봅니다. 이것은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한 무대포 정신, 곧 사람의 일은 결국 망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위한 무대포 정신, 곧 하나님의 일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 누구든지 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 또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는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하시니라.”(막 8:36-9:1)

3. 멸망시키는 자가 바벨론에 이르렀음이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무대포 정신에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앞서 일본 조총의 예를 말씀드렸는데, 일본의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일본 전국시대에 세 명의 지도자가 등장합니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세 명을 일본 최고의 영웅으로 손꼽고 있습니다. 이 세 명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울지 않는 새’에 관한 내용입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울지 않는 새가 있다. 어떻게 이 새를 울게 할 것인가?”

▲ 일본 전국시대 세 명의 지도자의 리더십

오다 노부나가는 이렇게 합니다. “새를 협박한다. 그래도 울지 않으면 베어 죽인다.” 그의 다혈질적이고 급한 성격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렇게 합니다. “새를 울게 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재롱도 떨고 아양도 부리면서 어떻게든 새를 울게 한다.” 자신의 본마음을 숨기고 최대한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가 임진왜란을 일으켰으니, 조선의 운명은 이순신 장군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렇게 합니다.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그의 인내심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결국 도쿠가와는 ‘인내의 아이콘’으로 전국시대 최종 승자가 됩니다. 일본 무사 정권 중 가장 오랫동안 존속된 264년 역사를 자랑하는 에도 막부 시대를 연 것입니다. 지금 악이 판을 치고, 불법이 난무(亂舞)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 누구의 정신이 필요할까요? 바로 오다 노부나가의 무대포 정신, 임박한 종말 신앙이 필요합니다. 악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는 강한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구약 말씀을 볼까요?

“바벨론으로부터 부르짖는 소리가 들리도다. 갈대아 사람의 땅에 큰 파멸의 소리가 들리도다. 이는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황폐하게 하사 그 큰 소리를 끊으심이로다. 원수는 많은 물 같이 그 파도가 사나우며 그 물결은 요란한 소리를 내는도다. 곧 멸망시키는 자가 바벨론에 이르렀음이라. 그 용사들이 사로잡히고 그들의 활이 꺾이도다. 여호와는 보복의 하나님이시니, 반드시 보응하시리로다.”(렘 51:54-56)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은 바벨론의 멸망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비록 포로 생활을 할지라도 회복에 대한 소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바벨론, 곧 갈대아 사람의 땅을 파멸시키십니다. 악인의 창성(昌城)함은 그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임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믿어야 합니다. 계속 말씀을 볼까요?

“만군의 여호와라 일컫는 왕이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그 고관들과 지혜 있는 자들과 도백(道伯, 관찰사)들과 태수들과 용사들을 취하게 하리니, 그들이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의 성벽은 훼파되겠고 그 높은 문들은 불에 탈 것이며 백성들의 수고는 헛될 것이요. 민족들의 수고는 불탈 것인즉, 그들이 쇠잔하리라.”(렘 51:57-58)

이렇게 환란이 닥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악인은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할 것을 믿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즐겁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울은 “자랑은 주 안에서 자랑해야 할 것”이라고 권면합니다. 서신서 말씀을 볼까요? 지난주 서신서 말씀에 이어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오해와 폄하에 자신의 인간성 및 사도성에 관해 변호합니다. 이것은 세 가지로 전개되는데, 첫째 바울은 자신을 향해 비겁하다고 말한 인신공격에 대해 변호합니다. 둘째로 자신을 연약하다고 비난하는 자들에게 변호합니다. 셋째로는 바울의 자랑은 바로 고린도 교회임을 강조합니다. 말씀을 볼까요?

4.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우리는 자기를 칭찬하는 어떤 자와 더불어 감히 짝하며 비교할 수 없노라. 그러나 그들이 자기로써 자기를 헤아리고 자기로써 자기를 비교하니 지혜가 없도다. 그러나 우리는 분수 이상의 자랑을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 그 범위의 한계를 따라 하노니, 곧 너희에게까지 이른 것이라. 우리가 너희에게 미치지 못할 자로서 스스로 지나쳐 나아간 것이 아니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너희에게까지 이른 것이라.”(고후 10:12-14)

복음으로 고린도 교회를 개척하고 섬긴 바울은 이제 고린도 교회에 성숙한 신앙을 요청합니다. 교회 안에서 패를 나눠 싸우고 경쟁하지 말고 고린도 지역을 넘어 그리스도의 복음 전하는 일에 매진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경쟁하는 것의 시작은 자랑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결국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는 것입니다. 주께 칭찬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말씀을 볼까요?

“우리는 남의 수고를 가지고 분수 이상의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믿음이 자랄수록 우리의 규범을 따라 너희 가운데서 더욱 풍성하여지기를 바라노라. 이는 남의 규범으로 이루어 놓은 것으로 자랑하지 아니하고 너희 지역을 넘어 복음을 전하려 함이라.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고후 10:15-18)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늘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무대포 정신으로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내하고 결단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결국 주께 칭찬받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hak-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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