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생했습니다. 힘들지만 잘 해냈습니다. 잘 달려왔습니다. 대단합니다!

지난주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자신이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인생’과 이 ‘짧은 인생을 살면서 남을 판단하고 심판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볼 수 없었다고 배웠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늘 언제나 남을 해코지하기 위해 양자택일의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그 질문은 교묘하여 둘 중 어느 것을 택하여도 불리하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음성과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눈을 높이 들어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동시에 자신을 통하여 하나님을 알 수 있게 하신 예수님께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에 오셨음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입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교회의 본질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소개하고, 세상 모든 만물을 온전하게 완성하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죠? 따라서 최근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만이 희망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한해의 결실을 감사하며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입니다. 복음서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비록 어렵고 힘들더라도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며 용기를 주십니다. 또한 구약 이사야 말씀에서는,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따라서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요한계시록의 말씀은, 마지막 날에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우리들의 목자가 되어 저와 여러분들을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신다는 말씀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하며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 해 동안 잘 달려왔습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이 시간 어린양의 보좌에 앉으신 우리 주님께서 저와 여러분들의 노고를 아시고 위로하십니다. 우리, 옆에 있는 분들과 다시 한 번 인사할까요? “고생했습니다. 힘들지만 잘 해냈습니다. 잘 달려왔습니다. 대단합니다. 할렐루야, 아멘!” 이렇게 오늘 세 본문 말씀은 우리들에게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얻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복합니다.

2.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과부와 불의한 재판관

먼저 복음서 말씀을 볼까요? 예수님께서 기도에 관해 비유로 소개하시는 말씀입니다. 특별히 누가복음 18장은 ‘기도장’으로 유명합니다. 오늘 본문의 ‘과부와 불의한 재판관’의 이야기도 있고, 또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로, 예수님께서 이 두 사람의 기도를 비교하시면서 어떤 자세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시는 말씀도 있습니다. 말씀을 보겠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비유로 말씀하여 이르시되, 어떤 도시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무시하는 한 재판장이 있는데, 그 도시에 한 과부가 있어 자주 그에게 가서 내 원수에 대한 나의 원한을 풀어 주소서 하되, 그가 얼마 동안 듣지 아니하다가 후에 속으로 생각하되, 내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무시하나, 이 과부가 나를 번거롭게 하니, 내가 그 원한을 풀어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늘 와서 나를 괴롭게 하리라 하였느니라.”(눅 18:1-5)

그리고 “주께서 또 이르시되, 불의한 재판장이 말한 것을 들으라!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눅 18:6-7)”라고 묻습니다. 그렇습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기도의 줄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낙심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왜냐하면 주께서 속히 오셔서 그 원한을 풀어 주시겠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 진실한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눅 18:8).” 따라서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믿음으로 비록 힘들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 마침내 우리 주님 다시 오실 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마 25:21)”라는 칭찬의 음성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3. ‘메뚜기 충족적 예언’과 ‘독수리 충족적 예언’

심리학 용어 가운데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로버트 머튼(R. Merton)이 개념화 시켰는데, 그는 잘못된 예언이 어떤 행동을 유발시켜서 결국 그 예언이 현실화되는 것을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여기서 예언이란 예언자가 하는 예언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와 예측을 말합니다.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인 오이디푸스가 바로 ‘자기충족적 예언’의 구현자입니다. “너는 네 아버지를 죽이고, 네 어머니와 결혼 할 것이다.”라는 신탁을 막으려다가 오히려 그 예언을 이루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과학철학자 칼 포퍼(K. Popper)는 ‘자기충족적 예언’을 ‘오이디푸스 효과(oedipus effect)’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심리학 용어로 많이 알려진 이러한 ‘자기충족적 예언’을 머튼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잘못된 예언이 어떤 행동을 유발시켜서 결국 그 예언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예언이란 예언자가 하는 예언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와 예측을 말합니다.

사실 머튼은 ‘토마스 정리(Thomas theorem)’에서 ‘자기충족적 예언’의 개념을 착안했다고 합니다. 토마스 정리란 미국의 사회학자인 윌리암 토마스(W. Thomas)의 주장으로 “사람들이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 역시 주관적 이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기충족적 예언’이란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기대를 받거나 잘못된 예언을 듣게 되었을 때, 그 영향을 받아 결국에는 그 기대와 예언대로 자기 스스로 성취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정탐꾼과 메뚜기

성경에도 잘 나와 있죠?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정탐꾼을 보냅니다. 그들이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온 후, 12명 중 10명은 가나안 땅에 관하여 부정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민수기 13장 31절을 볼까요?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10명의 정탐꾼은 가나안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정했지만(민 13:27), 두려움 때문에 가나안 땅을 악평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민수기 말씀을 볼까요?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 13:32-33)

저는 머튼의 ‘자기충족적 예언’을 성서의 민수기 말씀에 근거하여 ‘메뚜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메뚜기로 여긴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을 방황하다가 광야에서 생을 마칩니다.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이들은, 정탐꾼 가운데 긍정적인 정신을 가졌던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민 14:30) 이 두 사람과 광야에서 새로 태어난 세대들입니다.

오늘 복음서 말씀처럼 불의한 재판장에게 밤새 간구했던 한 과부와 같이, 우리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부정적 자기충족적 예언’이 아니라, ‘메뚜기 충족적 예언’이 아니라, ‘긍정적 자기충족적 예언’, 곧 구약 이사야 본문에 나오는 독수리 날개 치며 올라가는(사 40:31) 그런 ‘독수리 충족적 예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믿음장’으로 잘 알려진 히브리서 11장에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말씀이 나오죠?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 그렇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사람이 되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젖과 꿀이 흐르는 새로운 세상,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 누군가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가 있습니까? 그러면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그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메뚜기 충족적 예언’을 하는 그 사람이 적어도 ‘사람 충족’되도록, 혹은 ‘독수리 충족적’이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가나안 땅은 그런 메뚜기들과도 함께 가야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4.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

구약 말씀을 볼까요? 이사야 선지자는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해방될 유다 백성들을 향하여 예언하고 있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유다를 바벨론 포로에서 구원해줄 것이니, 앗수르와 바벨론 등 강대국의 침공에 두려워 떨거나 낙담치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권합니다.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말씀이 아니기에, 함께 봉독해 볼까요?

“야곱아! 어찌하여 네가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이르기를, 내 길은 여호와께 숨겨졌으며 내 송사는 내 하나님에게서 벗어난다 하느냐? 너는 알지 못하였느냐? 듣지 못하였느냐?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 땅 끝까지 창조하신 이는 피곤하지 않으시며 곤비하지 않으시며 명철이 한이 없으시며,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쓰러지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 40:27-31)

▲ 독수리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이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고 피곤하지 아니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창조주 하나님만 앙망하여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까요? 요한계시록의 말씀이 바로 그 대답입니다. 바로 창조주 하나님만 경배하는 것입니다.

5. 어린 양의 피로 그 옷을 씻어 희게 된 이들

물론 요한계시록 본문 말씀은 여섯째 인 재앙과 일곱째 인 재앙 사이에 삽입된 부분으로, 대재앙과 대 환난을 견딜 수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줍니다. 곧 인치심을 받은 14만 4천명이 환난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말씀을 볼까요?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나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이르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계 7:9-10)

‘이 일 후’는 여섯째 재앙 이후를 뜻합니다. 따라서 일곱째 인 재앙으로 펼쳐질 일곱 나팔 재앙과 일곱 대접 재앙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하나님의 인침을 받은(계 7:4a)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환난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14만 4천명(계 7:4b)’입니다.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다른 숫자와 마찬가지로 14만 4천명이라는 숫자보다 숫자가 상징하는 것이 중요하죠? 셀 수 없이 큰 무리를 의미하는 숫자가 바로 14만 4천명입니다.

이스라엘 12지파에서 각각 1만 2천 명씩이지만, ‘12×12×1,000’으로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12사도, 그리고 1,000이라는 무한대가 결합된 것입니다. 즉 구약 시대와 신약 시대에 구원받은 모든 성도를 뜻합니다.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무리’와 동일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옹졸하시어 일부만을 구원하시지 않으십니다. 사람만도 아닙니다. 모든 피조물의 탄식 소리를 들으시고 그들 모두를 구원하시기를 원하십니다(롬 8:19-22).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신 아버지 하나님(요 3:16)께서는 셀 수 없는 큰 무리를 모두 다 구원하시고자 원하시는 것입니다. 군산 대은교회 오종윤 목사님은 『요한계시록은 쑥떡이다』 (쿨란출판사, 2016)라는 책에서 요한계시록을 읽을 때, ‘재앙’에 관점을 두기 보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라는 관점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인용해 볼까요?

“하나님의 인을 맞은 사람들은 아무리 무서운 재앙이 이 땅에 쏟아져도 털끝 하나 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선택받은 사람들은 설령 하늘에서 불덩어리가 쏟아지고, 세상이 무너져 내리고, 지진이 일어나고, 온갖 전쟁이 일어나도 끄떡하지 않고,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온전히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 목사님은 요한계시록의 핵심주제를 “오직 하나님께만 경배하라!”라고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도 그 말씀이 나오죠? 말씀을 볼까요?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의 주위에 서 있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얼굴을 대고 하나님께 경배하여 이르되,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권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하더라.”(계 7:11-12)

▲ 로마의 평화와 로마제국의 영토

이처럼 창조주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경배 드리는 것이 합당한 일입니다. 그런데 요한 당시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아니라, 로마 황제를 숭배하고 있었습니다. 황제숭배를 강요당한 것입니다. 따라서 초대교회 성도들은 ‘하나님을 경배할 것인가’, ‘로마 황제를 경배할 것인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황제가 만드는 로마의 평화(Pax Romana)가 아닙니다. 곧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평화와는 거리가 먼 전쟁과 파괴의 논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한계시록은 포악한 로마 제국에 박해를 당하고 있는 교인들에게 어린 양의 정신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 어린 양의 논리는 힘의 논리가 아닙니다. 오종윤 목사님의 글을 조금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어린 양의 정신은 다릅니다. 힘센 자에게 힘으로 대항하지 않습니다. 무력으로 맞서 싸우지 않습니다. 대신 기도로 맞서고, 사랑으로 대항합니다. 그러다가 감옥에 갇히고, 채찍에 맞고, 피 흘리며 순교합니다. 이게 어린 양의 정신이고, 예수님의 정신입니다. 달리 말하면, 어린 양의 정신은 ‘순교의 정신’이고 ‘평화의 정신’입니다. 거대한 로마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요한계시록에도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장로 중 하나가 응답하여 나에게 이르되,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또 어디서 왔느냐? 내가 말하기를 내 주여! 당신이 아시나이다 하니, 그가 나에게 이르되,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계 7:13-14) 그렇습니다. 어린 양의 피로 그 옷을 씻어 희게 된 이들이 바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고 또 그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매, 보좌에 앉으신 이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시리니,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아니하며 목마르지도 아니하고 해나 아무 뜨거운 기운에 상하지도 아니하리니,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계 7:15-17)

▲ 예수님의 십자가와 어린양의 피

이렇게 요한계시록은 당시 그리스도인들에게 로마 제국과 맞서 싸우되, 무력이나 전쟁이 아니라, 순교의 신앙과 평화의 마음을 가지고 싸우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우리들의 목자가 되어 저와 여러분들을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신다는 말씀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입니다. 

이제 창조절기가 다음 주 창조절 열둘째주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새로운 절기인 대림절기로 넘어갑니다. 대림절(Advent)은 어린 양이신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는 절기입니다. 우리 교단이 사용하는 삼위일체교회력은 창조절로부터 한 해가 시작되지만, 성공회, 감리교, 예장통합교단이 사용하는 ‘통상 축제력(RCL, Revised Common Lectionary)’으로는 대림절기 부터 한해가 시작됩니다. 우리 교회의 시스템도 그렇죠? 11월까지 한해를 마감하고 12월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교회 절기로 창조절을 보내며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과 어린 양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특별히 오늘 추수감사주일을 보내면서, 어린 양의 피로 희게 된 옷을 입고 늘 감사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자, 다시 한 번 인사를 할까요? “고생했습니다. 힘들지만 잘 해냈습니다. 잘 달려왔습니다. 대단합니다!”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hak-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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