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CK정평위가 주최한 기본소득 토론회에서 발제자들과 토론자들은 한국사회의 성장 중심의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보편적 복지로서 기본소득을 강조했다. ⓒNCCK정평위 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가 6월 8일 오후 6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보편적 사회복지 확대와 기본소득: 제도적 수렴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로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초적인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제도 강화와 기본소득 방안에 대해 논하고 이러한 제도가 우리 사회에 수렴될 가능성이 있는지 모색해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는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전 NCCK 정의평화위원장)의 진행으로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윤홍식 교수와 기본소득네트워크의 금민 위원장의 발표 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연구위원, 가천대학교 유종성 교수,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오건호 정책위원장,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인 서정희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장기용 사제는 토론회를 시작하기 앞서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할 공유재산을 통해 얻어진 이익이 공정하게 분배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창조 질서가 보존되어야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다.”라며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인 빈부격차 해소 또는 완화되고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를 이뤄 나가는데 주춧돌을 놓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토론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성장을 위한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복지를 생각할 때

먼저 윤홍식 교수는 ‘한국 복지국가,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을 다시 묻는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복지 프로그램과 정책은 반드시 한국복지국가의 현재와 과거의 역사적 유산에 근거해야 하며 이것에서부터 논의가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사회의 복지정책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서 한국의 역사적 경험과 경제문제를 설명했다. 또한 “분배는 시장에 이루어지는 경제문제와 복지의 2차적 분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국사회에서의 사회정책과 복지를 논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공적 복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한 경험이 별로 없었으며, 가장 중요한 기제는 성장이었고 이러한 경험들이 한국에서 보편적 복지를 확대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적, 문화적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살률 문제, 저출산 문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문제, 사회 불평등 지수가 증가하는 등의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한국이 현재까지 성장해온 방식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음을 지적했다. “성장의 구조를 고치고 어떤 사회정책이나 복지정책도 연동되어서 고민돼야 하기 때문에 분배만을 고려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여전히  북유럽의 복지체제가 유효하며 보편적 복지체제를 한국적 방식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완전한 기본소득을 제외하고는 사회정책과 공존이 가능하다.”며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간단계로 서비스와 현금을 동시에 증가시키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식보다는 잠정적으로 요구가 있는 인구학적 계층에게 기본 소득 또는 보편적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그 타협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의 경제구조가 가지는 특성과 역사를 살펴보고 고품질 제조업과 ICT산업 모두 갖추고 있는 현재 한국의 산업구조를 통해 “자동화 구조에 대한 부분을 재검토하고 사회보험의 보편화와 양질의 서비스 갖추고 기본소득 측면에서는 범주적 기본소득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국의 복지체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금민 위원장(기본소득네트워크) ‘기본소득과 복지국가’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이어나갔다. 금민 위원장은 기본소득 재원의 정당성과 배당의 정당성을 중심으로 개념과 원리 문제를 중심으로 복지국가와 기본소득의 관계를 해명해나갔다. 금 위원장은 “기본소득은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 등 다섯 지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지표는 기본소득을 여타의 공적 이전소득과 구별해 뿐이지 내적 정당성이나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분배적인 문제와 효과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재원은 공유부의 몫이며 기본소득의 재정문제만 볼 때 기본소득은 조세제도를 활용해서 공유부를 재분배하는 것이고 일종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기본소득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으로 토지보유세와 탄소, 빅데이터, 지식소득 배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탄소배당의 경우 공유배당이 맞으며 생태적 향유권에 대한 배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중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역시 공유부이고 과세해서 배당해야 하며“알고리즘을 제공한 기업과 원천데이터를 제공한 사회구성원이 나눠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기본소득은 공유부의 분배정의에 있고 사회보험은 기여의 원리와 사회연대성, 공공부조는 필요의 원리에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복지국가는 원리적으로 차이가 존있지만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며 기본소득의 도입은 생산주의 복지국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공유부 과세의 세수를 기존의 복지재정을 사용할 수 없으며 토지 보유세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이 도입되기 이전 상태에서는 “기본소득과 사회보험ㆍ공공부조가 소득보장의 혼합형 모델로 공존할 수 있다.”고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제도의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마무리했다.

기본소득제도와 보편적 복지제도의 공존을 위해

첫 번째 패널 토론에서 최연수 연구위원은 보편성의 원리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제도와 보편적 복지제도가 대립이 아니라 제도적 수렴을 이루고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의 직접적인 책임을 확대하는 보편적 소득 보장 확대에 있어서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실패했다고 보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실시간 소득파악 체계를 기반으로 국세청이 사회보험료를 원천 징수 하는 등 자격 중심의 사회보험제도를 소득 중심의 사회보험으로 전환하게 되면 사회보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경제적 효과 이외에 비경제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기존의 보수진영과 재정주의자들의 비판을 극복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방향을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편적 사회보장과 기본소득은 배타적이지 않고 제도적으로 공존할 수 있고 두 제도가 함께 공존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마무리 지었다.

다음으로 유종성 교수는 ‘보편적 사회복지 확대와 기본소득: 제도적 수렴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이어나갔다. 기본소득의 개념과 의미를 짚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내년도 본 예산에 재난회복 기본소득 편성을 하고 재정의 절반은 세금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복지재정의 상당부분을 기존재정지출 구조를 개혁하는데 쏟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 기본소득이 정당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 재난으로 인한 전국민 피해를 보전하면서 고통부담과 이익공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오건호 정책위원장은 ‘불평등체제 소득보장의 대안: 필요/소득 기반 소득보장’을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오 정책위원장은 “현 체제에 대해 강력한 고발하고 있고 미래 탈노동사회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공유부의 개념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측면에서 기본소득제도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라며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불평등체제 개선을 위해서는 재분배 효과가 적은 부분기본소득보다는 필요기반의 소득보장이 필요하며 혼합복지모델은 효과적이 않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인 서정희 교수는 ‘공유부 배당으로서의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제도’를 주제로 개념정의와 기본소득과 복지정책과의 정책혼합에 관한문제 등 두 가지를 지적했다. “공유부 배당으로서의 기본소득의 이해와 오해가 굉장히 많이 존재하며 조세에 기반 한 기본소득과 공유부에 기반 한 기본소득이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다.”라 기본소득 개념의 오해를 지적했다. 더불어 “인공적 공유부에 해당하는 과세는 90%이내에서 정치적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조세와 기금 구분은 방식의 차이이지 공유부 배당의 유무를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다.”고 정리했다. 이에 “인공적 공유부 과세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복지제도가 현재 노동구조와 사회구조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고, 이를 미시적으로 기존정책을 수정하는 것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라며 “범주형 기본소득보다는 부분 기본소득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명했다. 또 “부분기본소득으로 시작하고 서서히 기본소득액수가 상향되는 만큼 공공부조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시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비용이 적게 드는 재원이 효과적이라는 프레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본소득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이채영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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