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일 4일간의 설문에 5 또는 그 이하의 숫자로 답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만약 당신의 글쓰기가 특별한 이익이 없었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아마 충분한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설문의 다음 질문들은 당신이 글을 쓰고 나서 슬펐는지 행복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쓰고 난 후, 특히 첫째 날, 상대적으로 슬퍼진다고 응답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그 슬픔을 느끼는 정도가 줄어들었다. 글쓰기의 날짜가 지남에 따라 슬픔의 정도가 줄어들고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표현적 글쓰기의 유익함을 말해 주는 표지이다. 당신은 또한 글쓰기의 주제가 글을 쓴 후의 감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탐구해 볼 수 있다. 글쓰기 주제 중 어떤 것이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는가?

- <글쓰기 치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행복의 기원>을 보면,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자주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고 한다.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면, 다음 일을 하는 데 의지도 추진력도 열정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마음도 몸도 정지해 삶이 끝나니, 잦은 행복감으로 충만함을 느끼면서 삶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작가가 되기 위한 것이다. 또 하나는 그 갈래가 여럿일 텐데 가장 우선은 내 생각을 어떻게든 잘 정리하는 글쓰기일 것이다. 짧은 문자를 보내든, 장시간 카톡을 하든, 마음을 담은 편지이든, 업무상 써야 하는 보고서든, 취업을 위해 써야 하는 자기소개서이든, 머릿속에 맴맴 도는 생각들을 문자로 정리해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니 미칠 지경이다. 그래서 글쓰기 공부를 하는 것인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행복한 삶,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불행감만 가중된다. 그래서 중도포기를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밟기 전에 나는 <글쓰기 치료>에서 말하는 글쓰기를 실천하기를 권한다. 우선은 혼자 해도 되기 때문이다. 내 안에 꾹꾹 담겨져 있는 그 깊은 상처와 고통들을 덜어내면 분명 감정의 변화가 오고 그것은 잦은 행복감의 밑천이 될 수 있다. 이때 전제조건은 ‘충분한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혼자 털고 혼자 보고 혼자 버리면 그만이니 시스템상 괜찮다. 이걸 자주 하면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소통의 글쓰기를 해나가면 글쓰기는 힘든 노동이 아니라 행복감을 주는 놀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큰 심리적 외상도 털어내야 하지만, 잦은 외상도 자주 털어내면 좋을 듯하다. 그 도구는 잦은 글쓰기이다. 그러면서 역시 저자의 다음 말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어렵지만 지속적인 노력은 좋은 결과를 줄 것이다.
“심리적 외상을 남기는 경험들은 본질상 강력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이끌어 낸다. 우리는 오랜 시간에 걸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대해 쓸 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 경우 글쓰기 연습에서 유익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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