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평생 민주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활동하신 홍성현 목사. ⓒ에큐메니안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3년에 부산에서 개최되었던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폐막하면서, 앞으로 3년 후인 2021년에 개최될 제11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까지의 표어를 “정의와 평화의 순례”로 정한바 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 오셨던 분들은 세계 110개국의 349개 교단 교회들의 성도님들 5억 5000만 명을 대표하여 참석한 총대님들이었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한반도의 남과 북이 갈라져서 서로 무섭게 대결하고 있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이 한반도의 모든 길이 평화의 순례가 가능한 길이 되어야 함을 간절하게 소원하면서 만창 일치로 결의한 표어입니다.

아름답고 고요하던 한반도 한 가운데에 남과 북을 갈라놓은 38선이 그어지면서, 남과 북 사이의 통로가 막혀버려서 북에서 남으로 오는 길, 남에서 북으로 가는 길이 전쟁의 길이 되었습니다. 그 38선을 가운데 놓고 남과 북의 군인들이 서로 총칼을 겨누고 싸우는 처참한 전쟁터가 된 현실을 목격한 세계에서 온 교회 대표들이 저 무서운 전쟁의 길이 평화의 순례의 길로 속히 바뀌도록 소원하면서 “평화의 순례”를 총회 표어로 정했던 것입니다.

인간 역사는 전쟁사입니다. 역사가들은 첫 전쟁사가 헤로도토스가 쓴 “페르시아 전쟁사”라고 말하지만, 실재로는 그 훨씬 이전에 기록된 성경 자체가 전쟁사라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경의 첫 장 창세기에서부터 가인과 아벨의 살인사건이 보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약의 제일 끝 계시록에 예언된 내용들을 보면, 무서운 심판과 전쟁의 기록들로 가득히 차 있습니다.

성경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사이기도 합니다. 사람들 간의 시기와 질투와 싸움 등등 전쟁의 현실을 성경은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토록 무서운 전쟁터인 지구촌의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은 전쟁의 길을 평화의 길로 만들어서 이 땅위에서 평화롭게 살라고 권면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성경 곳곳에서 우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인류의 첫 가정 아담과 이브의 집안에서 형제가 서로 싸우다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그 후손들은 계속 서로 싸워서 원수가 되어 쪼개졌습니다. 결국엔 아담과 이브의 후손들이 수 백 개의 나라와 종족으로 쪼개졌습니다. 현재로 지구위에는 237개의 국가들이 있습니다, 세계은행통계는 229개 나라로 적혀 있고, 정부의 수출국이 224국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재작년 통계).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라들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한 동족들이 계속 싸워서 헤어졌다는 말입니다.

▲ 부산에서 개최된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에큐메니안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겪은 후에 만들어진 것인데, 지구촌이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엄청난 생명들이 낙엽처럼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기독인들이 1948년에 세계교회협의회를 창설하였는데, 그 창설 목적이 “사회 안에 생명 망을 쳐 놓기 위하여”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세계의 제1차 전쟁과 2차 전쟁을 통하여 수많은 지구촌의 고귀한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미국과 구라파의 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세계교회협의회를 만들어서 지구상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을 서자고 외쳤던 것입니다. WCC는 생명망을 지구촌 안에 넓게 펼쳐서, 사람들의 생명을 살려내는 일을 하려고 세워진 것입니다. 사람들의 육의 생명을 살려놓고 그리고는 영혼도 살려내자는 운동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후에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존”이라는 새 표어를 세우고 사람들의 생명들만이 아니고, 세계의 모든 생명들, 자연의 모든 생명들까지도 보호하고 지켜내자는 운동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죽어가는 많은 생명들을 살려내고 나아가서는 나쁜 환경으로 인하여 죽어가는 자연의 생명도 살려내자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즉 이 세상을 죽음의 길이 아니고 생명의 길로 만들어서 평화의 순례를 할 수 있는 지구촌을 만들자는 것이 세계교회협의 설립 목적입니다.

세계교회 지도자들이 분단된 우리나라에 와서 친히 전쟁의 한반도를 보고는 한반도에 평화의 순례의 길이 시급함을 깨닫고는 “평화의 순례”를 세계교회의 표어로 정했던 것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에 오신 세계교회 대표들이 이 아름다운 한반도가 반쪽으로 갈라져서 이미 참혹한 625 전쟁을 치렀고 지금도 동족끼리 서로 총을 겨누고 싸우고 있는 참담한 모습을 보면서, 이 한반도의 남과 북을 잇는 길이 더 이상 전쟁의 길이 아니고 “ 평화의 순례의 길”이 되어서 남과 북의 모든 백성들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면서 “평화의 순례”를 표어로 결의했던 것입니다. 생명살림을 목표하고 세워진 WCC의 핵심 주제를 내걸었던 것입니다.

우리 한반도에 평화의 순례길이 마련되려면 총칼을 들고 서로 대결하여 있는 38선이 없어져야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교회의 대표들이 기원하던 평화의 순례의 길이 마련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을 잇는 평화의 순례길이 38선상에서 잠시나마 만들어졌습니다. 북의 노래단원들이 그리고 올림픽 참가자들이 평화의 순례 길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원산에서 강릉을 잇는 동해안의 길이 평화의 순례길이 되었습니다. 남쪽과 북쪽에서 각기 총칼을 들고 무섭게 대결하고 있던 그 전쟁의 길이 평화의 순례 길로 변했습니다. 며칠 후에는 남쪽의 노래단이 평양 공연을 하러 38선을 넘을 것입니다. 그들이 그 무서운 전쟁의 길을 평화의 순례길로 만들 것입니다.

문제는 이 순례의 길을 잠시 동안만이 아니라, 단 며칠만이 아니라, 영구화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세계교회 표어가 목표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빠른 시일 안에 안전하고 넓은 평화의 순례길이 지금의 38선을 대체해야 합니다. 3년 후인 2011년 제11차 세계교회협의 총회 전에 그 총회의 표어대로 이뤄져서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의 순례길이 남북 간에 만들어지기를 소원합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평화의 순례길이 영구화되도록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십시다.

제가 초등학고 2학년 때에 어느 캄캄한 밤에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서 넘어온 그 전쟁의 38선 길은 실로 무섭고 두렵고 깜깜했던 길이었습니다. 일제의 해방 이후 한반도에 38선이 생기고, 얼마 안 되어 저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리어 전쟁의 길을 넘어 왔습니다. 저의 고향 송전은 원산에서 강릉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70년 넘게 전쟁의 길이었는데 그 길을 북의 올림픽 선수단들과 노래하는 찬양대원들이 평화의 순례길로 만들었습니다.

전쟁의 길이 잠시나마 평화의 순례 길로 만들어져서 북의 동포들이 평화롭게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곧 남의 노래단이 그 길을 평화의 길로 만들 것입니다. 그 전쟁의 길이 평화의 순례길이 되었습니다. 저도 속한 시일 안에 내 고향에 가면서 그 길을 평화의 순례길로 만들 날이 올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더 없이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평화의 순례길이 앞으로 더욱 더 확장 되어서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38선이  완전히 제거되어서 남북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평화의 순례길이 열릴 날을 위해 기도하십시다. 누구라도 자유럽게 그리고 평화롭게 넘나들 수 있는 평화의 순례 길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막혔던 전쟁의 길이 평화의 순례길이 되어서, 북에서는 남으로, 남에서는 북으로 자유롭게 이 길을 오갈 수 있는 “평화의 순례길”이 만들어지도록 계속 기도하십시다.

3년 후에 개최될 제11차 세계교회협의 총회가 열리는 그 날에는 이 한반도의 모든 길이 평화의 순례길로 바뀌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합니다. 이 아담한  한반도에 평화의 순례의 길이 활짝 열려서, 전 세계의 기독인들이, 아니 모든 순례객들이 이 길을 평화롭게 걸어갈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우리들이 일생을 바쳐서 따르고 있는 예수님은 바로 세계교회 표어를 실천하신 분입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한 일들이 모두가 생명 살리는 일이었고 평화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의 강자들로서 유대 땅을 침탈한 로마 권력자들과 그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 약한 유대인들을 못 살게 만들던 대제사장 등등을 향하여 무섭게 책망하신 예수님이었습니다. 실로 예수님은 당대의 약자들에게 평화의 순례길, 생명의 길을 장만하시려고 최선을 다 하시다가 갑질들에게 잡혀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우리 기독인들 모두는 적은 힘이지만 모두 함께 한민족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총동원하여야 합니다. 우리 동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생명 죽임의 현장을 생명살림의 현장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남과 북의 화해의 길에 앞장을 서서 싸움과 죽음의 38선을 평화의 순례 길로 계속 넓혀 가십시다.

홍성현  sunghong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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