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신앙의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가. ⓒGetty Images

이 구절만 따로 떼어 읽으면 많은 질문들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달려가서 그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게 되지만 그리 간단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이 구절은 7절부터 시작되는 문맥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그 안에 많은 내용들이 있어서 그 뼈대만 살펴보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문법적 구분을 따르면 그것은 1.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김, 2.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기 위함, 3. 바울: 믿음으로 ‘의롭게 됨’, 4. 앎과 5. 그의 죽음 본받음, 6. 부활에 이름,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바울이 목표로 하는 것은 2번입니다.

따라서 위의 구절에서 생략된 목적어는 2번의 내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8절 끝-9절 처음). 그가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고 버린 것이 이것 때문이니 그가 잡으려고 하는 것은 이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나머지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된다는 것에 대한 부연설명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4번입니다. 많은 경우 이것은 목적절 내지 그와 비슷한 것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목적어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6번은 미래의 희망이기 때문에 이 역시 얻고자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다 그 목적어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위의 구절을 어떻게 읽어야 할런지요? 그런데 4번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우리가 찾는 목적어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 그의 부활의 능력, 그의 고난에  ‘참여’가 아는 것의 내용입니다. 이것은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얻으려고 하는 것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앎의 결과 그리스도의 죽음을 본받아 그리스도처럼 죽는 것이고, 이때 그가 기대하는 것은 부활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죽음과 부활이 그가 얻으려는 것일까요?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것이 부활일 수는 없습니다. 부활은 그리스도를 본받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위해 지나는 또 다른 과정이라고 해야 됩니다.

그러면 앎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기에 목적절로 번역되고 위 구절을 오해할 수 있게 하는지요? 그것은 정관사소유격과 알다는 동사의 부정사 구문입니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있지만, 독립적인 것이냐 아니냐로 우선 크게 나눠집니다. 대부분 독립적인 것으로 보고 있어서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독립적이 아니라면 그것은 바로 앞에 있는 낱말 ‘믿음’과 관련될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은 믿음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믿음은 알고 그의 죽음까지 본받고 부활을 희망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다는 것은 믿음으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앎과 본받음과 희망을 내용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믿음은 믿는다는 말일 수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서약하는 일종의 계약과 같은 것입니다. 여기서 바울의 믿음 이해를 볼 수 있다면, 이는 뜻밖의 선물입니다. 그 믿음에 기반한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목표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붙잡으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목표는 도달했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바울은 위와 같이 말합니다. 믿음의 길에서 그 관계가 더 깊어지는 것이 우리가 현재 삶에서 바랄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의 죽음에 까지 본받는 삶은 앎을 바탕으로 하고 부활의 희망에 의해 촉진될 것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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