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습적 전통에 도전하는 사람들

초등학생들의 시험 답안입니다. “옆집 아주머니께서 사과를 주셨습니다. 뭐라고 인사해야 할까요?” <뭐 이런 걸 다> “부모님은 우리를 왜 사랑하실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불행한 일이 거듭 겹침이란 뜻의 사자성어는?” <설(사)가(또)> 어떻게 보면 황당하지만, 때 묻지 않은 어린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이나 열린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회와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사고와 상상의 영역이 좁아집니다. 어떤 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을 찾기 위해서 애쓰다보면,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의 사고가 어느덧 규정된 틀에 갇혀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미 습득된 생각은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삶의 지혜나 가르침은 더더욱 바꿀 수 없습니다.

보통 체세포의 평균수명이 25-30일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나인가요? 과거에 나를 이루고 있던 세포들은 이미 죽어 없어지고 지금의 나는 세포 속 디엔에이만 같을 뿐이지, 전혀 새로운 세포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나는 내가 아닌 것입니다. 또한 우리 몸의 각 세포들의 수명은 다 다르다고 합니다. 백혈구는 48시간, 위장세포는 2시간 30분, 적혈구는 120일, 그리고 뇌세포는 무려 60년의 수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쉽사리 변화하지 않는 뇌세포의 성질 때문인지 사고의 전환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틀을 깨뜨린 사람들, 인습적인 지혜나 관습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당시에는 미치거나 돈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당대엔 쓸데없는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무시당했지만 결국은 자유로운 생각의 인물이 세상을 움직여온 사례는 많습니다. 역사에서 남다른 시각에서 고정관념이나 기득권에 이의를 제기해온 아웃사이더(?)들이 실생활에서 과학적 성과나 사회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결국 ‘사고의 전환’을 가능케 한 선구자였습니다.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세례자 요한

성서에 등장하는 많은 예언자들도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사회적 흐름을 멈추고 돌아설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나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선구자로서 ‘오실 그이’를 예고하는 몫을 감당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서에서는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예수님의 사상적 기반을 형성했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은, 젊은 시절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 일파에 속해 있었거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악의 세계를 심판하실 하나님의 도래를 선포한 묵시적 종말론적 사상가이자 예언자였습니다. 그리고 이 예언자는 요단강 동편의 광야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마가복음은 “온 유대 사람들과 예루살렘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들었다고 전합니다(1:5).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제자 공동체와 따르던 무리를 기반으로 하여(마태 3:5 / 누가 3:5; 마태 11:8 / 누가 7:24-26) 적대자들에게 공격적인 선포(마가 6:17-18 / 누가 3:19 / 마태 14:3-4; 누가 3:10-4; 마가 11:27-33; 6:19; 요한 1:19)를 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선구자 역할을 했을까요?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선포한 것은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입니다(4절). 이것은 지금 우리가 듣기에는 당연할 수도 있고, 그러려니 하면서 쉽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유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사고의 전환’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선포를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죄 용서”와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례”와 관련된 것입니다.

성전과 제사장의 특권인 죄 용서

먼저 세례자 요한이 “죄를 용서받게 하는” 일, 죄를 씻게 하는 일을 했다는 것은 유대 지배자의 한 축이었던 제사장들의 권위에 도전하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관점에서 죄 용서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 필요했습니까? 그 죄가 개인적이든 공적이든, 사람에 대한 것이든 하느님에 대한 것이든, 죄의 용서를 위해서는 성전과 제사장을 통해서만 가능했습니다.
레위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의 계약을 이어갈 수 있는 공동체가 되는 방법인 제사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번제(燔祭, Burnt Offering; ‘올라’), 소제(素祭, Cereal/Grain Offering; ‘미느하’), 화목제(和睦祭, Peace/Fellowship Offering; ‘제바흐 슐라밈’), 속죄제(贖罪祭, Sin Offering; ‘핫타아트’), 속건제(Guilt/Trespass Offering; ‘아샴’)입니다. 그 중에서 사람이나 하느님께 대한 죄의 용서와 관련된 것은 번제, 속죄제와 속건제입니다.

번제는 전반적인 속죄를 위하는 제사요, 온전한 헌신을 다짐하는 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번제는 그 제물의 내용에 따라 세 가지가 있는데, 소의 번제(1:3-9)와 양이나 염소의 번제(1:10-13), 그리고 비둘기의 번제(1:14-17)입니다. 물론 이러한 구분은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재물의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평균의 원칙에 기인한 것입니다. 제물을 바치는 자는 제물의 머리에 안수함으로써(4절) 자신의 죄를 고백함과 동시에(16:21) 그 제물이 자신의 죄를 대신하여 죽을 것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자신의 죄를 희생 제물에게 전가(轉嫁)하는 행동입니다. 제사장은 받은 제물을 단 위에 놓고 모든 것들을 불살라 하느님이 받도록 합니다.
속죄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부지중에) 야훼의 계명을 위반했을 경우에 그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드리는 제사입니다(4:1-5:13). 고의로 또는 일부러 지은 죄는 제사를 통해서도 사함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민 15:22-31), 속죄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속죄제를 위한 제물에는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소나 염소 또는 비둘기나 곡식 가루 등이 있으며, 하나님께 드리고 남은 것을 제사장의 몫입니다.

속건제는 하나님(5:15-19)과 사람(6:1-7)에게 잘못한 일이 있을 경우에 드리는 제사입니다(5:14-6:7). 속건제는 범죄 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에게 보상할 것을 요구합니다. 속죄제가 하나님께 대한 죄에 더 많이 치중하고 있다면, 속건제는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위반 행위를 더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보상의 법칙이다. 레위기 6:1-7은 만일에 이웃에게 잘못하여 물질적인 손해를 입혔을 경우에는 반드시 피해액의 오분지 일을 더해 보상할 것을 명하고 있다.

성전체제에 도전하는 요한의 세례

유대인으로서 사회적 삶을 유지하려면 희생제사는 꼭 필요한 연례행사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전과 제사장이 사람과 하느님 사이에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필요한 일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토록 중요한 성전체제와 제사장들의 부패와 타락, 그리고 횡포는 예수님 당시에 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그들은 대제사장직을 비롯한 성전체제의 요직들을 매관매직하였고, 따라서 대제사장의 정통성도 결여되었습니다. 더욱이 그들의 부도덕한 행위와 대지주로서의 잔혹한 농민 착취는 성전체제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습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희생제사를 드릴 수 없었기 때문에 죄를 용서받을 수 없었고, 따라서 성전을 통한 죄 용서라는 종교적 절차에 의한 죄인의 굴레를 벗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죄 용서를 위한 희생제사는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가 해결해야 하는 가난, 사회의 생산과 분배관계에서의 파행으로 초래된 가난을 종교적 불경의 탓으로 치부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례자 요한이 죄 용서를 위한 세례를 선포하고 행했다는 것은 기존 성전체제와 제사장들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는 공공연한 상징적 행위였습니다. 죄 용서를 위한 방법이 성전에서 희생제물을 드리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있다고 선포하는 것은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에게, 죄의 굴레를 씌운 체제에 반항하고 도전하지만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적 사고를 거부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복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죄 용서를 위한 세례”를 선포함으로써 당시의 성전 지배자들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들에 의해서 규정된 죄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민중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 것입니다. 그것은 법이라는 힘으로 지배자로서의 권력을 유지해온 사람들이나 그 권력에 주눅 들어 숨죽여온 사람들의 전통적 사고를 흔들어 놓는 일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고의 전환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하느님의 백성으로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열어 놓았습니다.

유대인의 혈통적 선민의식에 도전한 요한의 세례

세례자 요한이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일이 사고의 획기적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세례에 대한 것입니다. 세례는 여러 가지 액체에 의하여 불결함을 씻고 깨끗케 하는 의미로 이집트 종교, 이시스 예배나 여러 밀의종교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물은 생명을 상징하므로 물에 빠지는 것은 생명이 다시 소생하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물에 빠진 자는 신과 연결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신성을 부여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세례가 구약과 유대인들에게는 단지 정결을 위한 용어로 사용되었고(레위 15:5,8,13,16; 16:26,28), 죄 용서와는 무관하였습니다. 따라서 결단이나 새로운 삶을 위한 세례가 유대인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미 혈통적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례가 필요하다면 혈통적으로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뿐이었습니다.

개종자들은 세례 이후에 새로운 지위에 놓이게 됨으로써 율법을 지켜야 했습니다. 개종자가 유대교의 신앙에 들어가기 위한 세 가지 필요한 요소는 할례와 세례, 그리고 희생제물의 봉헌이었습니다. 세례가 비유대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할례’와 더불어 치러야 하는 외형적 의식이었습니다. 선민임을 몸에 구체적인 표지로 남기는 것이 할례라면, 세례는 이전의 이방적 존재의 ‘죽음’ 혹은 더러운 것의 ‘씻음’과 관련되었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이 비유대인의 개종 의식이었던 세례를 ‘모든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실행했습니다(5절, “온 유대 지방 사람들과 온 예루살렘 주민들”). 여기다가 그의 메시지는 ‘회개’였는데, 세례와 결부된 회개는 비유대인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기로 결심한다는 상황적 함의를 갖게 됩니다. 곧 세례와 회개의 결합은 비유대인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일어나는 사건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모든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선포는 혈통적 유대인이 참 유대인이 아니라는, 또 현 상태의 유대인은 참 유대인이 아니라는 전제를 깔지 않고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실행한 것은 유대인들의 혈통적 자부심과 선민의식에 도전하고 비판하는 것이었고, 그것을 스스로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눈에는 당대의 ‘오염된 유대인’은 더 이상 선민 유대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이방인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필요한 그 세례와 회개가 지금 필요한 사람들일 뿐이었습니다.

회개는 하느님께 돌아가는 방향전환

세례자 요한의 선포는 민중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동시에 지배자들에게는 의혹의 눈길과 탄압을 받았습니다. 유대의 종교적 지배자이면서 정치적 지배자였던 제사장들은 자신들이 ‘이방인’처럼 부정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자신들의 지배가 제국주의 세력과의 결탁에서 온 것이었기 때문에 세례자 요한을 죽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죄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온 유대인들에게 선포하고 실행한 것은 당시의 전통적 사고를 전환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세례의 대상을 온 유대인에게 확대시킴으로써 혈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혈통에 의해서 권력과 권위를 유지하는 전통을 깨뜨렸습니다. 또한 유대교에서 죄의 용서는 오직 제사장과 성전을 통한 희생제사로 가능했었는데, 물로 씻기만 하면 죄의 용서가 가능할 수 있게 한 것은 제사장과 성전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며, 민중들의 죄의식으로 움츠러든 존재를 해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은 역사를 변화시켰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예수님의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죄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는 혁명적인 의식의 전환이었습니다. 그것은 회개가 “전향, 전환”을 의미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μετάνοια]는 “회개, 개혁, 과정에 대한 개혁”을 뜻하고 자기 마음이나 목적을 바꾸는 것입니다. 구약의 예언서에서 회개는 בוּשׁ(돌아서다)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나쁜 길에 빠진 후에 되돌아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하느님의 말씀과 약속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고와 행동의 전환, 돌아섬이 회개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회개는 이 현실을 하느님이 계시는 곳으로 받아들이라는 요구입니다. 회개(metanoia)는 하느님께로 방향을 돌린다는 뜻인데, 이는 곧 ‘하느님의 방향’으로 우리의 의식을 돌리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이 선포한 회개는 인간과 그 현실, 나아가 자연과 우주로 마음을 움직여 돌아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돌아섬은 하느님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며, 하느님과 일치하는 가운데 인류 안에서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는 일이 실행됨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도덕적 성찰과 뉘우침의 요구가 아니라, 천국과 지옥, 이웃과 원수, 성과 속 등 이원화된 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돌아서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원수에게서, 속에서, 심지어는 지옥에서도 하느님을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회개는 궁극적으로 현실로의 돌아섬, 가난한 이들에게로의 돌아섬, 굶주린 이들에게로의 돌아섬에서 가능합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에게 ‘하느님께로 돌아섬’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우리 의식의 전환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우리는, 나는 우리 사회는, 이 세계는 어딘가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서로 빨리 가려고 하며, 다른 이들은 오지 못하게 하려고 하면서 달려갑니다. 그 어딘가는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닌데, 그곳은 하느님의 방향과 점점 멀어지는 곳임을 알면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잠을 자다가 가위 눌려서 허우적거리는 모양과 같습니다. 지금 우리의 그 어딘가는 무엇입니까? 부, 명예, 성공 ...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모든 것은 “생명과 평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모든 생명들이 하느님 앞에서 누려야 할 평화를 향해서 돌아서는 것입니다. 우리 삶과 의식은 다양한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하느님을 향하고 있고 부분적으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 돌아섬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의식의 전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때는 공기처럼 내 주위에서 언제나 대기하고 있습니다. 돌아섬의 때를 발견하기 바랍니다. 그 때는 나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때입니다. 돌아섬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은 하느님을 향해 혁명적으로 전환 될 것입니다.

이해인 님의 시 “당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 세례자 요한께” 일부를 들으며 묵상하겠습니다.

진리와 정의 / 자유와 평화가 승리하지 못해
오늘도 많은 이들이 울고 있는 / 이 시대의 어둠이 깊어 갈수록
더 가까이 들려오는 / 세례자 요한의 목쉰 소리

'회개하라' / '주의 길을 닦으라'
거듭 외치는 그 목소리에 / 우리는 저마다 귀를 세우고
겨울바람이 신음하는 / 황량한 들판을 바라봅니다

온 세상을 길이신 예수로 가득 채우고자 / 길을 고르게 하라고 외치는
당신의 음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 두려움에 보채는 마음들을 보십시오

길을 닦고 고르지 못한 부끄러움에 / 자꾸만 움츠러드는 마음들을
희망으로 일으켜 세워 주십시오

시대의 어둠만 탓하고 / 자신의 어둠은 탓하지 않는 우리의 우매함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이병일 위원  dotorikey@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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