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가 주관한 '목회자, 세상을 만나다' 중 '동화로 만나는 세상’이 지난 13일(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 상임의장 박승렬 목사)가 한국사회의 모순과 과제에 대한 숙지와 성찰을 목적으로 ‘목회자, 세상과 만나다’ 강연을 개최했다.

강연은 ‘동화로 만나는 세상’, ‘언론으로 만나는 세상’, ‘여성의 눈으로 만나는 세상’, ‘사회적 영성으로 만나는 세상’으로, 그 중 첫 번째 강의 ‘동화로 만나는 세상’이 지난 13일(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열렸다.

강의를 맡은 김민웅 교수(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이 자리는 신학과 성서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왜 동화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가?, 왜 하필 동화인가?”라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예수의 비유, 그 자체만으로 주체적 성찰의 메시지가 된다.

그는 누가복음의 잃어버린 양 비유를 들어 “대화의 상대를 주체로 불러들어 이야기 현장 안에 있게 하는 것이 예수의 비유법”이라며 “양을 찾는 목자는 주님이 아닌, 바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찾는 것은 일반적인 것으로, 비유를 듣는 상대방도 이 목자의 행동에 동의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비유는 단순히 양을 찾는 교훈을 넘어, 앞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한 예수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 자들에게 전한 메시지”라고 전했다. 

또 “이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에게 ‘잃어버린 양도 이렇게 찾아 기뻐하는데,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너도 그렇게 할 거야’라는 의식도 심어준다”며 “이렇듯 예수의 비유는 주체적 사유를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예수의 비유는 그 자체로서 큰 의미가 있는데, 그것을 전달하는 목회자들이 축소 해석하거나 이미 익숙해진 방법으로 해석해 영향력 없는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다”며 “이미 이야기 안에 있지만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것은 동화읽기를 통해서도 훈련될 수 있다”고 전했다.

▲ 강연을 진행 중인 김민웅 교수(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에큐메니안

이야기, 늘 새로움으로 대해야

김 교수는 그의 책 <동화독법>의 저술배경을 말하며 “칼럼을 비롯한 글을 쓸 때와 달리, 설교 작성은 늘 힘이 들었다”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대하며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렸을 적 충격적으로 들었던 동화가 시간이 지나 생명력을 잃은 이유도 익숙함이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이야기에 질문 하나를 던지므로 문제의식과 긴장감을 갖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치기 소년’을 들며 먼저 이야기의 전체의 흐름을 생각하고, 그 안에서 질문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중요한 것은 소년의 거짓말에 집으로 돌아간 마을사람들의 행동”이라며 “정상적이라면 거짓말을 질타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양을 지킬 대책 마련으로 행동을 해야 한다”라고 거짓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양이 당하는 것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렇듯 양치기 소년은 시민사회가 모여야 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그 의미와 강조가 커질 수 있지만, 우리의 익숙함이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로 전락시켰다”며 “성서의 이야기도 건드리면 더 큰 의미를 지닌 이야기가 많다. 너무 온순하게만 접근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정직하게 성서를 대할 것을 조언했다.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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