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항상 자신과 유사한 사람과 동종의 사람을 사랑하고, 이러한 감정의 절정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각자가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분명 어느 정도 자신만의 고유한 사랑을 갖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모든 관계들은 특히 개개인에게 있어 자기 자신에 대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고유한 사랑을 갖고 있듯이, 모든 이들은 필연적으로 자기 고유의 것들, 예를 들어 자신의 작품이나 담론을 기분 좋은 것들로 삼는다. 또한 그들은 흔히 자신에게 아첨하는 사람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명예를 드높여주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자식들을 사랑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식들은 곧 그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수사학 1권(아리스토텔레스)>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위의 글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직관적이고 솔직하다. 항상 가지고 있는 우리의 본성과 순간의 돌출 혹은 오래된 수련으로 행하는 습관에 대한 구분이 정확하다. 위의 글은 직감적으로 옳지만, 이것만 좇으면 소인배로 찍히기 십상이다. 공자는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하였다. 하지만 이 경지가 만만치 않다. 보통의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당장 내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을 ‘義’의 관점에서 보기가 힘들다. 나와 정서가 맞지 않는 사람, 나를 가르쳐 바꾸려고 하는 사람, 나의 글쓰기를 비웃음으로 헐뜯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또 다른 소인이 될 수밖에 없다.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고 너그러우며, 소인은 마음이 항상 근심으로 조마조마하다)”에 나오는 소인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군자이든 소인이든 자신이 쓴 글만큼은 자신의 삶을 쏟아 부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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