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3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한미FTA 1차 협상 저지를 위한 총력결의대회’를 마치고 종각까지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 이철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이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방미원정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3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한미FTA 1차 협상 저지를 위한 총력결의대회’를 열어 투쟁결의를 다지고, 대국민 선전활동을 벌이며 종각까지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광화문 열린 시민공원에서 2차 협상 종료일인 7월 14일까지 천막농성도 진행한다.

이들은 특히 미국이 이번 1차 협상 협정문초안에서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한 내국민 대우, 특소세 등 국내 자동차 관련 세제 개편, 법 제·개정에 앞선 입법 예고기간 60일로 연장 등을 요구한데 대해 ‘농산물·의료·물·문화·자연 등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미 노예계약’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의 협상태도, 싹이 노랗다

▲ 참가자들이 손을 맞잡으며 각계각층이 연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저지할 것을 결의했다. ⓒ 이철우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미국의 1차 협상 협정문 초안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공공부문은 물론 제조부문까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정신 나간 자들에게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며 “나라 주권을 미국에 넘겨주려하는 노무현 정권에 맞서 80만 조합원, 1500만 노동자, 4000만 민중이 나라를 구하는 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다함께 회원들의 행렬.          ⓒ 이철우 기자

방미원정시위에 참여하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지방선거 기간에 수많은 노동자 농민들을 만나 비정규직 문제, 농업문제에 대한 절박한 호소를 들었다”며 “이번 방미 중 미국 노동·시민사회단체, 하원의원 등 미국의 양심세력들과 연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은 또 한국 측 협상 초안이 협상 후 보고 형식임을 거론하며, “굴욕스런 협상 진행을 보고도 국회의원들이 문제제기조차 않는 것은 문제”라며 “한국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임하는 협상태도는 시작부터 싹이 노랗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협정,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

▲ 청년학생들이 만장을 들어 시가행진 앞장에 섰다.       ⓒ 이철우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미국노동자들은 94년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 NAFTA)에서 노동권 보장을 전제로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고용불안 등을 조장하는 나프타식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허영구 부위원장은 “미국의 노동자들조차 ‘자유무역협정이 미국의 국익이 될지는 몰라도 노동자 서민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자본가의 이익만을 위해 진행하는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해 한미 노동자들이 연대해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시민공원에서 천막농성 투쟁선포식을 진행했다.        ⓒ 이철우

허영구 부위원장은 방미원정시위 선발대로 미국을 다녀온 바 있으며, 이번 방미원정시위에서는 추가 비자신청이 거부되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미국 측 미국노총 산별회의와 승리혁신 동맹 등은 이번 방미원정시위기간에 한미 자유무역저지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총련, 다함께 등 1,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종각까지 시가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 열린 시민공원 천막농성 투쟁 선포식과 동아일보사 앞에서 진행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한편 강기갑 의원 등은 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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