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 13일 시작한 ‘최시중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촉구서명’(서명하기) 16일 목표치 3만 명을 넘어 3만6천여명이 동참했다. ㅣ 이철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방송통신 정책을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시중 씨를 내정한데 이어 대통령 후보시절 특보들을 줄줄이 ‘낙하산 인사’로 임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특보 출신 이몽룡 씨를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임명했으며, 구본홍 씨(방송특보)를 YTN 사장에, 역시 방송특보 출신 정국론 씨를 아리랑TV 사장에 임명했다.

또한 13일에는 언론특보단장이던 양휘부 씨를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에 임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명박 후보 시절 특보임과 동시에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이라는 것이다.

언론학자 124명 “언론장악, 실정 호도하려해”

이러한 움직임에 네티즌과 시민단체가 ‘최시중 탄핵서명’, ‘KBS·MBC 민영화반대’ 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언론학자들도 나섰다.

장낙인(우석대)·채백(부산대)·강준만(전북대)·정연우(세명대) 교수 등 언론학자 124명은 16일, ‘언론 공공성 수호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국가경영 철학과 독선이 미디어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언론장악으로 실정을 호도하려는 행태에 강한 경고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엽관제(공무원 임면을 당파성 등으로 결정하는 관행)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과 언론계 인사 철회 ▲공영방송 장악 음모 철회 ▲자본 편향 언론정책 철회 ▲여론 다양성 확대를 위한 언론정책 마련 ▲국민의 평화로운 집회·시유 자유보장을 촉구했다.

장낙인 “미디어 역할, 다양한 가치 유통”

장낙인 교수(우석대 신문방송학과)는 이날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 “민주주의 핵심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다원주의”이며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유통시키는 것이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이라 강조했다.

“정부는 언론 공공성을 위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촛불집회가 ‘KBS·MBC의 괴담수준 보도 때문’이라는 식의 논리를 펴서는 안 되는 겁니다.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합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한나라당이 미디어특위를 구성, 이를 바탕으로 신문방송겸영, KBS·MBC 민영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것이 현실이 되어 특정자본의 미디어가 형성되면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 감사와 정영주 사장 소환 조사 등에 대해서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정연주 사퇴 강요 발언 등을 거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 상황은 예산으로 KBS를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문순 “언론사 사장 자리, 전리품으로 아나?”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전 MBC사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인사쇄신을 말하면서 한편으로 특보인사, 낙하산 인사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언론사 사장 자리를 전리품으로 여기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며 “정치 공정성을 유지해야할 자리에 특정정당 당원들이 사장으로 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 주장했다.

“정치인이 방송사 사장으로 가는 것은 박정희·전두환 시절처럼 방송을 정권 나팔수로 부리던 시절 얘기입니다. MBC 사장을 하다 정치인이 된 제가 민주당이 집권했다고 다시 MBC 사장이나 언론사로 가도 되겠습니까? 이건 안 되는 일입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전국 46개 언론·시민단체가 구성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이 13일 시작한 ‘최시중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촉구서명’은 16일 이미 목표치 3만 명을 넘어 3만6천여명이 동참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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