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6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제16회 장공기념강연회'가 열렸다. ⓒ에큐메니안

“우리가 열심히 심고 물주고 정성껏 가꿀 때에 하나님이 자라나게 하고 평화의 꽃을 피워주며 통일의 열매를 맺게 해 주실 것을 믿는다. 우리 모두 피스메이커가 되어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이룩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장공 탄신 112주년을 맞아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 사업회에서 개최한 제16회 장공기념강연회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이 한 말이다. 17일 오후6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강연회는 연규홍 교수(한신대 신학대학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로, 통일원 차관으로 남북협상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등을 채택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1995년 아태평화재단 사무총장으로 김대중 이사장과 인연을 맺게 되어 ‘김대중 3단계 통일론’을 완성하는데 기여한 임동원 장로는 2000년 대통령 특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 '국제질서의 변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에큐메니안

강연회 강사로 초청된 임 장로는 평화와 통일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 갈등하게 되는 원인 중의 하나가 객관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결핍 내지 왜곡에 기인한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전 장관은 평화와 통일의 길에서 그 동안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현재 어디에 와 있는지,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형성의 전환기 정세를 살펴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발제문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는 “탈냉전의 새로운 남북관계 모색의 신호탄이 된 것은 1988년 7.7대통령 특별선언이었고 이때부터 냉전의 종언을 고하며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는 결국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이라고 불린 포용정책의 효시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남북합의서가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고 8년이 지난 2000년에서야 6.15공동선을 통해 이루어진 것을 매우 안타깝게 여겼다. 그리고 그러한 배경에는 주변나라의 이해관계가 큰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임 장로는 “역사에 만일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당시 부시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핵 문제도 없었을 것이고, 남북관의 관계도 대단한 발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장공 김재준 목사의 어록과 사진들을 보는 순서가 있었다. ⓒ에큐메니안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로마서 12장 17-21절의 말씀을 중심으로 펼쳐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경구절의 메시지는 네 가지인데, 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고 화해하고, 원수가 굶주리면 먹을 것을 주며 원수를 사랑하고 도와주고 협력하며, 악을 앞으로 갚지 아니하고 선으로 악을 이김으로써 원수를 새사람으로 변화시키며, 모든 사람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라는 것이다. 이 근거에 따라 햇볕정책이 펼쳐졌으며, 중요한 키워드는 “화해 협력 변화 평화”였음을 강조했다.

향후 남북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임 장로는 중국 대만과의 관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만은 14년간 내전과 오랜 적대관계로 군사적 대결태세를 유지해온 공산당 정부와 국민당 정부가 연합과 협력의 지경학적 접근으로 경제와 상호의존도를 높여가면서 법적 통일은 안 되었지만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상황을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남과북도 상호의존도를 높여가고 경제교류와 협력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과정을 이루어 점차적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 특송을 하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회. ⓒ에큐메니안

마지막으로 임 장로는 김재준 목사님을 생각하며 오늘의 현실에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무엇일까에 대해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남북 대결과 갈등을 부추겼던 과오를 반성하고 우리 마음속의 장벽을 허물고 소통과 일치로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며 평화와 통일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평화와 통일은 용서와 화해, 사랑과 나눔을 통해 북한 동포들의 마음을 얻어가는 과정이기에 화해와 교류 인도적 지원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 셋째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연자로 나선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왼쪽)과 강연회에 참석한 김상근 목사(오른쪽). ⓒ에큐메니안

▲ 강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단체사진. ⓒ에큐메니안

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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