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계인사 77명은 31일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택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 이철우 기자

정부가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위해 평택 빈집 철거에 나설 방침인 가운데 31일 각계인사 77명이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택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이들은 <평택 빈집 철거계획 중단과 정부·주민 갈등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각계인사 77인 선언문>에서 정부에 ▲강제철거 계획을 중단할 것 ▲주민대표인 김지태 위원장을 석방하고 주민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것 ▲수용 부지를 일부 축소해 주민의 집과 농지를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주민대책위와 평택범대위에도 “‘단 한 평도 줄 수 없다’는 원칙에서 벗어나 주민공동체 유지를 현실 목표로 두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전략적 유연성·기지이전 비용문제 등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하되, 생활터전 보장을 위해 정부와 협의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또 “국회는 갈등 해결을 주민들에게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비준한 기지재배치 협상의 문제점을 바로 보고 해결에 앞장서야 하며, 청문회 개최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주민과 시민사회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여론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강제철거가 부도덕하고 비인도적인 일임을 거론하며, “정부가 나름의 ‘합법성’과 공권력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철거에 ‘성공’하더라도 철거과정의 폭력성 등으로 고스란히 참여정부 정책의 ‘실패’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택문제,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을 정부와 국회·주민대책위에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 반대 아닌, 미국의 패권정책 반대
 
양재성 기독교환경연대 상임대표는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의 중심화두는 생명과 평화이며, 그것을 깨뜨리는 세력에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반대하지 않지만 부시정권의 패권정책에 반대하며, 평택문제는 그 패권정책에서 일어난 문제”라고 밝혔다.
 
양재성 상임대표는 “가장 가난하고 힘들고 어려운 민중과 함께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앞으로도 열심히 기도하고 연대하여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국민의 삶터를 뺏어가면서 미군 기지를 짓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적어도 주민들이 지금껏 살아온 그 땅에서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각계인사 77인 선언에는 오충일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이학영 한국 와이엠씨에이 전국연맹 사무총장, 수경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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