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아모의집이 있는 마을 앞에는 가을이면 저렇게 훌륭한 황금바다가 펼쳐진다. ⓒ 송상호

차마 황금색 하나로 여물기가 아쉬웠다.
그동안 주위로부터 받은 사랑이 얼만데.
누렇고 샛노랗고 노르스름하다 못해 파르라니
그렇게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다.

그 위로 일련의 고추잠자리 부대가
한가로이 주간 비행을 하며
열심히 가을을 실어 나르고,

아직도 여전히 그 위엄을 잃지 않은
햇살 몇 방울이 거기를 따스하게 데우고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까치의 코러스에 맞춰
바쁜 노래를 부르는 건 참새들.
빼곡히 들어 찬 곡식 알갱이 덕분에 먹지 않아도
하품이 난다.

한가로이 노래하는 뻐꾸기의 창법은
오고 오는 가을을 하나둘 훔쳐 산으로 가져간다.

잠시 고요한 풍경을 자극하는
경적소리는 사람들을 싣고
가을을 지나가는 착한 시골버스의 자기 알리기.

눈을 들어 보라.
가을다운 하늘과 아직은 덜 붉은 먼 산이
손을 마주잡고
이 모든 것을 포근히 감싸 안은 것을.

아!
그렇게 그 들판엔 평화로운 가을이 연주되고 있었다.
꿈에도 그리운 어머니의 따스한 그 숨결이.......

* 쓸쓸한 가을도 풍성한 가을도 모두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 어느 무명 철학자.

송상호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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