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 출범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가 40주년을 맞아 감사예배를 드리고 정의와 평화를 향한 변함없는 발걸음을 다짐했다. ⓒ장성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10월 31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감사예배를 드리고, 한국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향한 굳건한 의지를 표명했다. 40년의 역사를 회고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이 자리에는 목정평 회원들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전했다.

강은숙 상임의장은 초대의 인사에서 “40년 전 군부독재보다 더한 검찰독재를 마주하고 있다.”며 “오늘의 예배는 40년 전 목정평을 일으켜주신 하나님의 뜻을 다시 되새기며 참여와 다짐을 주님께 드리는 예배”라고 언급했다. 그는 “목정평의 소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기에 하나님의 공의가 이 땅에 실현되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뜨거운 기도 이어져… “한반도 평화, 창조세계 회복, 정의로운 사회 실현” 염원

예배는 각 분야의 문제에 대한 기도로 이어졌다. 박규용 평화통일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파괴하는 세력들과 맘몬 숭배의 교회들을 거두어 달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홍덕진 기후정의위원장은 ‘창조세계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경제 발전의 탐욕이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참회했다.

계속해서 이천우 목사는 사회적 불평등과 안전망의 부재로 희생된 이들의 고통을 기억하며 기도했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아픔을 언급한 이 목사는 “기업과 정부의 무책임으로 인해 발생한 비극을 바로잡아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도했다. 정태효 29회기 상임회장은 “교회가 영적, 도덕적, 사회적 거룩성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공의가 이 땅에 넘쳐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기원하며, 교회의 거룩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다윗의 죄 책망했던 나단처럼… 목정평, 예언자적 사명 감당해야”

▲ 김순길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40주년 감사예배에 축사를 맡아 그간의 연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성호

이어 박덕신 목사와 장수연 목사는 이사야 9:7을 본문으로 “공평과 정의의 나라로 이끄소서”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박덕신 목사는 “다윗의 죄를 책망했던 선지자 나단처럼, 목정평이 오늘날 불의한 권력에 맞서 용기 있게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용산의 대통령이 권력을 사사롭게 쓰며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고 있다.”며, “목정평은 세례자 요한처럼 진리를 외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수연 목사는 “세상에는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고난받는 종의 리더십을 생각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스기야가 이사야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듯이, 이 시대에도 곳곳에서 이사야처럼 옳은 목소리를 내고,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목정평 40주년 10대 선언… “한반도 평화, 사회 정의, 교회 개혁”

이날 예배에서 목정평은 “40주년 고백 선언문”을 낭독하며 1984년부터 이어 온 신앙과 역사적 현실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목정평은 “오늘, 다시 한번 정의, 평화, 생명의 길을 따라 나아갈 것을 다짐하며” 10가지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 한반도 평화 실현, ▲ 창조 세계 보존, ▲ 사회 정의 실현, ▲ 역사적 잘못에 대한 참회, ▲ 진실과 투명성 요구, ▲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 ▲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연대, ▲ 분열된 사회 속 화해 추구, ▲ 교회 개혁, ▲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신앙 실천 등 목정평의 핵심 가치와 실천 과제가 담겼다.

“40년 방황 이후 가나안 땅 도착했듯… 긍지 갖고 계속 전진”

2부 순서에서는 목정평 젊은 목회자 좌담회 영상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젊은 목회자들은 “목정평의 구호가 젊은 세대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목정평이 무엇을 하는지 젊은이들이 모른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또한 “목정평이 청년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이해하고 섬기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 특히 이날 감사예배에서는 목정평 젊은 목회자들이 소통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성호

또한 격려사 순서에서 나핵집 18회기 상임회장, 이근복 23회기 상임회장, 김영주 4회기 총무(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는 목정평이 걸어온 투쟁의 길을 회고하며, 앞으로도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해 연대의 끈을 놓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들은 “40주년을 맞은 목정평에게 새로운 할 일들이 주어질 것이며, 이제까지 연대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연대의 끈을 늦추지 말고 투쟁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40년 방황 후 가나안 땅에 도착했듯이, 목정평도 험난한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며, 이는 곧 목회자들의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는 길”이라며 목정평의 사명을 되새겼다.

정금교 목사는 이날 행사에서 목정평의 40주년 자료집을 봉헌했다. 정 목사는 목정평 40주년 자료집에 대해 “선배 목사들의 삶과 사랑, 절망의 기록”이라며 “목회자 운동이 어려운 시기에 다시 한번 삶과 사람, 역사에 대한 사랑을 되묻는 자료”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사랑하기 때문에 절망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 자료집은 절망의 기록이고 절망의 역사”라고 말했다.

김순길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축사에서 “세월호 사건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들도 무죄 판결을 받아 고통스럽다.”며 “지금껏 40년 동안 어려운 길을 걸어왔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불합리한 정권에 맞서 함께 싸워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정의와 평화를 위한 목정평의 헌신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40주년을 맞은 목정평에 축하를 전했다.

목정평 40주년 감사예배는 지난 40년의 역사를 기념하고, 새로운 도약을 향한 의지를 다지는 뜻깊은 자리였다. 목정평은 앞으로도 정의와 평화,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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