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의 하나님은 먼지에 쌓여있다.
고물차들이 쏟아내는 매연으로 코를 막고 있다.
거리에 나가려면 방독 마스크를 써야 한다.
먼지 알러지로 날마다 콧물을 흘리고 있다.

코리아의 하나님은 짙은 안개에 쌓여있다.
역사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향해 살아가는지?
짙은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아메리카의 하나님은 달러에 쌓여있다.
청교도와 프런티어 정신은 사라지고
자유를 향한 추구는 끝이 나버렸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차이나의 하나님은 공장을 돌리느라 바쁘시다.
죽을지 살지 모르고
독한 가스를 품어대며
퇴물을 따라가기에 정신이 없다.

일본의 하나님은 방사능에 쌓여있다.
먹을 것은 사라지고
지구의 심연은 녹아내리며
세슘에 젖은 땅이 허물어지고 있다.

아랍의 하나님은 전쟁에 바쁘시다.
칼이냐? 코란이냐?
억눌린 제국을
거룩한 투쟁으로 일으켜야 한다.

우리는 그 옆에서
같이 죽어가고 있다.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의 터전을 망치며
어머니의 자궁을 파먹고 있다.

다시 오신다 약속하신 예수는 오실 곳이 없다.
다 오염되어 죽어가는 땅에 발 디딜 곳이 없다.
하늘만 쳐다보지 말라고 하셨는데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하늘 밖에 없다.

<필자 소개> 윤종수  한신대, 동 대학원 졸업. San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D.Min)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소속 네팔 선교동역자.

윤종수 목사  himalmiss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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