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말 마음에 드는 자매를 만났습니다.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 하나님께서 맺어준 사람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킨십의 강도를 조절하기가 점점 힘이 든다는 겁니다. 안 되는 줄 알지만 그녀와 자고 싶은 욕구를 통제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스킨십은 어느 선까지 가능한 건가요?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를 만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형제님은 아마도 기독교인으로서 혼전성관계가 가능한가를 묻고 싶은 것 같습니다. 제가 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물음이 바로 이 질문입니다. ‘성서에 혼전성관계를 갖지 말라는 말이 있나요?’라고 묻기도 하죠. (아마도 형제님이나 대부분의 교회 청년들은 이 물음과 관련하여 이미 교회의 가르침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르침을 따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갈등하며 의문을 갖는 것이겠죠.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갈등과 혼란을 단박에 해결해 줄 명쾌한 답을 제시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관심이 '혼전순결' 일까요?

성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도를 갖고 원하는 답을 찾는다면 찾을 수 있고, 완전히 정반대의 결론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성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성서는 혼외관계, 즉 간음(간통)에 대해서는 비교적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강간에 대한 처벌을 언급하지만 미혼남녀의 합의된 성적 접촉을 제한한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혼전성관계를 하나님이 원치 않는 행위, 곧 죄로 간주하고 그렇게 가르쳐 왔고, 최근에는 소위 '순결서약식'이라는 이름으로 혼전성관계를 하지 말 것을 강조(또는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몇 년 전에는 한 교회에서 함께 리더로서 봉사하던 형제와 자매가 결혼한 후 이른바 ‘속도위반’을 한 것이 드러나자 전교인 앞에서 혼전성관계 한 것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야만 했다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습니다.

성과 관련한 관습이나 생각들은 문화나 사회에 따라 다르고 또 시간에 따라 변해갑니다.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크리스천으로서 우리의 할일은 고정불변한 하나님의 본뜻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겠죠. 제가 생각할 때 하나님의 본뜻은 혼전에 성관계를 갖느냐 마느냐 또는 스킨십을 어디까지 하느냐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얼마나 헌신과 언약의 관계를 맺어나가는가, 존중과 배려 속에서 얼마나 서로의 성숙을 이뤄나가는가가 중요한 일이겠죠.

욕망인지 사랑의 헌신인지 먼저 살펴보세요

저는 이미 두 분 모두 성인이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을 거라 믿기에
현실적인 제안을 하겠습니다.

먼저 여자친구와 자고 싶다는 욕구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그 욕구가 단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욕구인지, 상대방과 삶과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헌신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친구도 나와 같은 욕구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대체로 남성들은 여자친구가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욕구에 휩싸여 성관계를 강요하기도 하여 데이트 성폭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여성이 성관계에 있어 남성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충분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남성에게는 단지 쾌락일지 모르는 성적행동이 여성에게는 위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임신에 대한 부담도 있고 아직까지는 혼전성관계와 여성의 순결을 연관시키는 사회적 통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자친구가 성관계를 원치 않는다면 강요하지 말고 스킨십의 한계를 같이 정하고 그 한계를 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여자친구도 형제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다음의 것들을 깊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성관계로 인해 하나님께 더욱 감사하며, 둘의 관계가 보다 성장하고 풍요로울 수 있는지, 아직도 여전히 존재하는 교회와 가족들의 비판적인 시선에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지, 피임을 철저하게 할 수 있는지, 또는 임신을 했을 경우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을 것인지...

아무쪼록 함께 성숙하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가꿔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홍보연  imokuro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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