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의 영적인 눈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형평’의 눈을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법률과 관습을 본다. 아모스는 사회의 약자를 보려는 시선을 ‘영적인 시선’이라 불렀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아모스는 사회의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정의라고 말한다. 히브리어와 아랍어에 등장한 ‘자비’라는 의미를 지닌 ‘레헴(rehem)’은 본래 ‘(어머니의) 자궁’이라는 뜻이다. 자비란 자식을 위해 때로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어머니처럼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행동이 종교 시설에 가서 기도와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아모스는 주장한다.

- <신의 위대한 질문>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아모스의 영적인 시선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끌어왔다. 그 과정이 흥미롭다. 길지만 옮겨본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능력 개발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정치학>에서 한 개인이 최선을 발휘한다는 것은 가족(오이코스)이라는 사적인 집단과 도시(폴리스)라는 공적인 집단과의 연관 속에서 완성된다고 믿었다. 도시란 도덕과 정의에 의해 연결된 공동체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정치적인 동물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몰려다는 동물 이상이다. 인간은 도시 안에서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정의라는 덕(아레테)과 질서 잡힌 도시다. 정의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정의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옳은 것이 아니라 선한 것이다. 단순히 옳은 것을 기준으로 이성과 논리의 추론을 통해 주어진 사건을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용적이며 심층적인 기준으로 판단한다. 법률이 주어진 구체적인 관계 안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이것을 형평(epiekeia)이라 한다. 법은 인간의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소중한 징검다리다.”

위의 글에서 “정의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와 “아모스는 사회의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정의라고 말한다”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사회의 약자가 줄어들거나 아니면 사라지는 것이 정의의 실현인가? 그런 선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사회의 약자의 눈으로 보는 시선이 중요하고, 그래서 그것이 영적인 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하늘을 보거나 내면으로 치닫는 것이 영적인 거라고 생각했던 내게 이런 시각은 새롭다.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있다. 내면의 글쓰기는 외면의 성찰과 연결되는 것인데, 그 설명이 늘 부족했는데, 좋은 공부가 되었다.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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