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3차 공판 기도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
15일(목) 서울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1975년 한신대 간첩조작 사건> 재심 3차 공판(선고) 기도회가 있었다.
이는 같은 날 있을 재심 3차 공판에 앞서 진행된 사전기도회로 한신대 간첩조작 사건의 희생양 김명수, 전병생, 나도현 목사의 재심의 결과와, 다시는 국가폭력이 개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일이 없기를 기리며 진행되었다.
<1975년 간첩조작사건>은 북한에서 더이상 간첩이 내려오지 않게 되자, 남한에서 자생간첩단을 만들어 위기국면에 이용한 사례다. <한신대 간첩조작 사건>도 1975년 고국으로 유학 온 재일동포 김철현 씨를 간첩으로 만들고, 김 씨와 한신대 신학생 3명을 연류시켜 한신대 신학생 3명(김명수, 전병생, 나도현) 역시 중정 대공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무기징역 선고를 내린 사건이다. 이들은 억울하게 간첩누명을 쓰고 긴 옥살이와, 출소 후에도 감시 사찰을 당하며 40여년간 인간의 기본권인 자유와 행복을 빼앗긴 채 살아왔다.
무죄판결을 받고 축하받는 (좌)나도현, 전병생, 김명수(우) 목사 ⓒ에큐메니안 |
피해를 입은 3인은 재심을 청구하였고, 지난 11월 10일, 28일 2차례에 걸쳐 1,2차 공판이 있었다. 이 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오전 10시에 이뤄진 재심 3차 (선고)공판에서는 ▲피고인들이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한 정황이 확인됨 ▲이에 허위 자백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이 자백이 효력 있는 증거로 사용될 수 없어 이를 근거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날 무죄판결을 받은 김명수, 전병생, 나도현 목사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고, 장내에 모인 사람들도 크게 환호했다.
국가권력이 한 개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삶의 자유를 송두리 채 빼앗았던 사건이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음으로, 국가가 어떠한 책임을 갖고 배상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래는 오늘 무죄판결을 받은 3인중 김명수 목사와 나눈 1문1답이다.
무죄판결을 받았다. 오늘의 기쁨을 누구와 가장 나누고 싶은지?
김명수 목사 어머니가 90세 노인이신데, 감옥에 있을 적에 4년 반 동안 거의 정신없이 감옥살이 하는 아들 뒷바라지를 하셨다. 그때 병도 얻으시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런 어머니에게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다.
또한 동시대를 살았던 동지들, 그 분들의 삶 자체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픔과 고난을 함께 받았던 그들의 힘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그분들에게 이 기쁨과 자유의 해방감을 돌려드리고 싶다.
오늘까지 긴 길을 돌아왔다. 앞으로의 미래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김명수 목사 우리나라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그리고 더불어 함께 사는 나라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다면 다같이 잘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에 최선을 다 해야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 인간의 도리이다 .
과거를 청산하는 일이 중요하다.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은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 돌아온 재일동포를 간첩으로 몰아서 사형시키고, 인간으로서 정부에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다. 그 핵심에는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씨가 있다. 아직도 그 분은 권력 안에 살아가고 있는데, 과거는 반드시 철저하게 단절되고, 청산되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나라로 , 도덕적, 윤리적 평화적으로 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김명수 목사 재심 모두 발언 전문 : "평범한 대학생이 간첩이 되기까지"
한지수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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