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민간, 특히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남북정상 평화회담 성취 목회자 철야기도회’에 모인 목회자들은 ‘대중적 평화 운동을 위한 순례’와 ‘교회의 회개’를 주장했다.

철야기도회를 이어오던 목회자들은 자정이 훌쩍 넘은 2시경, 평화대화를 진행했다. 강연에 나선 한기양 목사(울산새생명교회)는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우리도 모르게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가 고조됐었다.”며, “하느님께서 꿈만 같은 시간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부푼 기대를 드러냈다.

▲ ‘남북정상 평화회담 성취 목회자 철야기도회’에 모인 목회자들이 자정을 훌쩍 넘은 2시경, 평화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기양 목사(울산새생명교회)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고수봉

한 목사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겠지만 6.15선언과 10.4선언을 다시금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선언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평화체제를 위해 중요한 ‘종전선언’은 미국과 중국이 긍정적 의사를 표한 것으로 보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내 한 목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을 수 있다. 같이 사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언이 이루어지겠지만 평화체제를 실질적으로 구축해 가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남북의 경제협력, 군축논의, 문화교류 등 산적해 있는 문제가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한국교회가 해야할 일은 ‘회개’라고 한 목사는 지적했다.

또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첨예한 좌우 대립이 예상되며, 일반적인 수준의 공통 분모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갈등을 최소화하고 평화체제를 실질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한국교회의 적폐를 확인하고 청산해 가는 회개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 목사의 주장이다.

한 목사는 “회개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며, “아주 단호하고 준엄하게 회개의 과정이 이뤄져야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두고 내려온 북측 땅에 대한 권리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 목사는 “독일이 통일되고 분단되기 전 땅에 대한 권리 주장으로 수만 건의 재판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며,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한국교회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독일의 사례를 들어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운동도 함께 제안했다. 대중적인 평화운동으로 휴전선 155마일을 평화순례길로 개발하자는 주장이다. 한 목사는 “지금은 총을 든 군인이 지키고 있지만 이제는 평화의 깃발을 들고 꽃길로 만들어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영성의 메카로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그는 64년 도쿄올림픽, 88년 서울올림픽, 08년 베이징올림픽을 들어 “올림픽은 국가 발전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인식되어 왔다. 북측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세워주기 위해 평양 올림픽 유치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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