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기 교수가 21일 사월혁명회 주최로 열린 93회 월례발표회에서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이철우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21일 향린교회에서 사월혁명회 주최로 열린 93회 월례발표회 강연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환수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철기 교수는 주한미군이 대중국 군사작전에 투입되거나 주한미군기지가 대중국 군사작전에 이용될 것임을 거론하며, “정부주장대로 한국군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대중국 군사행동에 직접가담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중국과 군사대결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철기 교수는 “한국이 동북아에서 미군을 따라 직접 군사개입을 하지 않을 보장도 없다”며 “미국은 한미동맹을 내세워 한국의 직간접 개입을 요구할 것이고, 이 경우 한국이 미국의 요구와 압력을 물리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이 기정사실화되고,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대중국전략에 말려들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작권을 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으면 미국 의도와 전략에 그대로 편입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지적이다.

전작권 없으면 미국 국익 따른 군사행동에 무방비

이 교수는 또 지난 94년 1차 북 핵 위기 때 미국은 한국정부와 사전협의나 합의 없이 북에 대한 군사공격계획을 추진했음을 거론하며, “전작권이 미국에 있고 미국에 종속된 상황에서는 미국은 일방 통보 후 북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연합사 체제에서 북 유사사태가 생기면 ‘데프콘 3’가 발동되고, 전작권은 연합사령관에게 넘어가게 된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작권을 갖고 있고, 한반도 군사상황과 관련 발언권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 일방의 군사행동을 막는데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문제와 관련, “미국의 증원군 파견과 군사개입은 전작권을 누가 갖고 있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국가이익에 따른 정치판단으로 이뤄진다”며 “미국은 필요하다면 없는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군사개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베트남전에 개입했고, 대량파괴무기 개발 등을 구실로 이라크를 침략한 바 있다. 미국이 그동안 개입한 150여회 전쟁 중 선전포고를 한 전쟁은 다섯 차례뿐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불필요한 군사개입은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불러와 한반도에 제2의 한국전쟁 같은 국제전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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