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chael Angelo Immenraet, The Woman of Canaan (17세기경) ⓒWikipedia

예수께서 두로 지역 등 이스라엘 바깥 지역들을 다니시고 갈릴리 지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딸을 고쳐달라는 시로-페니키아 여인에게 ‘먼저’ 자녀들에게 배불리 주어야 할 떡을 개들에게 던지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냉정하게 답하셨습니다. 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여인의 대답에 그의 딸을 고쳐주셨습니다.

그 말씀은 여러가지로 이해될 수 있겠지만, ‘먼저’라는 말은 떡이 자녀들만 위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순서는 있겠지만, 비이스라엘 사람도 예수의 관심과 사역에서 제외되지 않음을 이 말씀은 보여줍니다. 그런데 배불리 먹여야 할 자녀들은 누구인가요?

이미 배부른 자들이 아니라 굶주리고 배고픈 자들일 것입니다.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주린 자들입니다. 그들에 대한 예수의 관심이 산상수훈의 복 선언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의 사역을 자세히 들여야보면 먹여야 할 것은 음식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먹인 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푼 때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 그의 주변에 모였다가 때를 놓친 때문에 그들을 먹이신 것입니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문제도 먹는 것이 아니라 딸아이의 ‘장애’였습니다. 지금 갈릴리에 돌아오셨을 때에도 부딪힌 문제는 먹는 것이 아니라 ‘장애’입니다. 먹는 것이 질병과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삶과 관련된다면 (질병과) 장애는 이를 앓는 사람들의 삶과 관련됩니다.

질병과 장애 역시 삶과 관련 됩니다. 그것들이 모든 경우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삶을 삶이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들의 삶에 깊이 관여하시고 그들에게 삶을 선물하십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예수께서 이 땅에서 이루려고 하시는 일입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 나라에 적합할 만큼 건강한 사람들이 되게 하는 것이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입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알든 모르든 어느 면에서 사람은 누구나 결핍된 존재입니다. 그 결핍을 채우시고 온전하게 하시는 주님입니다. 그 결핍이 무엇이든 예수에 의해 채워주기를 빕니다.

귀가 들리지 않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을 보셨을 때 그를 아파하시고 하늘을 향해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항의입니다. 그 마음이 열려라는 외침을 터져 나오게 했고 이 명령으로 장애가 해결되고 결핍이 해소되었습니다. 예수의 현존이 만들어낸 새현실입니다.

지금도 질병과 장애의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현실 앞에서 우리가 그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하늘을 향해 탄식하고 항의할 수 있습니다. 그 마음으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가며 함께 살 수 있습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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