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동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신학생들 연합예배가 4일(목) 오후7시 유가족 농성장 맞은편에서 진행됐다.

▲ 4일 감신, 성공회, 장신, 총신, 한신대 신학생들은 '몽땅'이라는 이름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 연대하는 연합예배를 드렸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감신, 성공회, 장신, 총신, 한신대에서 모인 신학생들은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이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는 길을 찾겠다며 거리, 광장으로 나왔다.”며 “그동안 서로 다른 자리와 현장에 있던 신학생들이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학생 연합예배의 이름은 ‘몽땅’, 이들은 “몽당연필 같이 부족하고 작은 우리지만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새역사에 쓰임 받고자 한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예배는 성공회 길찾는교회에서 마련한 노상예배를 기본으로 짜여졌다.

▲ 말씀을 전한 자캐오 신부(길찾는교회). ⓒ에큐메니안 고수봉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으로 시작한 예배는 죄의 고백과 성경 독서로 이어졌다. 말씀을 전한 자캐오 신부(길찾는교회)는 “우리는 한 하나님을 고백하지만, 다른 신학의 차이로 서로 손가락질하지만 우리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이 나사렛 예수보다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가 있어야할 자리는 예수가 계신 자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흔히 복음을 평화, 화평이라고 말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우리에게 복음이란 마땅히 편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서 오셨을 때 세상은 너무 기울어져 있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기울어진 곳으로 가셨다. 우리도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말씀을 나눈 후 신학생 연합예배 참석자들은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갈 것을 다짐하며, 성만찬을 나눴고 유가족과 서로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이어 축복기도와 파송선언이 이어졌고, 예배가 마쳐진 후, 고 이창현 군의 아버지 이남석씨와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씨가 참석해 심경을 전했다.

이 씨는 “처음 특별법을 요구할 때는 유가족들만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안전한 나라와 미래를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 뿐임을 강조했다.

김 씨는 “가족들이 바빠서 함께 있을 시간이 없어 주일예배는 꼭 지키자고 약속했다. 그래도 모자라 가정예배도 함께 드렸다.”면서, “가정예배에서 성경을 읽던 동혁이가 무슨 죄가 있길래 데려가셨는지 하나님께 많이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기도회에 오는 것이 망설여졌는데,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하나님은 ‘편드시는 하나님이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알고 계시기에 앞으로 동혁이에게 못해준 사랑만큼 예수님이 계신 곳에 가서 편들고 싶다. 지금은 내 편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 예배 후 각 신학교 대표들은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해 특송과 인사를 전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한편, 예배를 마친 각 학교 대표들은 맞은 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의 응답을 기다리며 농성중이 유가족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감신대 이종화(20) 씨는 “기독인은 얌전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학교에 입학하고, 예수님은 힘없는 자들과 함께 한 것을 알게됐다.”며 유가족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이들 대표자들은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특송을 부르기도 했다.

<신학생 연합예배 사진> 더 보기

▲ 연합예배에 참석한 신학생들이 유가족들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 예배에 참석해 파송의 노래를 부르는 김성실 씨(고 김동현 母)는 "지금은 제 편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 이들은 이번 연합예배를 계기로 하나되는 새로운 발걸음이 시작되길 원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 세월호 참사 이후 신학생들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 농성 등 많은 활동을 벌였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