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단체연석회의가 29일 인권위 앞에서 공무원노조 탄압중단과 인권위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5년에서 7년간 정상 사용해온 노조사무실이 하루아침에 부당한 공권력에 강제 폐쇄되었지만 투쟁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철우 기자

“불법노조라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다만 요건을 갖추지 못한 법외노조가 있을 뿐이다. 공무원노조 사무실 강제폐쇄는 노동자의 결사권을 부정한 행자부의 직권남용이며, 민주화 이후 최대 노조탄압사건으로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 -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

인권단체연석회의(인권회의)는 29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인권위의 신속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사무실은 28일 현재, 전국 251개 지부 중 117개 지부와 본부 사무실 2개가 강제 폐쇄되었으며, 조합원 68명과 연대단체 62명 등 총 130명이 연행되었다.
 
행정자치부(행자부)는 ‘불법단체가 사무실을 불법 점유하는 상황을 중단 시키겠다’며 철거용역·경찰병력을 동원, 용접기·해머·전기톱 등으로 문과 벽을 부수고 노조 사무실에 난입했으며, 단전단수·소화기 분출 등 물리력을 동원하여 조합원 20여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인권회의는 이와 관련, “노동자가 누려야 할 노조결성 자유는 온 데 간 데 없고, 행정기관을 동원해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노동기본권을 파괴할 자유만 남았다”며 “국가가 국민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지금 인권위는 우리사회 인권의 방어선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권회의는 또한 “인권위는 공무원노조사무실 강제폐쇄 행정대집행과정의 인권침해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며 “공무원노조법도 인권의 기준에서 검토하고 의견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한편 공무원노조은 지난 5월 행정자치부의 ‘합법노조전환 추진지침’과 관련,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등이 제시한 국제인권기준을 위반하고 자유로운 조합결성권을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한 바 있다.

행자부는 지난 3월 23일 지방자치단체들에 보낸 ‘합법노조전환 추진지침’을 통해 공무원노조를 불법단체로 규정, 노조설립신고유도·임원사퇴유도·조합원 자진탈퇴 명령·개별 설득을 위한 책임담당관 지정·가족설득·직무명령 불이행시 징계 등 지침을 내렸다.
 
또한 공무원 노조 지도부 명단과 합법노조 전환추진실적 제출을 주문하기도 했다.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부분 행자부 지침을 실행하지 않자 지난 6월 21일 ‘정부방침 이행·탈 불법행위 엄정대처’ 공문을 보내 공무원노조 인정 서약서를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행자부는 이 공문에서 전임자인정·조합비 일괄공제·사무실 제공 등 일체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지자체에 행정·재정 불이익을 주겠다는 지침을 하달했으며, 8월 3일 ‘불법행위 엄정대처’ 지침으로 노동조합지부 사무실 폐쇄 등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8월말까지 사무실을 폐쇄한 곳이 6곳밖에 없자, 행자부는 9월 13일 ‘불법공무원단체 점용사무실 폐쇄 적극이행 촉구’지침을 내려, “전 기관이 일제히 9월 22일 15시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을 행정대집행으로 폐쇄할 것”을 촉구하고 “이후 이행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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