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분별 못 하는 보수적 대형 교회 지도자들의 망령된 기획 집회

교계 소식에 의하면 2024년 10월 27일 주일날, 집회 명칭이 “10.27 한국 교회 200만 연합 예배 및 큰 기도회”를 서울 도심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보수 교단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강행한다고 전해온다. 이 소식을 듣고 솔직한 필자의 느낌은 “한국 보수교회가 모든 종교의 치명적인 2가지 유혹의 덫, 곧 속화(俗化)와 마성화(魔性化)에 결려 결국 망하는구나!”라는 탄식의 신음을 스스로 입막음할 수 없었다.

대회 명칭 자체가 조금도 진실된 명칭으로 와닿지 않는다. 집회 명칭 자체가 허황되고, “무조건 양적으로 큰 것, 사람 머릿수자 많은 곳, 연합회 집단 명칭 활용, 기도회라는 하나님과의 영혼 안에서 은밀한 영적 대화를 담보한다.”는 맹목적 확신으로 무장한 사이비 십자군단 지휘부의 의도적 작전기획임이 환히 보인다. 그들 지도층 중에, 그래도 종교학과 신학으로 박사학위까지 했다는 서울 순복음교회 현재 담임목사까지 끼어있다니 탄식과 절망감이 더 크다.

200만 명 모이는 큰 기도회라고 허풍 떤다. 100만 명만 모여도 광화문 앞 광장에서 서울역사 앞 광장까지 인파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기도회를 가진다? 모든 종교적 언어는 진실해야 하고 절제되어야 한다. 200만 명 모이는 큰 집회라면, 요즘 한국 교회 교회 예배 출석 총인원의 3분지 1이 참석한단 말인데 진심으로 한 말인가? 몇 주 전에 진보적 기독교계 인사 1,500여 명 연서명으로서 발표한 ‘윤 정권 조기 퇴진 촉구성명’에 맞서서, 200만 명이라는 사람 숫자를 명시하여 맞불 놓고, 교인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의도적 숫자 과시라고 느껴진다.

교회가 참된 십자가 보혈 신앙으로서 살아있을 때, 봄 계절에 새싹이 해마다 돋아나듯이 언제나 파릇파릇하고 싱그럽다. 포도나무 둥지에 연결되어 있어서 포도송이를 탐스럽게 영글게 한다. 그런데 교회가 굳어지고, 타성화되고 종교 단체가 되고, 세상의 권력과 돈맛을 알기 시작하면 타락하여 속화(俗化)된다. 기독교라는 종교 단체나 연합 기구가 살아계신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대신한다고 자기를 스스로 신격화하면서 마성적(魔性的) 성격마저 드러내 놓는다. 10월27일 보수적 기독교 특히 대형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이 속화와 마성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종교 개혁 정신이란 그것을 깨부수고 참된 순수 갈릴리 예수복음으로 환원하자는 운동이었던 것이다,

‘한국 교회 200만 연합 예배 및 큰 기도회’ 중심 주제와 집회 목적이 문제

집회 기획자들의 가려진 속셈이 어떻든 간에, 그래도 대회에 걸맞는 절실하고 시급한 기도 제목과 뜻모음의 표현이 너무 초라하고, 소승적 일거리를 내세운다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작가 한강 씨는 인터뷰도 사양하고 동네 마을 사람들아 자발적인 조촐한 축하 잔치까지 거절 사양하면서 우리 시대 깨어 있는 양심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세계 도처에서 지금도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축하 잔치는 무슨 잔치를 한단 말이에요?” 작가는 동시대 인간들과 생명들이 겪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연대하고, 조금이라도 그 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 “인간이 비록 연약한 존재일지라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있다.”고 작품을 통해 온 몸으로서 증언한다.

▲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번 10.27 광화문 기도회를 종교단체로 전락하눈 한국 보수 교단 교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에큐메니안DB

눈을 들어 지구 현실과 한국 현실을 볼 때, 인류문명이 존속할 것인가 멸망할 것인가의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현실은 케케묵은 19세기 국가지상주의 망령이 도처에서 횡행하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으로 젊은이들이 죽어가고, 최근엔 북한군이 러시아 용병으로 투입되어 남북 관계도 위험수위다. 살벌한 약육강식 정글 모습을 답습하여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당선되면 한국에 미군 주둔비 금년 담당 1조 5,000억 원의 몇 배를 더 요청하겠다고 떵떵거린다. 동네 시장 거리를 가보면 30% 정도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고 문을 닫았다. 젊은이들은 연애, 결혼, 아기출산, 전월세 주택마련 등에 엄두가 나지않아 앞날이 캄캄하다고 탄식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200만 성도 연합집회 기도회 주제가, 성소수자

격리, 이슬람교세 억압, 군사동맹 강화, 남북 화해 아닌 강대강 무력 충돌 지지, 검찰독재 권력 응원, 독단과 독선과 불통의 정권 비호 등에 치우쳐 있다면, 이 집회가 과연 신앙 집회인가? 차라리 솔직하게 현 정권 지속강화를 위한 보수 기독교 대중집회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종교 신앙에서 가장 나쁜 것은 위선, 신성모독, 그리고 동료 인간 고통에 둔감한 권력욕과 재물욕과 명예욕이다.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soombat19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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