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내 안에 주어진 평안을 언제나 선택하고 누릴 수 있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옆 사람과 인사 나누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기쁜 성탄의 날입니다. 늘 물어왔지만, 오늘 다시 성도님들께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태어나심이 진심으로 기쁘십니까? 

예수의 태어나심이 기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이미 영원한 생명을 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사는 성도로서 이 땅에 사는 동안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 주시고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세상이 말하고 요구하는 가치가 전부라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한 대다수가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사는 것입니까?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불행하고, 절망스러워하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예수님은 다른 삶의 길이 있음을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삶의 자리는 로마 제국 통치 하에 있는, 자신을 기꺼이 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황제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 약소국이었습니다. 이런 식민지 백성인데다, 태어날 곳도 마땅치 않아 떠돌다가 겨우 마구간 말 구유에 태어나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이런 상황 자체는 사실 큰 의미를 가진 상징입니다. 이 상징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말을 해야 하기에 짧게 말씀드린다면, 당시 지배적인 체제와 사회, 가치 등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이 모든 것들과 다른 모습으로, 반(反)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이렇게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모든 잘못된 가치들이 우리 안에서 전복되었고 그래서 성도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죽음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세상의 가치와도 결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얼마나 다행입니까? 기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기쁨이 되시는 예수님을 온전히 영접하기 위해 우리는 대림절 기간 정성을 다해 준비해 왔습니다. 삶을 하나님께로 돌이켜 오실 길을 닦고, 마음에 있는 어두움의 찌꺼기를 제거함으로 머무실 처소를 마련했습니다.

성도의 이런 준비를 통해 아기 예수님은 우리 안에서 태어나십니다. 마리아를 통해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처럼, 오늘날에는 성도 안에서, 성도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십니다.

오늘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이 이 땅에 아기 예수로 오신 과정을 돌아봄으로 아기 예수님을 온전히 영접하며, 이 예수님을 나의 삶을 통해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결단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 27절에서 29절의 말씀입니다. “27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29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너는 은혜를 입은 자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 말을 마리아가 들었지만, 도무지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천사는 다시 마리아에게 반복해서 말합니다. “30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다시 전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삶을 아무리 살펴봐도 ‘은혜’라고 생각할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이미 되었다는 표현인 ‘입었다.’를 썼기 때문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어야 하는데 아무런 변화도, 자신에게 이익이 될 만한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기에 은혜를 입었다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어떤 은혜를 입었는지 모르는 마리아에게 천사는 주님의 은혜를 입은 까닭을 설명합니다. “31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32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33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본문에 마리아는 ‘약혼했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천사는 결혼도 안 한 마리아에게 ‘네가 지금 잉태할 것이다.’ 이것이 은혜라고 설명합니다. 당시의 보수적인 문화,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결혼 전의 임신은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요셉과 동침한 후에 잉태된 아기도 아닙니다. 당시 상황으로는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을 일어나게 하면서, 천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정말 기가 찰 노릇입니다.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는 계속됩니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비교할 일을 비교해야 합니다. 말씀에 나오는 엘리사벳은 결혼이라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결혼 전의 잉태, 게다가 요셉을 통해 이루어진 잉태도 아닙니다. 아기를 잉태하자마자 낳습니까? 무려 10달을 잉태하고 있어야 합니다.

마리아는 넘어간다 해도 아직 한 가지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남편이 될 요셉이 대체 어떻게 생각할지, 자신을 어떻게 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요셉이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오해하여 간음한 여성으로 몰면 마리아는 이 일로 돌에 맞아 죽어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천사는 이런 상황에 있는 마리아에게 어떻게 말합니까? “당신은 은혜를 입은 자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이 그려짐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어떻게 고백합니까?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 분명함에도 마리아는 어떻게 고백하고 있습니까?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세상 세상에 이렇게 바보 같을 수가 없습니다.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는 오늘날 성도들에게도 “은혜”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은혜는 내가 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나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 은혜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통로가 되는 삶이 바로 은혜입니다.

마리아의 온 삶을 건 결단으로 말미암아 예수는 태어나셨습니다. 태어난 후에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선포하신 예수님의 모든 말씀은 마리아가 보여준 결단, 모습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마리아 혼자만의 결단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마태복음 1장 본문을 보면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도 당시 사람들이 할 수 없었던 결단을 내립니다. 요셉도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믿음 하나로 내린 결정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의 결단으로 예수님은 이 땅 가운데 태어나셨습니다.

마태복음 1장 18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18 예수 그리스도의 태어나심은 이러하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나서,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서 약혼자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으려고, 가만히 파혼하려 하였다. 20 요셉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주님의 천사가 꿈에 그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네 아내로 맞아 들여라. 그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니, 너는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2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님께서 예언자를 시켜서 이르시기를, 23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24 요셉은 잠에서 깨어 일어나서, 주님의 천사가 말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예수가 나에게서 우리에게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온 삶을 건 결단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결단이 필요합니다. 믿음대로 산다는 건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삶입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요셉이 함께 예수의 탄생을 이룬 것처럼 오늘날 성도들도 함께 믿음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특별히 온 정성과 힘을 다해 믿음대로 살아가기를 애씀으로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예수를 태어나게 하라고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너의 삶을 통해, 당신들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라고 요청합니다. 마리아와 같은 결단, 요셉과 같은 결단이 우리 믿음에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결단과 믿음으로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말씀이 사랑이 오롯이 드러나게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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