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돌 한글날 경축식이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세종대왕의 정치철학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글창제에 담긴 민본주의와 자주정신·실용주의·창조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혁신과 통합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56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은 계급 세계관을 뛰어넘어 백성을 하나로 아우르고자 했던 민본주의 개혁정치의 결정판"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만약 세종대왕이 한자만 고집하던 지배층에 굴복했다면 한글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글 탄생에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정치철학이 담겨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문맹률은 한글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우리 글과 높은 교육열로 우리는 기적 같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말·우리글은 문화발전의 뿌리이며, 좋은 말·글이 좋은 생각을 만들고 좋은 생각이 창조적인 문화를 만든다"며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을 계기로 우리말과 글을 더 아끼고 발전시켜, 나아가 문화민족으로서 자긍심을 높여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한글 정보화·세계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국어 보전과 발전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조직위원회)는 "한글날 국경일의 참뜻은 못된 외국어 숭배풍조를 쓸어내고 자라나는 세대에 우리말·글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한글날을 문화국경일로 만들어 한글을 갈고 빛내 자주문화를 창조해야한다"고 밝혔다.

한글날 560돌을 맞아 9일 시내 곳곳에서 갖가지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전 덕수궁에서는 '세종대왕 동상에 꽃 바치기'행사가 열렸으며, 오후 2시에는 경복궁 근정전 앞뜰에서 '훈민정음 반포 재현 마당'에 이어 어가행렬 '세종대왕 납시오'를 숭례문까지 진행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등 세종로 일대에서는 '한글날 큰잔치 어울림 마당'이 열려 한글상품 전시, 한글 무늬 옷 나눔, 한글사진 전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한편 10월 한달 간 다양한 기념·학술행사도 열린다. 디지털 한글 박물관 특별전(10월 한 달), 한글날 국경일 승격 기념 해외 석학 초청 학술토론회(10일), 한글문화 상품 전시회(10일), 우리말 경어법 공동 연구 발표회(13일), 560돌 한글날 기념 전국 국어학 학술 대회(21일), 전국 국어 대회(토론왕 선발 대회, 21일), 한글 몸짓 공연(세종대왕을 만난 태권브이, 21일), 외국인 한국어 발표대회(29일) 등이 이어진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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