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체사상의 신화에는 무엇이 있나요?(6)_혁명영화 『민족의 태양』(2)

A: 지난 연재에서는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의 창작배경에는 ‘민족’에 대한 강조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에 이어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의 영화창작배경에 놓여있는 ‘민족 강조’의 가장 높은 표현인 ‘조선민족제일주의’를 2대 수령 김정일의 문헌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체사상의 ‘민족 강조’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통해 최고봉에 이르게 됩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는 주체사상의 신화 창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에서도 철저히 관철되고 있습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는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권이 몰락을 향해 동요하는 과정에서 주체사상이 내어놓은 대응담론입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통해 주체사상은 ‘민족’을 새롭게 호명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민족주의를 ‘부르조아 민족주의’라고 정죄한 뒤, ‘수령’과 결합하여 수령을 숭배하는 민족주의를 ‘참다운 민족주의’라고 정의합니다. 민족주의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민족을 복권시킨 것입니다.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질서의 몰락이 사회주의적 ‘민족주의’ 복권을 야기한 것입니다.

▲ 영화 『민족의 태양』, 제5부 “붉은기 아래” 한 장면 ⓒGetty Image

김정일은 1988년 8월 23일 조선로동당 조직지도부, 선전부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일군들 속에서 혁명적 수령관을 튼튼히 세울 데 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즉, ‘영생’을 얻기 위해서는 ‘사회정치적생명체’의 최고수뇌인 ‘수령’과 조직사상적으로 굳게 결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생’의 부여자는 바로 ‘수령’이라는 고백입니다. 여기에서 주체사상은 ‘수령’을 ‘중심’으로 두고 있는 ‘사회정치적생명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해명해야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이 다음 해인 1989년에 제시됩니다. 바로 ‘민족’입니다.

김정일은 1989년 1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을 높이 발양시키자」에서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여 조선민족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조선민족의 위대성을 더욱 빛내여나가려는 높은 자각과 의지로 발현되는 숭고한 사상감정입니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는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의 정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즉, ‘수령’, ‘조선로동당’, ‘주체사상’, ‘사회주의제도’, 이 네 가지가 있어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중에서도 단연 ‘수령’의 위대성을 제일 먼저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과 ‘수령’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수령’이 위대하기에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위대한 수령님’이 ‘민족해방의 구성’이라고 고백할 때의 ‘구성(救星)’은 글자 그대로 ‘구원하는 별’인데, 북한말 사전에는 ‘불행과 고통에서 구해주는 사람을 칭송하며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수령’이 ‘민족’의 ‘구원자’이기에 ‘수령의 위대성’이 ‘민족의 위대성’을 담보한다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살펴 본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과 그 근거가 되는 ‘민족의 구원자’인 ‘수령의 위대성’에 대한 서사가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전편인 혁명영화 『조선의 별』 마지막 내레이션이 ‘김일성 장군님은 민족의 태양이었다.’였습니다.

속편인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의 주제도 동일합니다. ‘김일성 장군님’은 ‘조선민족의 태양’이라는 것입니다. ‘민족’의 ‘구원자’이자 ‘영생’의 부여자인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거룩한 이야기들을 형상화하고 있기에, 혁명영화 『민족의 태양』은 주체사상의 신화가 되는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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