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bert Bateman, 「Pool of Bethesda」 (1877) ⓒWikipedia

성서정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성서 정과는 시편 67편, 사도행전 16:9-15, 요한계시록 21:10, 22-22:5, 요한복음 14:23-29 혹은 요 5:1-9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요한복음 5장 베데스다 연못에서 발생한 예수님의 치유 이적을 중심으로 놓고 다른 성서 구절을 주위에 배치하면서 오늘의 말씀증거를 시작합니다.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교수는 얼마 전(2020년 9월 미국) 발간 된 자신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에서 능력주의에 의존한 공정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능력주의의 폭정: 무엇이 공공선인가?)》인데, 샌델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해왔던,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가 제대로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공정함=정의’라는 공식은 정말 올바른 것인지를 진지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샌델 교수는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기회가 평등하면 재능과 노력에 따라 누구나 높이 올라갈 수 있다.”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공정함이 보장되면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미국인은 능력에 의한 성공은 공정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샌델은 여기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러한 능력주의가 ‘과연 진정으로 공정한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는 ‘공정’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거짓의 옷을 벗기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정 혹은 능력에 따른 공정성이라는 표현이 품고 있는 거짓의 옷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혼동하게 만들고 속이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의 말씀에서도 같은 현상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한 단어가 입고 있는 거짓의 옷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혼란에 빠지고 소중한 삶의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있는가를 보여 줍니다.

베데스다에서 생기는 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의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잘 알려있는 본문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베데스다(자비의 집)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연못이 있었습니다. 이 연못에는 치유를 위한 전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끔 주의 천사가 나타나면 물이 움직이는데(아마 간헐천을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때 첫 번째로 들어가는 사람은 어떤 병에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전설이었습니다.

실지로 그렇게 병이 나았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사실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전설로 인해 수많은 병자가 그 연못 주위에 몰려와 있었습니다.

그 많은 환자 중에 자그마치 38년 동안이나 연못의 전설을 믿으면서 연못 주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평생을 그 전설을 믿으면서 혹시 기적이 자기에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예수가 베데스다에서 한 일

그 사람 앞에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묻습니다.

“네가 낫고 싶으냐?” 병자가 답변합니다. “주님,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들어서 못에다가 넣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가는 동안에, 남들이 나보다 먼저 못에 들어갑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그에게 말합니다.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서 걸어가거라.” 그리고 38년 된 병자는 치유되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에 관한 설교를 무수히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이야기는 거의 다음과 같은 범주에 속할 것입니다.

① 38년 동안 예수님 오시기를 기다린 포기하지 않는 믿음의 강조.
②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종의 중요성.
③ 고난은 기회.
④ 예수님의 불쌍한 사람들을 향한 자비는 크고 놀랍다.
⑤ 예수님의 은혜에 의한 구원과 치유만이 진정한 것이다.
⑥ 병자의 답변처럼 다른 사람이나 혹은 환경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

예수 치유의 또 다른 측면

그런데 오늘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이 베데스다에서 하신 일에 대하여 새로운 측면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몇 가지 질문으로부터 본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베데스다 연못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베데스다 연못: “자비의 집”과 움직이는 물

“베데스다”는 앞에서 말한 대로, ‘자비의 집’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연못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반영하기에 적절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하면 어떤 초자연적인 ‘자비’로 인해 어떤 병자라 하더라도 이 연못에 들어가면 고침을 받게 됩니다. 얼마나 자비로운 일입니까?

그런데 바로 우리의 질문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문제는 이 연못에 첫 번째로 도착한 사람만이 고침의 자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자비입니까? 우리는 어떤 상황을 가리켜 ‘자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자비라는 단어 안에 감추어 있는 거짓이 있습니다.

베데스다의 첫 번째 비극: 선착순

놀라운 기적을 통해 자비가 베풀어지는 것 같은 이 ‘베데스다 사회’에 끔찍한 비극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누구이건 연못의 물이 움직일 때, 먼저 들어가면 어떤 병이건 고침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존재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먼저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 연못은 “선착순”의 원칙에 의해 지배되는 곳이며, 덜 아플수록, 더 여유 있을수록, 더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입니다. 능력주의에 의한 공정함이 보장된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자비의 이름으로, 천사의 이름으로, 혹은 믿음과 교회의 이름으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의 모든 관심은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가에 집중될 것입니다. 여기에 베데스다, 자비의 집의 비극이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 사회와 베데스다 사회는 얼마만큼 다를까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라는 구호가 있었습니다. 과연 여기서 말하는 평등, 공정, 정의는 어떤 거짓의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까. 또 지금의 정권은 공정과 상식을 말하고 있지만 어떤 거짓의 옷을 입고 있는 것입니까?

베데스다의 두 번째 비극: 이웃 배제

베데스다 사회가 주는 또 다른 비극은 이웃에 대한 자세입니다. 연못물이 언제 다시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오직 먼저 들어가는 사람만이 고침을 받기 때문에, 연못에 모인 모든 사람은 무엇보다도 일단 먼저 들어가고 봐야 합니다.

연못으로 먼저 들어가고자 하는 이상, 곁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 순간부터 경쟁자이며, 거치적거리는 존재들입니다. 이웃은 더 이웃이 아니며 원수(경쟁자)와 진배없습니다. 베데스다의 체제, 먼저 들어가는 사람만이 고침을 받는 체제에서 이웃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랑과 자비를 외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 사람만이 낫는 세상에서 사랑은 ‘정보 나눔’의 의미 정도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말하고 이웃을 말하는 것은 베데스다 체제를 인정하는 한 탁상공론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한경쟁체제를 인정하는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자비는 자비가 아닙니다.

베데스다 연못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습니까? 오직 일등만이 성공하는 사회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입니다. 베데스다 연못에서는 오직 한 사람만이 병을 치료받습니다. 그것도 제일 먼저 도착하는 사람만이. 일등에게만 모든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입니다. 그러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환자들을 양산해 냅니다.

우리는 오늘 자비의 집이라는 말이 입고 있는 거짓의 옷을 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는 수많은 말 그리고 행위는 어떠합니까? 우리의 말과 행위의 거짓의 옷을 벗겨 낼 때 우리는 진정한 베데스다, 자비의 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38년 된 병자

이제 우리는 38년 된 병자를 살펴볼 때입니다. 도대체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그 근처에 살았던 것일까요? 그는 연못에 들어가고자 하나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길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들은 그래도 몸이 좀 움직일 수라도 있지만, 이 병자는 온몸이 마비된 사람이기에 꼼짝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이 무한 경쟁 사회 안에서 그를 돕거나 챙겨 주지 않았습니다.

38년 된 병자는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주변인으로 남아 있는 사회의 낙오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38년 동안 누워만 지냈던 것이 오직 그리고 순전히 그의 개인적인 잘못 혹은 그의 무능력으로 인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베데스다 연못과 같은 사회에서 개인이 가진 능력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 병자와 같은 낙오자들의 양산은 일등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에게도 베데스다 연못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베데스다 연못을 향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기 위하여 달음질하는 존재들로 살아갑니다. 우리는 38년 된 병자같이 어떻게 하면 연못에 먼저 들어갈 수 있는가를 꿈꾸면서 베데스다의 전설에 희망을 걸고 하루하루를 지내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베데스다 연못은 우리 삶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면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38년 된 병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과연 진정한 의미의 희망은 있습니까? 있다면 그것은 어디서 찾아질 수 있는 것일까요?

낫기 원하느냐??

이제 예수님께서 이 끔찍한 베데스다 연못에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첫 번째 일은 38년 된 병자를 보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는 연못을 향해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주님의 눈은 한 명만이 치유되는 무서운 경쟁 사회에서 완전히 밀려나 버린 38년 된 병자에게 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네가 낫고 싶으냐?’ 어찌 보면 어리석은 질문처럼 보입니다? 아픈 사람 치고 낫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그런데 정말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인가요? 혹시 우리도 베데스다 사회를 고스란히 인정한 채, 어서 나도 일등 하기를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 현실, 이 체제 내에서 우리에게도 팔자가 확 피게 되는 날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러므로 주님의 질문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바람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상황에 익숙해 있습니다. 주변부의 사람은 사람대로, 중심부의 사람은 또 그 사람대로, 우리는 모두 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변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자신의 현 위치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통일을 외치지만 진정 우리는 통일을 원하고 있습니까? 이대로가 더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변화를 소원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질문은 핵심을 찌르는 질문입니다. 진정으로 그가 원하지 않는다면 병의 치료는 불가능하고 또 그 치료는 전인적인 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우리는 무엇이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요?

일어나 걸어라

병자의 답변을 들으신 예수님은 그를 치료 해주십니다. 그런데 38년 된 병자를 보신 주님은 그를 안아서 연못에 넣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 연못이 갖고 있다고 하는 기적은 천사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아무런 관심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에게는 베데스다의 전설로 상징되는 이 지독한 경쟁 사회는 전혀 대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경쟁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평화와 행복을 얻도록 그 병자를 도우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에 주시는 주님의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연못가에 앉아서 이 체제 내의 행복과 고침만을 기다리는 병자에게, 주님께서는 그 앉아있던, 하염없이 은혜와 도움과 기적만 바라던, 그곳에서 일어나서 가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베데스다를 떠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연못에 들어가기만을 바라고, 1등만을 바라고 살아오던 삶을 떠나라는 것입니다. 베데스다를 떠나라는 것입니다.

이 명령은 기존의 베데스다 연못으로 상징되는 ‘선착순’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혁명적인 발상입니다. 예수님에 의해서 베데스다 연못에 먼저 들어가야만 나을 수 있다는 질서가 무너집니다. 병자는 연못에 늘 늦게 도착하는 데도 상관없이 예수님에 의해서 낳음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구원은 체제 내의 구원이 아닙니다. 주님은 이 체제에 속히 순응할 수 있게 하고 이 경쟁 체제에 적응하도록 우리를 인도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래서 일등을 할 수 있게 누구보다 더 먼저 베데스다 연못물에 들어가서 성공하라고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주님은 베데스다 연못의 기적을 무시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이 가져오신 구원은 연못의 기적을 향한 경쟁 사회의 경쟁력과 적응력이 아니라, 그 연못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져오신 것입니다. 오히려 그분은 연못의 기적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 병자에게 요구된 것은 일어나 베데스다 연못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연못만을 바라며 누워있던 그 자리를 들고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달려가는 베데스다 연못의 방향이 아니라 그 방향을 거슬러서 다른 방향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연못만을 바라며 자리 깔고 누워있는 우리에게 주님은 찾아오신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경쟁 체제 내에서 연못만을 바라보고 살지 말라. 연못이 주는 구원만을 바라고 살지 말라. 연못에 먼저 가기 위해 경쟁하고 살지 말라. 자리를 들고 일어나 가라.”

거짓의 옷을 벗기다

베데스다 연못의 전설은 오늘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무엇이‘베데스다’인가? 과연 그곳은 “은혜의 집”인가? 아닙니다. 베데스다의 전설은 자비의 이름으로 무한한 경쟁을 부추겨서 결국에는 모두가 자비로부터 배제되는 결과를 낳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비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하였지만, 그 안은 경쟁이라고 하는 거짓이 가득 차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데스다 연못으로 오셔서 그 거짓의 옷을 벗기십니다. 그리고 진정하고 올바른 의미의 자비를 회복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베데스다 연못의 거짓에 속고 있습니다. 말의 유희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의 이름으로 온갖 베데스다 연못의 전설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면 하나님이 도우셔서 남들보다 먼저 연못에 들어가게 하신다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은 아닙니까? 교회에서 곧잘 듣게 되는 간증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하나님을 의지했더니 더 빨리 연못에 가게 하셨다는 내용이지 않은가요?

교회라는 곳이 연못에 빨리 들어가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같은 신앙을 가지고 같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더 빨리 가도록 밀어주고, 당겨주는 곳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요? 천사의 이름으로 일등만이 고쳐지는 기적이 이루어지듯이, 예수의 이름으로 일등 되게 만드는 곳이 교회인가요?

이러한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만일 베데스다 사회에 독실하게 예수를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모습으로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할까요?

연못물이 움직이는 순간 새치기와 폭력이 난무할 때, 이 기독교인은 ‘줄 서시오’라고 외치는 도덕 선생으로 있을까요? 아니면 먼저 온 순서대로 차례로 들어가자고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을 것인가요? 아니면 먼저 들어가기를 포기한 채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주위의 더 힘든 사람들을 도우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더 빨리 들어가게 하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바랄 것인가요?

모두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로 끝없는 경쟁을 통하여 거짓된 기적을 바라게 만드는 베데스다의 체제가 아니라 자비가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도성에는 밤이 없으므로, 온종일 대문을 닫지 않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사람들은 민족들의 영광과 명예를 그 도성으로 들여올 것입니다.(계 21:25~26) 27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요 14:23-29)

예수님은 베데스다에 오셔서 거짓의 옷을 벗기시고 우리에게 진정한 진리가 무엇인가를 보여 주십니다. 우리도 예수님이 하신 이 일을 본받아서 화려하고 찬란한 옷을 입고 있는 거짓 신화에 속지 말고 오히려 거짓의 옷을 벗겨 진리를 드러내고 그 진리에 붙잡힌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예수님 믿는 사람답게 만드는가를 생각하며 우리 삶에 만연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의 베데스다의 거짓 전설들의 옷을 벗겨내고 온전한 진리의 세계에서 살아갑시다.

홍인식 목사(새길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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