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 힘은 진리를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Getty Images

재림(종말)과 관련하여 해석되고 있는 구절이다(마 24:43-44, 눅 12:39-40). 재림(파루시아)의 의미는 부활, 승천하신 예수가 이 땅에 다시 오심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개념이 사라진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속사람(참나)과 하나 됨’(깨달음)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한 분이신 그리스도는 ’만유의 주‘이며(Christ is all), 태어남과 죽음, 가는 것과 오는 것이 없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불거불래(不去不來)한 진리요 생명이다(中論, 요 14:6)

바울은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다’(갈 2:20)고 하여 삶의 주체가 그리스도(참나)가 되었다고 한다. 모양이 없는 그리스도(참나)는 각자 안에서 이미 초월 내재적 신(神)으로 임하여 계시므로 깨닫기만 하면 된다. ‘물질은 없으며 오직 그리스도 뿐이다’고 하는 하나의 진리를 현대 물리학은 ‘물질은 에너지의 파동이다’(All is energy)로서 증명하고 있다. 물질뿐만 아니라 허공 역시 끝없이 에너지 모형을 생성시키고 소멸시키면서 우주적 무도(舞蹈)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에 충만한 그리스도(참나)를 깨닫고자 하는 사람(집주인)이 도적인 이원성(ego)의 탐욕, 불평, 두려움 등이 생기려 하면 깨어 일어나서 도둑이 오기 전에 방비를 시작하여야 한다. 집 주인의 소유물인 그리스도(참나)로 새롭게 태어난 바울은 “내가 사는 것은 그리스도이다”(빌 1:21)고, 또한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시니라’(골 3:11)고 하였다. 그는 시공간을 초월한 그리스도(참나)를 개별적인 인간이 아닌 보편적인 진리요 생명으로 보았다(요 14:6).

허상인 번뇌(ego)의 소멸을 통하여 소유물(참나)을 훔치지 못하게 하면, 하나의 실상인 천국에 대한 올바른 믿음의 힘이 강하게 된다. 하나(One)의 강한 힘 으로 무장된  집주인(참나)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원성의 이 세계’(ego)가 실재하는 것으로 믿는 환상(幻想)을 소멸한다. 그는 진리와 하나(One) 되어 내면의 그리스도(참나)를 자각하고, ‘자신이 본래 신(참나)이라는 것’(本來是佛, 요 10:34)을 체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주자(朱子)는 “깨어 있으면 진리(참나)가 항상 밝아서 인욕(人慾, 비양심)의 어둠이 억제되어 사라질 것이다”(朱子語類)라고 하였다.

곡식이 익었을 때 추수를 한다는 것은 멈추지 않는 믿음, 헌신, 명상 등의 수행으로 진리(참나) 깨달음을 성취하여 분별이 사라진 천국의 환희를 체험하는 경지이다(頓悟漸修). 신의 은총으로 중보자(중개인)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의 추구만이 내면의 진리(참나) 깨달음을 가능하게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생명(그리스도)이 구원되는 것은 외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의 본질(아르케)이 예수처럼 ‘신의 자녀’(참나)이기 때문이다(골 3:4, 요 15:27). 인간 생명의 존귀함과 완전함도 보편적 참나(神)에 있는 것이므로, 모든 종교의 바탕(뿌리)은 하나이다.

따라서 모두가 근본적으로 하나이다(All is One, 요 17:21). 일체존재가 하나의 생명(순수 에너지)자리로부터 조건(인연)에 따라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바로 하나님이고 부처님이다(佛身充滿於法界, 롬 11:36). 우리는 이미 영생의 자리인 진리와 하나이다(本來是佛, 요 10:30). 하나(One)의 강한 힘으로 무장하여 ‘육체가 곧 나’라고 하는 분별하는 자기 목숨(거짓 나)을 소멸하면, 무분별한 내면의 생명(참나)을 찾게 되는 천국의 구원을 이룬다(막 8:35).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고 하신 예수의 말씀처럼 온 우주에 충만한 하나의 진리(참나)를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면 참다운 자유도, 참다운 행복도 없다. ‘진리를 깨닫는 자, 즉 추수하는 자’가 될 때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하는 기독교적 삶의 극치인 진정한 기도를 하게 된다.

구자만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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