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아인슈타인) 말하는 신은 전통적인 종교에서 말하는, 특히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교리가 말하는 그러한 인격적인 신이 아니다. 그는 그 신의 이름을 ‘경외심’이라 했다. 그는 과학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사람이다. 아인슈타인은 천체의 진화와 빛, 시간, 중력처럼 보이지 않는 실제들을 연구하면서 점점 ‘영적인 경외심’을 감지하게 됐다. 그는 말년에 들어서는 신비로운 우주 저편에 존재할 것 같은 ‘마음’에 대한 묵상에 전념했다. 그는 경외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은 신비입니다. 아름다움은 모든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힘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모르는 사람, 더 이상 궁금해할 수 없거나 황홀경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침투 불가능한 것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것들은 우리의 무뎌진 감지 능력으로는 그것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만을 이해하는 숭고한 지혜와 가장 빛나는 아름다움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알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종교성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종교인들 축에 속합니다.”

- <신의 위대한 질문>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글에서 “그는 말년에 들어서는 신비로운 우주 저편에 존재할 것 같은 ‘마음’에 대한 묵상에 전념했다”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몸과 마음이 하나이기에 나의 마음은 나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때, 우주 저편에 존재할 것 같은 마음이란 무엇인가? 그 마음에 대한 헤아림도 분명 나의 몸에서 이래저래 느끼거나 유추되는 것일 텐데 말이다. 나의 마음을 마음속에서 그곳까지 뻗어 느끼려는 것이라면, 그 상태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럴 때 정답은 있다. 나도 그렇게 노력해보는 것이다. 아직은 딱히 동기부여가 없지만 말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마음이란 공간에 널리 베풀어져 있는 기체와 같이 섬세한 물질적 실체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접하는 순간 나는 전율했다. 과학적 지식이 현재처럼 풍부하지 않는 시기에 저 정도의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유는 탄복할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또 깨달았다. 지식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지만, 지식을 덧붙여가는 사유의 힘은 깊은 통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 누구나 삶의 신비를 깊이 느낄 수 있고, 그 길의 주요 동반자가 또 말하지만 글쓰기라는 것을 말이다.
배철현 교수는 “그는(아인슈타인) 인간이 발견한 획기적인 과학이라 할지라도 그 가치와 진실성은 현재라는 역사적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현재라는 울타리를 넘어 광대무변에 나를 끊임없이 던지려는 자세, 그것이 공부의 길일 것이다. 현실은 늘 고달프지만, 그런 마음이라도 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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