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가죽의 성서를 펴놓고
찾는다

가장 오래된 가까운 오솔길을

찾았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라는 팔복의 첫 행에 
멈춰 생각한다

이 구절은 개혁되어야 한다고

심령이 가난한 자는 박복하나니
지옥이 저희 것이라고

진실로 천국을 캐내기 위해
그저 맹신으로가 아니라

진리는 진리를 의심하는 것으로써만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진리 앞에서 필요한 것은
믿음이 아니라 예리한 매스 같은 의혹의 칼날

그러나 개혁하기 전에
물어야 한다

왜 저들이 가난해 졌는지를
누가 저들의 마음까지 털어갔는지를
어떻게 저들의 영혼이 붕괴되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천국에 이르는 길을 가까스로 만들 수 있으리

ⓒ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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