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eksandr Ivanov, 「Elijah and the Widow of Zarephath」 ⓒArt in the Christian Tradition, a project of the Vanderbilt Divinity Library, Nashville, Tenn. Original source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한 주간 나에게 어떤 일들이 다가왔는지, 나는 그 일들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또, 한 주간 나는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도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일과 관계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평안하지 못한 채 한 주간을 보내셨습니까? 아니면 잠시는 흔들렸을지 모르지만, 다시 평안을 선택하고 누리며 한 주간을 보내셨습니까?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며 혼동하지 않아야 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신앙생활을 통해 기쁨이나 즐거움을 경험할 수는 있으나 기쁨과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주간 슬프고 힘든 일보다 기쁘고 즐거운 일이 많으면 좋은 한주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많은 이들이 좋은 한주였다고 고백할 것입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에 있어 좋은 한주는 슬픔, 고통, 기쁨, 즐거움 가운데서 평안을 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경험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이나 경험 역시 마찬가지로, 하나님으로부터 나 자신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내 인생을 누가 이끌어 가고 있는지 잊을 때 우리는 평안하지 못한 상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니 그 무엇보다 평안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우리 안에 주어진 완전하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며 살아가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나에게 있는 것을 주면 나에게 있는 것이 사라진다고 여깁니다. 손해를 보았다고 여기거나 희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로 나에게 있던 돈의 잔액이 줄어들고, 나에게 있던 물건이 없어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있는 것을 타인에게 나눌 때, 성도는 손해 본 것이 아닙니다.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더 풍성해지는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열왕기상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더 풍성해지는 삶을 사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의 첫 구절에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말합니다. “9 이제 너는, 시돈에 있는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에서 지내도록 하여라. 내가 그 곳에 있는 한 과부에게 명하여서, 네게 먹을 것을 주도록 일러두었다.”

이 본문을 보면 하나님에 대해 참 아쉽습니다. 과부는 약자 중에서도 약자에 속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선포하는 엘리야에게 어디를 가든지 편하게 하시지 않고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앞 구절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3 ‘이 곳을 떠나서, 동쪽으로 가거라. 그리고 거기 요단 강 동쪽에 있는 그릿 시냇가에 숨어서 지내며, 4 그 시냇물을 마셔라. 내가 까마귀에게 명하여서, 네게 먹을 것을 날라다 주게 하겠다.’ 5 엘리야는 주님의 말씀대로 가서, 그대로 하였다. 그는 곧 가서, 요단 강 앞에 있는 그릿 시냇가에 머물렀다. 6 까마귀들이 아침에도 빵과 고기를 그에게 가져다 주었고, 저녁에도 빵과 고기를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물은 그 곳 시냇물을 마셨다. 7 그런데 그 땅에 비가 내리지 않으므로, 얼마 있지 않아서, 시냇물까지 말라 버렸다.”

풍족하게 주시든지, 아니면 끊기지 않고 계속 공급이라도 해주시든지 하면 좋으련만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숨어 지내게 하시면서 까마귀들을 통해 빵과 고기를 가져다주셨고, 그마저도 시냇물을 말리셔서 떠나야만 하게 만드셨습니다.

지난주 말씀에서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추기도 하시고, 굶기기도 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일을 통해 성도는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라.”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성도는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어려울 때는 더욱이나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삶을 하나님께 의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삶에 고난이 찾아오면 기도와 신앙생활을 통해 극복하려 하기보다 쉽게 타인을 의지하거나, 스스로의 경험이나 지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 40년 생활을 하게 하셔서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인간적인 경험과 지식으로 무언가를 하며 실수하지 않게 하시려고,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평안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오늘 말씀의 엘리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바라는 그런 삶이 엘리야 앞에 놓이지 않고 남에게 빌어먹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까마귀를 통해 빵과 고기를 공급받는 삶을 통해 엘리야는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함을 깨달았을 것이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이 참된 삶임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저와 성도님들이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을 살게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이것을 배우게 하시기 위한 과정 중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보다 더 하나님을 의지하라고 말입니다. 삶을 하나님께 의탁하라고 말입니다. 

내 뜻대로 움직이려 하지 말고, 내 원함대로 이루려 하지 말고, 삶을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가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는 삶이 복된 삶이 아닙니다. 이건 분명히 기억하셔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는 삶이 복된 삶이 아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살아가는 삶이 복 된 삶이라고 말입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가라고 하는 곳으로 가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납니다. “10 엘리야는 곧 일어나서, 사르밧으로 갔다. 그가 성문 안으로 들어설 때에, 마침 한 과부가 땔감을 줍고 있었다. 엘리야가 그 여인을 불러서 말하였다. ‘마실 물을 한 그릇만 좀 떠다 주십시오.’ 11  그 여인이 물을 가지러 가려고 하니, 엘리야가 다시 여인을 불러서 말하였다. ‘먹을 것도 조금 가져다 주시면 좋겠습니다.’”

과부가 엘리야에게 먼저 다가와서 집으로 초대하거나 먹을 것을 주지 않았습니다. 엘리야에게는 분명히 ‘한 과부에게 명하셔서, 네게 먹을 주도록 일러두었다.’라고 하셨지만, 자신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는 과부도 엘리야가 찾아야 했고, 먹을 것도 엘리야가 먼저 청해야만 했습니다.

삶이 술술 풀리면 좋겠지만, 다 준비되어서 스스로 굴러들어오면 좋겠지만, 하나님의 일하는 방식을 우리는 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분명한 건, 엘리야에게 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이루어가신다는 사실입니다.

엘리야의 요청에 과부는 어떻게 대답합니까? “12 그 여인이 말하였다. ‘어른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저에게는 빵 한 조각도 없습니다. 다만, 뒤주에 밀가루가 한 줌 정도, 그리고 병에 기름이 몇 방울 남아 있을 뿐입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지금 땔감을 줍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저와 제 아들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것을 모두 먹으려고 합니다.’”

하필이면 최악의 상황에 있는 가정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저와 제 아들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것을 모두 먹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은 넉넉한 가정, 기꺼이 자신에게 먹거리를 내어 줄 수 있는 가정을 예비하지 않으시고, 하필이면 죽음 직전에 몰려 있는 가정을 예비하셔서 먹거리를 부탁하게 하셨습니다.

뒤이어 나오는 엘리야의 말이 기가 막힙니다. “13 엘리야가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방금 말한 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음식을 만들어서, 우선 나에게 먼저 가지고 오십시오. 그 뒤에 그대와, 아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도록 하십시오.’”

삶의 끝에 몰려 죽으려고 작정한 엄마와 아들입니다. 남은 먹거리는 죽기 전에 먹으려고 한 것뿐입니다. 이런 상황에 내몰린 과부에게 엘리야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습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방금 말한 대로 하십시오.” 게다가 “음식을 만들어서, 우선 나에게 먼저 가지고 오십시오.” 남은 먹거리로는 한 사람도 겨우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먼저 가져오라 한 뒤에, 당신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라고 합니다.

엘리야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뒤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14 ‘주님께서 이 땅에 다시 비를 내려 주실 때까지, 그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15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다. 과연 그 여인과 엘리야와 그 여인의 식구가 여러 날 동안 먹었지만, 16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도 마르지 않았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시켜서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되었다.”

엘리야가 과부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말했지만, 사실 엘리야야말로 늘 두려움 앞에 서 스스로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낯선 땅으로 가야 했고, 까마귀에 의지해 배를 채워야 했고,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했고, 지금은 삶이 벼랑 끝에 있는 과부에게 먹거리를 요청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고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소유하지 않은 삶은 얼마나 불안하고 두렵습니까? 그러나 엘리야는 이런 삶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고, 하나님으로 인하여 살아갈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과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소유에 있는 마지막 음식을 나와 내 아들이 먹지 않고 타인에게 준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행위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은 있었지만, 자신이 원래 믿었던 하나님도 아니기에 더 엘리야의 말을 믿고 남은 음식을 준다는 게 두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넘어 하나님 약속의 말씀을 신뢰함으로 움직였을 때, 이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15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다. 과연 그 여인과 엘리야와 그 여인의 식구가 여러 날 동안 먹었지만, 16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도 마르지 않았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시켜서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되었다.”

신앙생활은 내 앞에 걸림돌이 없는 평탄한 삶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평탄한 삶을 원한다면, 기쁨이나 즐거움이 목적이라면 지금이라도 다른 곳을 알아보셔야 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우리의 신앙생활을 통해 두려움을 직면하게 하십니다. 고난과 어려움을 직면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두려움, 고난, 어려움을 뚫고 나아갈 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말씀 처음에 성도가 타인을 위해 나눌 때, 그것은 손해가 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내 삶도 만만치 않은데 타인과 내 물질, 시간 등을 나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를 엘리야에게 내놓았을 때, 그 두려움을 넘어 움직일 때, 하나님의 은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엘리야가 과부에게 한 말처럼, “두려워 말고 행하십시오!” 아무 일 없는 삶이 아니라, 믿음으로 고난의 파도를 넘어가면 은혜의 자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려워 말고, 하나님께 삶을 의탁함으로 나아가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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