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대체 '더아모의집'이 뭐 하는 곳이냐고 물어오곤 합니다. 때로는 홈페이지나 신문기사를 접한 후 지레짐작을 하면서 적잖은 오해를 합니다. 그래서 더아모의 집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과 함께 독자 여러분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자 아래와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1. 수용시설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아동복지 시설이나 노인복지 시설이라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만 더아모는 시설이 아닙니다. 더아모에 매일같이 사는 식구들은 송상호의 가족 4명입니다. 가족 외에 숙식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마을 아이들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동안에는 거의 숙식을 하며 지내곤 합니다.

▲ <더아모의집>은 송상호가 (동생과 삼촌과 함께) 직접 14개월에 걸쳐 만든 집이다. 사진의 왼쪽이 본인이고, 오른쪽이 본인의 삼촌이다.

2. 조직적인 자원봉사센터가 아닙니다.

갖춰진 조직은 없습니다. 자원봉사자도 없습니다. 다만 송상호와 강명희가 힘닿는 대로 나누고 사는 곳입니다. (1주일에 한번 독거노인 방문, 푸드뱅크 음식 전달 등)

3. 청소년 공부방이나 지역아동센터가 아닙니다.

공부방이라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만 공부방이 아닙니다. 한 때는 공부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했지만 더아모에 오는 아이들이 한사코 공부(학교 공부)는 안 하겠다고 합니다. 시험 기간에 가끔씩 아이들이 스스로 시험공부를 할 때는 있지만 학교 공부는 거의 안 시킵니다. 자율적으로 하라고 합니다. 다만 마을 아이들의 쉼터이자 놀이터라는 표현이 정확할 거 같습니다.

4. 종교단체의 선교활동 기관이 아닙니다.

송상호가 개신교회 목사이긴 하지만 한번도 종교의 선교 목적으로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더아모가 섬기는 할머니들, 아이들, 장애인 가정 등의 사람들은 종교가 다양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종교 기관이나 교단 등으로부터 일체의 후원이나 지원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러 받지 않는 게 아니라 독립교회를 하다보니 그런 실정이긴 합니다만)

단 일주일에 한 번 기독교 예배를 하기는 하지만 그것조차 자율적인 참여입니다. 마을 아이들 중에서도 예배를 하기 싫으면 놀이방에 들어가서 놉니다.

5. 전문적 외국인 상담센터가 아닙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섬기고 도와주긴 합니다만 그들에게 조직적으로 도와주거나 상담하는 곳은 아닙니다. 다만 송상호의 친구인 압둘 라자크(아프가니스탄)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손발이 되어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간혹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외국인상담센터, 노동부, 출입국사무소 등에 연결 해주기도 합니다.

▲ 더아모의집에는 마을 아이들이 잠잘 수 있는 별당, 책을 보는 서당, 그리고 노래하며 노는 거실이 있다. 사진은 얼마 전 들여온 중고 노래방 기계 앞에서 마을 아이들이 신나게 노래하고 있는 장면이다.

6. 특별하게 의도된 공동체가 아닙니다.

공동체를 하자고 모여든 사람들이 아닙니다. 단지 이웃에 있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삶의 공간을 공유하고 지역에 있는 마을주민(노인들이 많음)들을 섬기고 나누는 곳입니다. 자연스럽게 공동체적인 삶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7. 남을 위해 희생하거나 도와주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송상호가 가정을 돌보지 않고 남을 위해 희생하며 산다고들 합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우리 집을 조금 넓게 지어서 마을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것뿐입니다. 옛날엔 다들 그렇게 살았지 않았습니까. 형제가 많은 집들은 그렇게 살았다는 겁니다. 마을 아이들이 우리 집에 와서 놀면 우리 아이들도 좋고 우리 부부도 좋습니다.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돈을 들여서 프로그램을 하거나 행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을 아이들이 컴퓨터를 많이 하기에 전기세가 조금 더 나오는 것과 쌀이 조금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옛날엔 다들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까.

결론적으로 더아모는 평범한 가정집에서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곳입니다. 지역에 있는 마을 아이들도 더아모에 갈 때는 '교회'간다거나 ' 더아모의집'에 간다고 하지 않고 '하나네집'에 간다고 합니다. '하나'는 송상호의 딸 이름입니다. 그러니깐 사는 집을 넓게 지어 마을 아이들과 공유하는 곳이죠.

공동체가 무너진다느니, 이웃과의 정이 사라진다느니 하는 비판을 넘어서서 스스로 이웃들과 함께 실천하는 곳입니다. 그야말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으로서 더불어 사는 실습을 하는 곳이지요. 더 나아가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들과도 더불어 사는 실습을 하는 곳이지요.

여러분도 조금만 마음을 연다면 특별한 공동체나 시설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있는 그 곳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실천한다면 말입니다.

*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송상호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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