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날 560돌 행사에 참여한 노무현 대통령.

“당장의 안보위협으로 이해되어 상황이 부풀려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해 나갈 것이다. 안보불감증도 곤란한 것이지만 지나친 안보민감증도 곤란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의 핵 실험 성공’ 발표와 관련, “북이 핵실험을 하면 남북관계 전체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경고이면서 상황에 대한 예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6자회담 관련국 가운데 중국과 한국은 ‘대화’를 강조해왔고, 일본과 미국은 제재를 강조해온 것이 사실”이며 “(북 핵 실험으로)한국이 소위 ‘제재와 압력’이라는 주장에 대해 대화를 강조할 수 있는 입지가 현저히 위축된 것 또한 객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정부 독단으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며, 국내에서 여야정치지도자와 전직대통령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6자회담 관계 당사국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 조율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대북 포용정책이 북핵문제 해결에 유효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거세게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포용정책을)궁극적으로 포기할 일이 아니고 ‘평화와 대화로써 해결’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처럼 양보와 수용은 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안보 위협은 아니더라도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불안을 일으키고, 다른 국가들의 핵무장을 자극할 수 있는 위험한 불장난을 한 것”이라며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이며, 정부는 단호하고 차분하게 전략적으로 잘 조율된 대응을 해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군은 북의 어떤 도발에도 대처할 능력이 있다”며 “국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정부의 노력을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해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핵질서를 쉽사리 무너뜨릴 수 있는 어느 국가의 핵무장론은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진행한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어떤 문제의 결론이나 합의가 아닌, 대화 실마리를 트는 자리였다”며 “아베 총리는 참배문제나 과거사 문제 등에 답변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지만 그동안에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즉답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의 걸림돌임을 지적하고, 역사교과서 왜곡과 종군위안부 문제 등에 일본정부의 성의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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