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조영황)는 24일 '차별금지법 권고법안'(권고법안)을 의결하고,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을 국무총리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와 관련, "차별은 광범위하게 발생하지만 기존 차별관련 법률은 특정분야에 한정되어 미흡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헌법의 핵심 원리인 평등이념 실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정강자 인권위 상임위원(가운데)이 24일 인권위 브리핑룸에서 차별금지법 권고법안 입법 권고내용을 밝히고 있다. 정연선 인권연구 팀장(왼쪽)과 박찬운 정책본부장(오른쪽)이 함께했다. ⓒ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는 "차별은 사회 통합을 해치는 주요 요인의 하나이며, 특히 차별 피해자 다수가 그 사회의 약자인 경우가 많다"며 "차별금지법은 현행 인권위법의 차별분야에 대한 특별법 성격을 띠며 차별의 의미와 판단기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고법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직접차별과 간접차별 뿐 아니라 '괴롭힘'을 차별영역에 포함한 것이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 "차별시정에서 '괴롭힘'이 중요한 문제이지만 현실 수용정도와 외국 입법례(뉴질랜드 인권법 등)를 참고해 '성별·장애·인종(출신국가, 출신민족, 피부색 포함),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괴롭힘'(29조)에만 적용 한다"고 밝혔다.

권고법안은 ▲고용·교육·재화·용역 등에서 '차별금지'(권고법안 11~22조) ▲참정권·행정서비스·수사 ,재판절차 등에서 차별예방을 위한 '차별예방조치에 관한 규정'(권고법안 23~28) 등을 명시하고 있다.

권고법안은 구제수단으로 시정권고 뿐 아니라 피진정인이 위원회 결정에 불응하고 사안이 중대할 경우에는 '소송지원'(권고법안 37조)까지 가능하다.

또한 법원의 구제조치로 차별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차별행위 중지나 적극 조치, 손해배상 등 판결, 손해배상 특례제도 등) 재산상 손해액 외에 별도 '배상금'(손해액 2배 이상 5배 이하) 지급결정기능(권고법안 39조)도 포함됐다.

이번 권고법안은 인권위가 지난 2003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차별관견 인권단체와 전문가, 법률가 등이 함께 외국 입법례 검토와 조문작업, 전문가 간담회, 관계부처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왔으며 지난 2004년 8월 초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인권위는 차별금지법 입법 기대효과로 "불합리한 차별관행이나 제도·정책 등을 적극으로 고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법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사회 약자와 소수자 삶의 질 향상과 개인 기본권 강화, 인권친화 문화조성 등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권고법안을 바탕으로 대통령은 '차별시정 기본계획'(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기본계획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장,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도지사·군수·구청장과 시·도교육감은 세부시행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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