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주최한 학술포럼에서 정경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정리연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이하 기사연)이 지난 4월 28일(화) 오전 10시 공간 이제(B1)에서 “변화하는 혹은 답보하는 한국교회와 청년담론”이라는 제목의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기사연에 의하면 본 학술포럼은 코로나가 한국교회의 신앙과 영성 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그 변화와 영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가를 알아보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자 마련했다고 한다.
학술포럼은 2개의 세션으로, 첫 번째 세션은 코로나19 속 한국교회의 예배와 영성에 대해 이민형 박사(성결대학교), 정경일 박사(성공회대학교)의 발표와 김승환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이진권 목사(한국샬렘영성훈련원)의 논찬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은 빅데이터로 본 청년담론 분석의 주제로 송진순 박사(이화여자대학교)와 신익상 박사(성공회대학교)의 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세션의 발표는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의 예배와 영성>을 주제로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설문 조사는 2022년 2월 24일~3월 3일, 전국 성인남녀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을 활용해 진행되었다. 두 번째 세션의 주제 <빅데이터로 본 청년담론 분석>은 2019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신문사별로 청년/MZ세대 관련 기사를 각각 추출하여 분석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분석 대상 언론은 세 그룹으로 1) 보수언론, 2) 진보언론, 3) 기독교언론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청년 신앙인들은 불안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 공동체와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경일 박사(성공회신학대학교)는 코로나 기간 동안 “목회자의 교회 내 역할은 주로 교역자로서의 기능적 차원에 집중해 있었으며 평신도가 가장 많이 공감한 설교 주제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이라고 소개했다. 특이한 사항은 20대 청년 그리스도인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설교와 관련된 세부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설교에 대한 공감이 20대 그룹에서 18.4%로 30대 14.4%, 40대 16.2%, 50대 12.1%, 60대 14.0% 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계속해서 이 기간 동안 “교인 간 사귐과 돌봄은 교회 조직 체계보다는 사적 관계에 더 의존했으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교인에 대한 지원과 돌봄은 전체적으로 위축되었다”라고 진단했다. 기도 생활에 있어서는 코로나 시기에도 개인기도 시간은 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 정규적 기도 시간을 갖지 않는 개신교인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특이한 것은 소형교회보다는 대형교회 개신교인의 기도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했다.
팬데믹 시기의 기도 제목은 가족의 평안, 몸의 건강, 마음의 평화, 경제적 안정 순이며 청년들의 기도 제목은 정서적, 경제적 불안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마음의 평화’는 20대 그룹에서 34.4%로, 30대 26.1%, 40대 18.6%, 50대 19.1%, 60대 이상 19.3% 보다 크게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20대의 정서적 불안은 경제적 불안과도 상관이 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 외 이번 조사를 통하여 나타난 사실은 ▲ 사회를 위한 기도는 부족하다, ▲ 개신교인 1천 명 중 지난 1년 동안 신학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은 523명이다, ▲ 2021년 한 해 동안 개신교인이 읽은 신앙과 신학 도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영성/기도 관련 서적이다, ▲ 20대 중 신앙이 높아졌다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다, ▲ 개신교인의 약 70%가 유튜브 신앙 관련 콘텐츠 시청 경험이 있다, ▲ 개신교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유튜브 영상 콘텐츠는 찬양과 설교다, ▲ 개신교인 열 명 중 한 명은 이웃 종교 체험을 해봤다, ▲ 개신교인 1천 명 중 337명이 요가를 체험했고, 대부분 요가를 종교로 이해하지 않는다 등이다.
이민형 박사(성결대학교)는 ‘온라인 예배의 의미와 한계 –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 동안 한국교회의 예배 형식은 바이러스의 확산세와 이에 따른 종교 시설의 방역지침에 의해 결정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현황을 진단했다. 조사에 의하면 2021년에 온라인 예배를 경험한 개신교인은 89.3%로 집계되었다. 한편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2022년 2월 조사 결과, 현장 예배보다 온라인 예배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52.3%, 현장 예배와 비슷했다는 응답자는 41.4%, 현장 예배보다 좋았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5.7%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 예배에 만족하고 있는 이유들로 꼽힌 특징들은 “온라인 예배의 목적이 예배 자체가 아닌 성도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있다고 생각하게끔 한다”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계속해서 “온라인 예배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그것은 현장 예배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기독교인들의 일상 영성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한국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는 예배로서의 의미와 종교적 시공간이 확장되는 상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실한 채, 당장의 예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실용주의적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뼈아픈 지적을 했다.
한국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방식
두 번째 세션에서 송진순 박사(이화여자대학교)는 ‘미디어에 나타난 청년-젠더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청년’은 최근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다양한 키워드 중의 하나라며 “소위 MZ 세대로 통칭되는 2030대의 청년 세대가 한국의 유동하는 경제-정치 상황에서 어떤 세대로 인식되고 있는지에 대해 언론은 청년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한국 사회 청년의 모습을 스케치해 보고자 했다”고 연구조사의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본 연구는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하여 미디어에 청년과 젠더가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분석함으로써 미디어에 나타난 청년과 젠더 이슈의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청년 인식의 지형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 언론사별로 청년 인식과 관심사가 다르다, ▲ 한국 사회에서 청년 세대는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하며 정부지원과 정책이 긴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조사의 분석 결과에 따라 각 언론에 나타난 청년과 젠더 이슈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 사회에서 청년 세대는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 청년 관련 공정 담론이나 젠더 갈등이 청년 문제의 전면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기사에서는 이러한 보도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보수, 진보, 기독교 언론사가 갖는 청년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달랐다. 보수언론이나 기독교 언론에서 묘사된 청년 세대는 주도적이고 자기 참여적인 적극적 태도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정부지원과 정책이 필요한 사회경제적으로 지원 대상이 되는 세대로 묘사된다. 진보언론의 경우, 시급한 현안인 경제 차원에서 청년 이슈를 가장 많이 다루고 있으나, 젠더 갈등, 사회적 불평등, 고독사 등 청년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이슈를 보도하고 있다. 기독교 언론은 종교적 기반에서 차별화된 보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독교(교회) 관련 청년 기사 역시 획일적이거나 청년 이슈에 대해서는 비 종교 언론과 차별화된 보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미디어가 청년을 좌절한 세대이자 갈등의 중심에 있는 세대로 이미지화되는 현상에 대한 재고 및 관련 연구가 보완되어야 한다.
▲ 각 언론 자체가 기성세대의 관점을 취하여 청년을 묘사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청년에 대한 역동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발견하고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어 신익상 박사(성공회대학교)는 ‘MZ세대, 민주시민인가, 소비자인가?’라는 주제를 다뤘다. 그는 ‘한국의 언론의 MZ 세대에 대한 묘사와 이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또 어떨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빅데이터 분석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 언론사의 기사들은 MZ 세대와 평등을 관련지어 보는 시각에서도 각 언론사의 성향을 반영한다.
▲ 보수언론들의 기사에는 MZ 세대와 관련한 평등의 문제를 경제력의 문제, 특히 소비력의 문제로 환원해서 보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진보언론들의 기사는 이를 사회 구조적인 제반 문제들로 다루고 있다.
▲ 개신교 언론의 경우에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토대로 가족과 교육을 중심으로 MZ 세대와 평등의 문제를 다룬다. 기독교에 입각한 가족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세대 문제를 푸는 키워드로 보고 있는 듯하다.
▲ 기사를 접하는 독자들의 댓글은 MZ 세대와 평등의 관계를 보는 시각이 민주시민의 가치와 소비주의의 가치를 두고서 분열되어 있다.
▲ 여성의 사회적 위치나 조국 사태를 보는 시각이 비트코인과 부동산 등을 통해 대박 나기를 바라는 욕망, 더 나은 소비력을 갖추 고자 하는 욕망과 함께 나타난다.
학술포럼은 송진순과 신익상의 발표 이후 현장 참여자들과 줌 혹은 유튜브 참여자들의 열띤 전체적인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여론조사 분석을 바탕으로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내에서 청년들에 대한 담론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되어지며 또한 목회와 신앙생활 그리고 영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하여 귀추가 주목된다.
정리연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