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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낯설만큼의 평화를예언자적 상상력으로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어떨지
이근복 | 승인 2017.12.20 23:31

2017년이 저물어가고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인데, 해상봉쇄, 미군가족 철수, 선제타격, 한일 핵무장론과 장거리 전략폭격이의 군사훈련 등으로 부산한 가운데,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화제의는 힘을 받지 못하여 우리나라가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가요? 이런 상황을 끊어낼 길은 없을까요?

얼마 전, 북한 핵과 관련한 대화문화아카데미의 대화모임에서 하영선 명예교수(서울대)는 이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이 현재의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진화시켜 비핵 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을 스스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장화가 중요하다." 다음으로 발제한 김연철 교수(인제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핵 역사를 돌이켜보고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여 실현가능한 해법을 제시할 때다. 우리는 제재와 억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해결의 입구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길을 찾는 두 발제와 참석자들의 진지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우리는 기독교인답게 예언자적 상상력으로 창의적인 발상을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의 도발과 유엔의 제재 결의' 이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평화에 대한 공포와 피로감이 자칫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까닭입니다.

UN과 미국의 '제재, 압박을 통한 대화'라는 약효는 바닥입니다. 지금과 같은 전방위적인 대북제재는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여 핵보유를 부채질하고, 내부 응집력을 강화하여 김정은 권력을 공고화할 뿐입니다. 더구나 힘의 논리는 충돌을 유바할 가능성을 높일 뿐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하여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데 더 이상 중국에 매달린다고 무슨 결실이 있을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요한 무기장사 놀이에 언제까지 장단을 맞춰야 하는 것인가?

"도발과 제재"의 고리를 끊고 실제적인 평화의 새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과감하게 북한정권이 안보를 걱정하지 않고 번영의 길로 매진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 상호간에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먼저 우리가 대범하게 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축적한 대북제재를 아예 포기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북한이 장마당 수준을 넘어 본격적인 시장경제체제로 나아가 경제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문을 여는 것입니다. 우선 북한과 협상없이 5.24 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내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고, 동북 아시아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북한제재 결의에 참여한 UN 회원국이고 북한은 주로 미국을 상대하는 까닭에 운신의 폭이 너무 좁지만, 남북한은 형제임을 내세우며 진정성을 갖고 다른 회원국을 설득하면 새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UN의 제재 결의를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대세라면, 민간차원에서 인도적인 지원부터 하도록 문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정권차원에서는 힘들다면 민간차원으로 대대적으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두 달밖에 남지 않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교회가 한 몫을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이웃나라 교회들과 공동으로 한미군사훈련의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 선수들의 참가비용을 제공하고 응원단을 조직하는 등으로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동북아 질서에 훈풍이 불 것입니다.

설날의 '설'은 '낯설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제 설날이 다가오는데 대범한 길로 나아가 돌파구를 만들 때, 한반도에 평화도 낯설 정도로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새해 꿈을 꾸어봅니다.

이근복  director2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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