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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사회 언론단체들은 26일 언론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항 건설노조 파업관련, 여론조작을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이철우 기자 /참말로 | ||
전국민중연대, 한국기자협회,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인터넷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언론단체들은 26일 언론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항 건설노조 파업 관련, ‘여론조작 규탄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시민사회·언론단체들은 포항지역 건설노조 소속 58명에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포스코가 수백억에 달하는 손해배상 등을 벌일 예정임을 거론하며, “결국 파업의 근본 원인인 왜곡된 하도급구조와 비정규 건설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마련되지 못한 채 이들에 대한 매도만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 등이 보도한 ‘건설노조 파업 동향 및 대응 관련보고’(06.7.7 포항제철소)라는 문건에서 포스코는 ‘공감대 형성과 노조명분 약화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전문건설협의회, 파업부당성에 대한 성명서 지역조간신문에 게재(7.10) ▲사설, 기고문, 기자수첩 등을 통한 우호 여론형성(7.10.～7.11) 등 이른바 ‘대응계획’을 세웠고, 이후 지역 언론에서 그대로 실행됐다.
포스코는 12일 박승호 포항 시장을 만나 건설노조 파업과 관련, ‘우호적인 여론 형성’협조를 요청했고, 박 시장은 13일 지역 각계 인사를 모아 ‘지역안정대책회의’를 열어 파업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대책회의에는 한국방송 포항지국장과 포항문화방송 사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으로 포항지역 언론들이 단순한 편파보도를 넘어 거대 기업의 ‘계획’으로 움직이며 노조에 불리한 여론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시민사회·언론단체들은 이와 관련, "일부 지역 언론들이 건설노동자들 파업의 근본이유를 밝히지 않고, ‘폭력성’과 ‘불법성’만 부각해 매도한 것은 ‘민주 여론형성 과정의 파괴’이자 민주주의 위기“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여론 형성과정을 원활히 못할망정 특정 집단 의도에 따라 여론 조작에 나선다면 도대체 언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며 “포스코와 그 여론조작에 동참한 일부 언론을 규탄하며, 건설노조 파업관련 여론조작의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언론, 공범 아닌 주범”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날 한국방송이 취재를 나오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포항지국장이 언론대책회의에 참가한 영향이 서울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냐?”며 “자본과 권력, 언론의 추악한 유착관계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언론노동자들은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삼 언론노조 정책실장도 “언론은 규탄 받아 마땅하며, 이번사태에 언론은 공범이 아닌 주범에 가깝다”며 “부끄럽고 분노한다. 시민사회와 노동자들의 규탄을 겸허히 받아 안고 언론을 바로 세우는데 언론노동자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인기협 사무국장은 “정부와 경찰에 묻겠다. 작년 생존권 투쟁을 하던 농민 2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을 잡았냐?”며 “정부는 스스로 할일을 하지 않으며, 노동자의 생존권 요구를 짓밟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포항 형산 로터리 가두집회 중 경찰에게 맞아 뇌사상태에 빠진 하 모(45세)씨와 관련, 공동대책위를 결성하여 현장조사와 경찰의 폭력진압 진상규명 활동들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포스코 본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포항건설노조 지도부급 58에게 23일 침입·특수감금·업무방해·폭력 등 협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단순가담자로 분류된 79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58명에는 포항건설노조 지도부를 비롯해 현장지원에 나섰던 민주노총 간부 2명도 포함된다.
경북경찰청은 지갑렬 포항건설노조 부위원장 등 4명을 지명 수배했으며, 건설노조원 2천4백 명을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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