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문제 출제 방식 때문에 여러 말들이 있습니다. 문제 은행 풀을 만들어 거기서 검증된 문제를 내야지 이번과 같은 오류가 없다는 게 주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방법은 문제의 오류를 잡는 데는 유용하겠지만 교육의 근본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고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ducate는 'e(밖으로)＋duc(인도하다)＋ate(…시키다) → (아이의 능력을) 이끌어내다'는 라틴어 어원에서 출발합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교육이라는 말입니다.
그에 반해, banking 교육은 은행의 돈을 적금하듯이, 집어넣는 교육입니다.

우리 한국의 교육은 무엇일까요? banking?  educate?
아마도 ‘뱅킹 교육’이라면, 선생님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아무래도 수동적으로 받아먹어야 할 것이고요.
만약, 이끌어 내는 ‘에듀케이트 교육’ 방법이라면... 물론 여전히 선생님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그 아이가 가진 능력을 잘 살펴서 자극을 주고, 아이 스스로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열게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에듀케이트 방법은 학생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집니다. 수동적으로 집어 넣어주는 것을 받아먹는 게 아니라, 자기라는 주체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자기가 결정하는 자존감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광고가 박웅선씨 말대로,  “네 안에 무엇이 있는지가 궁금하다.”입니다.
뱅킹 교육의 효과는 학생이 교사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교사가 아는 것을 학생에게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에듀케이트 방법은 교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학생으로부터 이끌어 내기 때문에 무한하며 창의적일 수 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모습을 보고 조벽 교수는 그의 인재혁명에서 말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우리 어른들은 선생님이 질문하고 학생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에 손을 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의 가능성이 있으려면, 아이들이 답을 알기에 손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있어서 손을 드는 모습이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생님이 묻고 학생이 답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만 교육이 진행된다면 학생은 선생님을 넘어설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늘 어른들은 묻고 우리 학생들은 대답을 합니다.
부모님들은 묻습니다. 숙제했어? 공부는 했니? 뭐 하다가 늦었니? 돈은 어디다 썼니? 그 친구는 공부는 잘하니? 부모님은 뭐 하시니?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하고 학생들은 답을 하지요. 사실상 시험문제도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이 답을 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늘 어른들이 질문을 하고 학생들이 답을 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적이고 리더십을 갖춘 아이들을 교육하기에 어려울 것입니다.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의 정형이 있을까요? 정석이 있을까요? 
우리 학생들 각자 안에 담겨진 가장 소중한 능력과 가치, 바로 그것을 보고 선생님들은 그걸 끄집어 내주시려고 애를 쓰는 교육, 그런 교육으로 언제쯤 전환이 될까요?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자기 능력, 자기 가치를 발견하는 멋진 교육의 만남...
그것을 꿈꾸어 봅니다.

이원표 목사(수원영생고등학교 교목)  lwp4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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