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한 가지 글쓰기 기법은 ‘의식의 흐름’ 글쓰기이다. 이 기법은 생각과 느낌이 떠오를 때 그저 그것들을 쫓아 종이 위에 그대로 써 내려가면 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이때 단 한 가지의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반드시 쉬지 말고 계속 써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검열하려고 하지 마라.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시도해 보자.

연습 : 10분 동안 또는 두 페이지가 다 채워질 때까지 의식의 흐름 글쓰기를 해 보라. 글을 쓰는 동안 그저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따라가라. 그냥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 느끼고 듣고 냄새 맡거나 인지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글로 써 보자. 중요한 것은 당신의 글이 단순히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다. 철자, 문법, 문장구조에 대한 걱정은 버려라. 이 글쓰기는 오직 당신 혼자만을 위한 것이고 쓰고 난 후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글쓰기를 시작하되 끝낼 때까지 멈추지 마라.

- <글쓰기 치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의식의 흐름’이라고 적고 보니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나도 도전했다가 완독하지 못한 제임스 조이나 마르셸 프루스트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아니 처음 글쓰기를 하는 분들한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심을 해본다. 의식의 흐름 글쓰기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위의 글처럼 “글을 쓰는 동안 그저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따라가라”라는 주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쉬운 것은 이미지(심상)로 생각하고, 어려운 것은 글(문장)로 생각한다고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연결시켜서 말을 해야 하는가? 강사가 어떻게 말을 하는가에 따라 쉽고도 편안하게 이 숙제를 해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단숨에 쭉쭉 손끝으로 종이에 써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인데 말이다. 방법은 있을 것이다. 강사는 수강생들이 단 한 줄이라도 완성해내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면, 그러한 진심이 발휘된다면 가능할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이론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일단 쓰는 감각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말이다.
그 출발은 역시 저자가 말한 다음의 옮긴 글이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그 고민은 온전히 내 몫이다.
“사람들이 글쓰기에 마음의 벽을 쌓은 한 가지 이유는, 그들이 지나치게 자기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고집 센 검열관의 목소리가 예술적이거나 완벽하게 써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그 검열관은 아마도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부모, 또는 당신이 감동을 주고 싶어 하는 누군가일 수 있다. 표현적 글쓰기를 위해서는 자신이 보기에 결함과 흠이 있더라도 그 검열관을 해고하고 무엇이든지 맘 놓고 쓸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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